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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6년 별세하기 직전의 나철 선생.
 1916년 별세하기 직전의 나철 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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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철은 대종교를 중광하면서 국난기에 종단의 발전을 위해서 그리고 일반 교도들의 신앙생활에 지침이 되는 여러가지 의식 구례와 '입교의절' 등을 제정 발표하고, 대종교의 어아가(於阿歌)인 '신가(信歌)'를 지어 부르도록 하였다. 내용은 단군의 정신을 기리면서도 일제에 꼬투리를 잡히지 않도록 고심하였다. 

                  신    가

1) 어아 어아 우리 대황조 높은 은덕
    배달국의 우리들이 백천만 년 잊지 마세

2) 어아 어아 선심은 활 궁(弓)이 되고 악심은 관혁(貫革)이라
    우리 백천만 인 활줄 같은 바른 선심
    곧은 살(矢) 같이 일심일세

3) 어아 어아 우리 백천만 안 한 활 장에 무수 관혁 천파(穿破)하니
    열탕 같은 선심 중에 한 점의 눈높이 약심이라

4) 어아 어아 우리 백천만 인 활같이
    굳센 마음 배달국의 광채로다
    백천만 년 높은 은덕 우리 대황조 우리 대황조. 

"이것은 대종교의 어아가(於阿歌), 곧 신가인데, 여기에 보면 단군이라는 말을 빼고 대신 대황조라 부르고 있다. 이것은 탄압을 피하기 위한 것이었다. 또한 착한 마음을 가지라는 권선징악을 강조하고 있다. 이것 또한 같은 전략이다. 애국심을 정면으로 내세우면 불리하기 때문에 대신 권선징악을 표방한 것이다." (주석 1)

광기에 가득찬 일제 살인마 집단과 여기에 놀아나는 민족배역자들의 고자질로부터 교인을 모으고 보호하기 위해서는 각고의 노력이 필요했다. '입교의절'을 제정하여 새신도들이 입교할 때 지켜야 하는 의례도 제정하였다. 

               입교의절

1) 신입교자는 남녀를 물론하고 반드시 일일 재계(齋戒)함.
2) 신입교자는 하루 전 밤에 신위를 모시고 분향하고 이전의 자기 죄를 감추지 말고 참회하여 세심자신(洗心自新)할 것.
3) 신입교자는 반드시 실내 또는 청사 및 다른 깨끗한 곳에 먼저 종이로 대황조단군성신지위 (大皇祖檀君聖神之位) 아홉자를 써서 북벽에 봉안하여야 함. 
4) 신입교자는 자리를 잡고 분향 재배하고 북향하여 엎드리고 서사(誓辭)를 읽을 것. 전입 교자가 신입교자를 물러나게 하고 재배하여 서사를 태워 없앤다.
5) 입교자는 입교한 날부터 남녀를 물론하고 서로 형제 자매라 부른다. (주석 2)


대종교는 이어서 1910년 9월 27일에는 '의식 구례'를 제정 발표하였다.

                     의식 구례

1. 대종교의 종지는 상고신인이며 인의 종이라는 뜻이니 우리 천신 단군이다.
2. 천신강세기원은 태백산 단목하에 강림하신 갑자년이니 개국기원 4243에 124년을 가산하여야 한다.
3. 개천절은 강세일(降世日)과 개국일(開國日)이 같은 10월 3일이라 이를 합칭한다.
4. 어천절은 어극하신 93년에 다시 천부로 상어(上御)하신 날이다. 
5. 천조(天祖)를 경배하는 정당(正堂)은 천궁(天宮)이라 하고 어진을 봉안한 영당은 천진전 (天眞殿)이라 한다.
6. 천조께 경배하는 날을 일요일로 정한다.
7. 천조는 삼신일체이니 환인과 환웅과 환검이라 함은 천조 단군일위의 신을 분칭한 것이다. (주석 3)


대종교는 국권이 위태로운 시기에 교도가 급속히 증가하였다. 해방 후 속간된 기관지 『교보(敎報)』(제149호) 1946년 8월 25일자 '환국기념호'에 따르면, 1910년 6월 29일 현재 전국 교도수는 서울이 2,748명이고 지방이 1만 8,791명 함께 2만 1,539명이었다. 

국치를 전후하여 국민들은 단군성조를 받들고 국권을 회복하고자 하는 염원으로 대종교의 문을 두드렸다. 나철은 1909년 12월에는 교인들이 준행할 5대 종지(宗旨)를 발표하였다.  

5대 종지란 경봉천신(敬奉天神), 성수영계(誠修靈誡), 애합종족(愛合種族), 정구이복(靜求利福) 근무산업(勤務産業)이다.  


주석
1> 박성수, 앞의 책, 136쪽.
2> 앞의 책, 137쪽, 재인용.
3> 『대종교중광 60년사』, 791쪽.

 

덧붙이는 글 | <[김삼웅의 인물열전] 민족의 선각 홍암 나철 평전>은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국난기와 국망기에 온몸을 바쳐 구국과 독립을 위해 나섰는데, 역사가 제대로 평가하지 않고 국민에게 잊혀진다면 어찌 건강한 사회라 할 것이며, 그것은 누구의 책임일까?
태그:#나철, #나철평전, #홍암, #홍암나철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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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독재 정권 시대에 사상계, 씨알의 소리, 민주전선, 평민신문 등에서 반독재 언론투쟁을 해오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대한매일주필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왔다. ---------------------------------------------

이 기자의 최신기사'21세기의 서론'을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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