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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 이상 노인들에게 20만 원씩 지급하겠다는 박근혜 정부의 선거공약이 휴짓조각이 돼 가을 바람에 흩날리는 모양새다. 세수 부족이 무려 10조 원이라는 정부의 추정에 국민들은 부글부글 속만 끓이고 있는 형국이다. 정말 대책이 없는 것일까? 속절없이 넋 놓고 있을 때가 아니다. 한국경제의 심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발걸음은 꾸준히 한 발 한 발 진행되고 있다. 지난 23일 '국경없는 과학기술자회'의 세미나에 참석해 토론쟁점 가운데서 한국경제 돌파구를 모색해봤다. - 기자말

  불황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진 가운데서도 해외 진출 열기가 뜨겁다.
▲ '국경없는 과학기술자회' 세미나의 열기. 불황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진 가운데서도 해외 진출 열기가 뜨겁다.
ⓒ 권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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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개방경제 체제에서는 해외시장으로 가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한국은 땅 덩어리도 좁고, 자원이라고 해야 머리 좋은 국민들뿐이다. 국민들 모두가 해외 수출에 매달려서 먹고 살기에 허겁지겁하는 나라다. 대외 경제 여건이 그 만큼 중요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권여당과 정부는 이른바 '펀드멘탈이 튼튼하다'는 잠꼬대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미국의 '양적완화'가 불 보듯이 뻔한데도 '예의주시'하겠다는 말로 어물쩍거리고 있다.

국민 모두가 해외로 달려 나아가서 선진국들과 치열한 경쟁 아래 먹거리를 만들어야 하며, 국내에 국한된 폐쇄적 사고 방식으로는 지금의 난국을 돌파할 수가 없는 현실이다. 창조경제의 핵심은 시장창조이며, 해외에 그 답이 있다. 국내의 '장님 제 닭 잡아먹기'식의 창조경제 꿈 속에서 한시 바삐 헤어나와야 한다.

해외시장의 창조는 어떻게 시작해야 할 것인가? 해외시장 접근의 시작은 바로 개도국 원조에서부터 출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진국들의 모범적 접근 방식을 주도면밀하게 따라잡는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3일, 추석 명절을 쇠자마자 바로 '국경없는 과학기술자회'의 세미나가 열렸다. 여기서 이른바 '적정기술 2.0' 세미나와 토론회가 있었다. 치열한 토론에서 쟁점은 개발도상국에 대한 ODA(공적개발원조)와 국내에도 아직 적정기술이 많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국경없는 과학기술자회'와 '적정기술 2.0' 토론회 쟁점 소개

'국경없는 과학기술자회(SEWB·Scientists and Engineers Without Borders)'는 개도국 주민들에게 과학기술(적정기술)을 보급하여 그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도록 하기 위해 과학기술학계와 산업계의 전문가들이 모인 단체다.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이번 토론회도 그 활동의 일환이다. 당면 과제로서, 캄보디아의 먹는 물 수질 개선에 관한 발표가 있었다(단국대 독고석 교수 발표).

 사진 왼쪽부터, 박순호 소장, 김두식 대표, 안규홍 박사, 좌장 윤제용 교수, 김자겸 박사, 박성제 단장
▲ '국경없는 과학기술자회'의 토론 패널 참석자들. 사진 왼쪽부터, 박순호 소장, 김두식 대표, 안규홍 박사, 좌장 윤제용 교수, 김자겸 박사, 박성제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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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현지에 인원을 파견하기로 하였으며, '캄보디아 글로벌 물 적정기술 센터(iWC·Innovative Water Center)를 설립하고, 센터장으로 고려대 최의소 교수를 파견하기로 하였다. 그는 오는 9월 26일께 캄보디아로 출국할 예정이다.

  열악한 현지 여건을 극복하고 무사히 귀환하시기를 빌면서, 기자와 기념사진을 찍었다. 세미나 현장에서 캄보디아 iWC센터장 임명장이 수여되었다.
▲ 캄보디아로 파견되는 고려대 최의소 명예교수(왼쪽). 열악한 현지 여건을 극복하고 무사히 귀환하시기를 빌면서, 기자와 기념사진을 찍었다. 세미나 현장에서 캄보디아 iWC센터장 임명장이 수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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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악한 현지 사정을 극복하고 안전하게 귀환하시기를 빌면서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 토론이 있었다. 주요 발언은 아래와 같다.

