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한국 현대사의 민낯〉
▲ 책겉표지 〈한국 현대사의 민낯〉
ⓒ 철수와영희

관련사진보기

우리나라 신탁통치, 일본이 노렸다?

"이명박 정권과 박근혜 정권의 어용 사가, 언론인들은 이승만을 '국부', '민족의 위대한 태양'이라면서 칭송하고 있습니다. 이승만 추종자들을 국사 연구기관이나 공영방송의 수장에 앉힐 정도입니다.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 유영익씨는 이승만이라는 유일신 숭배자예요. 이인호 KBS 이사장도 유사합니다. 4·19혁명 때 다 무너진 이승만 동상이 다시 세워지고 있습니다. 최근 김문수 경기도 지사가 이승만과 박정희 동상을 전국의 초·중·고등학교에 세우자고 떠들더군요. 역사가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 프랑스에서 루이 16세의 동상을 세우자 하고, 독일에서 히틀러의 동상을 세우자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79쪽)

김상웅과 장동석의 <한국 현대사의 민낯>(철수와영희)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이 책을 읽자니 문득 서울에서 목회하고 있을 때 인천에서 찾아 온 어느 50대 집사님 한 분의 얼굴이 떠올랐어요. 5·18민주화 운동이 북한 정권이 벌인 짓이라고 떠들던 그 분 말이에요. 그때 내 속에선 불덩이 같은 화가 치밀어 올랐었죠. 하지만 애써 꾹 눌렀죠. 대신에 그 분의 그릇된 역사인식을 조목조목 짚어봤던 일이 새삼스레 떠올랐어요.

이 책 부제를 왜 하필 '패망한 일본은 한반도의 권력 구도를 어떻게 바꿨나'로 달았을까요? 큰 틀은 그것이에요. 미국과 소련이 남한과 북한을 신탁통치하고자 할 즈음 일본 수뇌부가 고도의 전략으로 이이제이(以夷制夷)를 얻고자 했다는 것 말이죠. 그것은 임진왜란 때나 러일전쟁 때를 봐도 마찬가지였다고 해요. 지금은 그들이 미국을 등에 업은 채 '집단자위권'까지 확대할 형국이라니 그들의 꼼수가 환히 보이는 것 같아요.

그런데 그 당시 국부로 추앙했다던 이승만에게 막강한 돈줄을 댔던 우리나라 친일세력들이 지금까지도 권좌를 틀어잡고 있고, 우리나라 역사시계까지 거꾸로 가게 만들고 있다고 하죠. 과연 어찌하면 좋을까요?

〈4대강 사업과 토건 마피아〉
▲ 책겉표지 〈4대강 사업과 토건 마피아〉
ⓒ 철수와영희

관련사진보기

물은 스스로 흐르도록 놔 둬라

"프랑스의 대표적인 지식인 사르트르가 <지식인을 위한 변명>에서 이런 말을 합니다. "지식인의 가장 직접적인 적은 사이비 지식인이다. 이 사이비 지식인들은 지배계급의 사주를 받아서 마치 과학적 연구방법, 연구 결과인 것처럼 만들어진 조작된 논리를 통해서 특수조직이 되어버린 어떤 한 집단 어떤 이데올로기를 옹호하고 있다." 그러면서 '사이비 지식인'을 집 지키는 개에 비유합니다. 사회의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할 사람들이 외려 냄새 풀풀 나는 권력과 결탁하는 일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벌어졌던 모양입니다."(57쪽)

박창근과 이원영의 대담집 <4대강 사업과 토건 마피아>(철수와영희)에 나오는 내용이에요. 4대강 사업하고 포상 받은 1157명 가운데 학자와 법조인 출신이 엄청 많다고 해요. 뻔뻔한 지식인들이 아닐까 싶네요.

물론 그들만이 아니었죠. 종교계 인사들도 참 많았다고 해요. 그런 종교계 인사들을 구약성경에 나오는 발람 선지자로 빗대면 너무 가혹할까요? 아니겠죠. 권력으로부터 나오는 떡고물에 자기 영혼을 팔고자 했다면 그렇게 평가해도 괜찮겠죠. 더욱이 그런 자들은 신약성경의 요한계시록에도 나오는 버가모교회의 그리스도인들과 다를 바 없겠죠. 오직 안디바와 같은 사람만 살아 있는 물고기처럼 시류에 흔들리지 않고 역행했으니, 그를 본받으며 살아야 할 종교인의 모습이죠.

이 책을 보니 4대강 사업 이전에 우리나라 하천관리비가 한 해에 500억 들었다고 해요. 그런데 사업이 끝난 후 유지비용만도 한 해에 6000억을 삼킨다고 하죠. 녹조라떼 같은 부작용 처리비까지 합하면 1조 원은 들이부어야 할지도 모를 판이고요. 그럴 바에야 차라리 자정능력을 회복하도록, 보를 해체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 비용 면에서도 훨씬 경제적이라고 하니 말이죠.

그렇기에 물은 스스로 흐르도록 놔두는 게 가장 좋은 일이겠죠. 물처럼 사는 인생이 가장 좋다는 옛 성현이 한 말도 있었으니 말이죠.


한국 현대사의 민낯 - 패망한 일본은 한반도의 권력 구도를 어떻게 바꿨나

김삼웅.장동석 지음, 철수와영희(2015)


태그:#4대강 , #한국 현대사, #신탁통치, #임진왜란, #녹조라떼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명확한 기억력보다 흐릿한 잉크가 오래 남는 법이죠. 일상에 살아가는 이야기를 남기려고 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에요.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샬롬.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