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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청소년 특별면 '너 아니'에 실렸습니다. '너 아니'는 청소년의 글을 가감없이 싣습니다. [편집자말]
중·고등학교에서는 2학기 기말고사가 끝나고 이제 본격적인 선거철을 맞이했다.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라는 말에 걸맞게 아침 등굣길부터 쉬는시간, 점심시간 복도에서 할 것 없이 후보와 선거운동원들이 학생회장과 부회장 후보의 기호를 목높여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이것만으로 학교의 선거가 건강한 민주주의라 할 수 있을까? 교육현장에서 이 과정을 지켜본 나로서는 동의할 수 없다.

학교에서 학생회장과 전교 부회장 선거를 하는 것에는 실질적으로 학교의 대표를 선출하는 것에도 뜻이 있지만 더 큰 목적은 선거를 통한 민주주의를 경험하고 민주시민으로서의 역량을 키우는 것이다.

그러나 학교 회장과 부회장의 자리는 단순히 대학을 가는 데 도움이 되는 수단으로서 전략한 지 오래다. 경쟁만능주의가 판치는 대한민국의 현실에서 대학을 잘 가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학생회장에 당선되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한다.

집안이 넉넉한 후보와 그 학부모는 인터넷에 검색만 해도 쏟아지는 전교회장 선거 컨설팅의 도움을 받고 인기가 많은 후보는 선거운동에 많은 학생들이 선거 운동원으로 기꺼이 참여한다. 이러다 보니 선거가 공약과 약속은 사라지고 당선만 되면 그만이라는 기회주의적 태도가 선거에 만연하다. 당연히 선거운동은 누가 더 선거운동원의 수가 많으며 기호를 외치는 목소리가 큰지, 선거 전 1번뿐인 후보 연설에서는 뇌리에 남는 자극적인 것을 보여주는지가 당선을 좌우한다.

나는 이런 폐해들을 개선하고 학생회장 선거의 민주시민 교육이란 순기능을 살리기 위해서는 조그만 제도부터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본다. 구체적인 제도로는 첫째, 선거운동원 등록제를 실시하고 선거운동원의 수를 7~8명 이하로 제한해야 한다. 아침등굣길에 특정 후보의 선거운동원들이 너무 많아 등교가 불편을 느낄 때가 많다. 또한 과하게 많은 선거운동원이 있을 때는 점심시간이나 쉬는시간에 후보의 기호를 부르며 괴성을 지를 때가 있다. 이는 교실에 있는 학생과 교무실의 선생님들 모두 눈살이 찌푸려지게 만든다.

선거운동원을 학교에 등록하고 그 수를 제한한다면 선거운동원은 괴성을 지르는 등의 무책임한 선거운동이 아닌 책임을 가지고 선거운동에 임할 것이다. 그리고 인기가 많은 후보가 아주 많은 선거운동원을 동원해 시작부터 불공정한 상황이 생기는 것을 효과적으로 방지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임기 중 분기별(또는 학기별)로 공약 이행 상황을 공시해야 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이로써 유권자들은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도 학생회장의 공약을 잊지 않고 감시할 것이고 학생회장은 경각심을 가지고 공약 실천에 조금이라도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내가 주장하는 제도를 참고해 학생, 교원, 학부모라는 교육의 3주체가 학교의 학생회장 선거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다시 한 번 생각해본다면 학교의 선거가 때에 물들지 않은 진정한 민주주의의 교육장이 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태그:#학생회장, #전교회장, #학교선거, #청소년,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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