"일본과 한국은 규모 면에서 10배 정도 차이가 있다. 보다 전략적 체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 박성제 단장(소방방재청 자연재해저감기술단)

"현지 환경과 현지요구에 맞추되 지속가능성이 있어야 할 것이다(수자원 공사에서는 수질 검사소에서 시료무상검사를 제공하기로 했다)." - 김자겸 박사(한국수자원공사 사업기획실)

"지속성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동반성장 하자'고 유도해야 한다. 용어도 순화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저비용 실용기술'을 들 수 있다."- 안규홍 박사(한국과학기술연구원)

"현지에서 지하수 개발 후에 펌프를 설치하였으나, 2년 이내에 망가져서 방치된 바 있다. 현장의 필요를 채우는 기술이 필요하며, 지속성과 현지인의 이해 및 참여가 중요하다." - 김두식 대표(Team and Team)

"현지의 성능만족과 유지관리가 중요하며, 교조적이지 않아야 한다. 넓게 보고 다양한 사람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 적정기술의 범위를 스스로 제한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 박순호 소장(그린엔텍 주식회사 연구소)

"집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 국내에도 강물에 썩은 고기가 떠오른다. 국내에도 문제가 있는 바, 해결이 시급한데, 해외 개도국 문제까지 관심이 필요한가?" - 질의자1(인천대의 한 박사)

"중소기업과 러닝메이트가 요긴하다. 한국의 경우, 케냐서부에서 물을 끓여 먹도록 하였으나, 땔감을 구하기 위한 애로에 부딪혔으며, 미국은 정수용 필터를 집집마다 설치해줬고, 후속사업으로 연결된 바 있다." - 질의자2(이영남 GS건설 상임고문)

"여건상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회원들의 관심과 사랑으로 극복해 나가도록 하자." - 윤제용 서울대 교수(국경없는 과학기술자회 회장)

지난 정권에서야 비로소 한국은 미국의 원조를 졸업했다. 이때만 해도 한국은 원조를 주는 나라로 발전했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그러나 다른 나라에 원조를 하는 문제는 그리 만만한 문제가 아니다. 이른바 대외공적원조(ODA·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문제가 있다.

ODA란 선진국이 개도국의 경제·사회 발전과 복지증진을 주목적으로 하여 개도국에 공여하는 증여(Grant) 및 양허성 차관을 말한다. 정부개발원조라고도 한다. 원조는 증여·차관·기술원조 등의 형태로 제공된다. 이는 국제연합헌장의 모든 원칙을 준수해야 하며, 상대국의 요청과, 경제·사회 상황, 양국 간 관계 등을 신중히 보고 판단해 결정해야 하는 문제다. 개발도상국의 군사 지출, 대량파괴무기·미사일의 개발·제조·무기의 수출입 등의 동향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우리나라는 2010년부터 OECD의 선진 공여국 모임인 개발원조위원회(DAC) 24번째 회원국이 됨으로써, 원조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변모한 유일한 국가가 됐다(OECD 개발원조위원회 회원국 2010년 공적개발원조 실적통계). 그러나 아직 우리나라 2010년 ODA 규모는 23개 회원국 중 18위이며, GNI 대비 ODA 비율은 0.12%로 최하위(23위) 수준이다.

  군사독재정권의 설겆이까지 하고, 경제를 반석에 올린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의 위대한 유산
▲ 한국경제 병목을 탈출한 김대중 정부. 군사독재정권의 설겆이까지 하고, 경제를 반석에 올린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의 위대한 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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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경제가 어려워질수록 해외에서 외부경제 여건을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한 첫 걸음은 정부의 관심과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체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며, ODA를 늘이면서 시장을 창조해 나가야 할 것이다. 지금도 열악한 여건에서 한걸음씩 전진하는 '국경없는 과학기술자회'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주고 아낌없는 지원이 이루어지도록 촉구한다.

덧붙이는 글 | 필자는 '국경없는 과학기술자회'의 회원이며, 본 기사는 토론쟁점을 소개하는 것입니다. '국경없는 과학기술자회'의 공식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태그:#국경없는 과학기술자회, #적정기술, #시장창조, #ODA, #대외공적원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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