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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를 비롯한 일본 8개현의 수산물을 수입금지한 후에도 국민의 불안은 가시지 않고 있다. 일본 후쿠시마의 방사능 물질 누출이 증가일로에 있기 때문이다.

도쿄전력이 18일 발표한 지하수의 스트론튬 90 농도가 하루 새 6500 배 이상 상승했고, 아베 궤변을 믿지 못하는 데다가, 안이한 한국정부 당국의 발표 숫자와 잠재적 위험에 대한 대책이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한국의 원전 비리에 대한 소식이 터져 나오고 있어 국민의 불안을 가중시킨다.

문제의 실체를 규명하고자 각계 전문가들이 모인 토론회에서도 숫자 몇 개로 국민을 안심시키자는 얘기가 나왔다. 문제에 대한 실체적 접근과 대책에 대해 토론한 내용을 살펴보고 쟁점과 허점은 무엇인지 짚어보고 정부의 실질적 대책을 촉구하고자 한다. - 기자말

일본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공포, 해법 토론과 쟁점

한국과학기자협회에서 18일 개최한 토론회엔 여러 전문가들이 나와 토론하였다.

  패널 토론자들, 좌로부터, 파이낸셜뉴스 정명진 기자, 동아사이언스 유용하 기자, 환경운동연합 양이원영 처장, (좌장)한양대 김경민 교수, 식약처 박선희 과장, 한국원자력의학원 진영우 박사, (발제)서울대 김은희 교수
▲ 일본 원전 오염수 누출로 인한 방사능 공포 해법 토론회. 패널 토론자들, 좌로부터, 파이낸셜뉴스 정명진 기자, 동아사이언스 유용하 기자, 환경운동연합 양이원영 처장, (좌장)한양대 김경민 교수, 식약처 박선희 과장, 한국원자력의학원 진영우 박사, (발제)서울대 김은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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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전문가들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은, 해류나 여러 자료를 분석한 결과, 기준치의 1/100 수준이므로 먹어도 된다"란 결론을 내렸다.

  김은희 교수가 발표한 결론은 위험이 없다고 결론내렸다.
▲ 위험이 없다는 토론 발제 자료 김은희 교수가 발표한 결론은 위험이 없다고 결론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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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김은희 교수가 발제하였고, 환경운동연합 양이원영 처장과 식품의약안전처 박선희 과장, 그리고 한국원자력의학원 진영우 박사 등이 패널토론에 참여하였다.

토론회 좌장인 한양대 김경민 교수는 "일본은 속수무책이다"고 하면서, 불안이 증폭되는 것에 대해 "(국민들에게)소통이 안되고, 용어들이 어렵다"고 하였다. 기자나 전문가들의 역할을 주문한 것이다.

정부는 안심해도 된다고 하고, 시민단체는 여전히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자, 질의자로 나선 공주대 정민걸 교수가 핵심을 찔렀다.

"국가는 안심해도 되지만, 음식을 먹어야 하는 국민 개개인은 희생당할 수 있기 때문에 불안을 가시지 못한다. 고등어만 먹나? 세슘 한 가지만 위험하나?"라고 하면서 복합적인 위험과 장기간의 유전적 누적 위험 문제를 제기하였다. 그는 "개인과 사회는 위험도와 반응이 각각 다르다. 확률이 낮아도 위험은 남는다. 우리나라 원전의 위험도 우려되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수산물 식탁, 과연 안심해도 될까?

토론에서 한국원자력의학원 진영우 박사는 "학계에서 판단하는 '위험'의 기준이 달라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 같다"면서, "번개 맞을 확률인 50만 분의 1이나 1백만 분의 1보다 확률이 커야 위험한데, 그 수준의 위험을 사회가 어느 정도까지 대응해야 하느냐는 각기 관점이 다르다"고 말했다.

번개를 맞을 확률이 적다고 해도 개개인은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건물마다 피뢰침을 설치한다. 김은희 교수의 발표 내용으로 보면, 해류의 흐름상 지금 당장은 안심해도 될 수치이지만, 2~3 년 후의 누적치를 생각해 보면 방사능 누적치로 신체 피폭치는 걷잡을 수 없이 늘 것이 명약관화하다. 장기간의 대책이 필요하다.

  김은희교수가 발표한 일본의 생선 오염 수치(2012년)
▲ 생선오염도 김은희교수가 발표한 일본의 생선 오염 수치(201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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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첼 카슨이 쓴 책, <도둑맞은 미래-Our Stolen Future>에는, 화학물질이 자연과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으로 생식기 결함, 인간 정자수의 급격한 감소, 고환암 발생률의 급격한 증가 등 화학물질에 의한 피해 사례들이 자세히 서술돼 있다.

이 책의 방대하고도 엄격한 자료와 빼어난 구성은 원전 방사능 위험에 대해서도 아직 유효하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생태사슬의 가장 상위에서 생선을 여러 가지 먹고, 체내에 방사능 물질이 오랜 기간에 걸쳐서 누적되기 때문이다. 책에서 서술한 사례 처럼 북극에서 사는 북극곰의 체내에 지구상의 온갖 화학물질이 집적되는 것과 같다.

정부의 수치와 대책 발표는 그래서 단기적임이 드러나면서, 맹목적인 비행(안대로 눈을 가린 비행)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장기적인 '피뢰침' 대책이 발표되어야만 국민 개개인은 안심할 수 있겠다는 말이다.

정부의 대책과 방향은?

토론회를 마친 후에, 식사 메뉴로 "소고기를 드시겠습니까? 생선을 드시겠습니까?"라는 주문이 있었다. 참석자들은 더러 소고기를 주문하고 몇몇은 생선까스를 주문하였었다. (소고기는 광우병, 생선은 후쿠시마! 솔직한 느낌은 둘 다 피하고 싶었다) 찜찜하기는 둘 다 마찬가지다.

정부가 허용 기준치를 엄격히 낮춰 발표한 것은 대책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민감한 시기에 불안감을 증폭시킨 결과가 되고 말았다. 기자와 전문가들이 연구발표를 잘 전달한다고 해서 국민들 불안이 가시지는 않을 듯하다. 역설적으로 지금까지의 누적 자료가 신뢰성이 있기 때문이다.

후쿠시마 원전 폭발로 인한 방사능 위험과 영향은 지속적으로 급격히 증가할 것이다. 해류의 움직임으로 2~3 년 안에 지구 전체 바다에 퍼질 것이며, 더더욱이나 물고기들은 헤엄쳐 다닌다. 한국산 물고기라고 해서 안심이 안된다. 따라서 지금의 수치만으로 국민들을 안심시키지는 못한다.

지금까지 연구한 자료를 김은희 교수가 발표하였지만, 문제는 지금 이후일 것이다.
▲ 방사능 수치들 비교 데이터. 지금까지 연구한 자료를 김은희 교수가 발표하였지만, 문제는 지금 이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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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개 맞을 확률이 낮아도 피뢰침을 설치하듯이, 정부에서는 수산물 방사능 누적치를 관리하는 지역별 거점을 대폭 늘리고, 데이터 수집을 위한 장비들을 촘촘히 배치하는 등의 방어망 대책을 서두름과 동시에, 국민들에게 이러한 내용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것만이 식탁 공포와 불안을 원천적으로 잠재울 대책이다. 국민들은 통계 수치에 속지 않는다.


태그:#식탁 방사능, #방사능 수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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