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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김명연, 통합진보당 조성찬, 무소속 박주원 후보
▲ 3파전 안산 단원갑 새누리당 김명연, 통합진보당 조성찬, 무소속 박주원 후보
ⓒ 후보 선거사무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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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심판론을 선택할까, 아니면 지역 일꾼론에 마음을 줄까? 선거운동이 종반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안산 4개 지역구 중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곳은 단원갑이다. 안산 단원갑은 통합진보당 조성찬 후보가 민주당이 영입한 백혜련 변호사를 여론조사 경선에서 3표 차이로 이겨 화제가 된 곳이다.

새누리당에서는 시의원 출신 김명연 후보가 국민참여경선을 거쳐 후보로 나왔다. 김 후보는 지역 토박이라는 점을 내세워 '지역 일꾼론'을 강조하고 있다. 박주원 전 안산시장이 무소속 후보로 나선 것도 눈에 띈다. 박 후보는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됐으나, 최근 대법원에서 파기 환송되면서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다.

새누리당 우세에 야권 단일후보 추격중

한 달 전만 해도 단원갑에서는 야권이 유리하는 의견이 많았다. 김 후보나 박 후보 모두 여당 성향이기 때문이다. 박주원 후보가 한나라당 소속 시장일 때 김명연 후보는 시의원이었다. 천정배 의원이 4선을 할 만큼 민주당 지역 조직이 탄탄하고, 호남 출신 유권자가 많아 초반에는 야권이 우위를 점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민주당이 전략공천한 백혜련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 경선에서 조성찬 후보에게 패하면서 흐름이 바뀌었다. 민주당 후보가 없는 탓에 민주당 성향 유권자들의 상실감이 크다는 분석이다. 또 조성찬 후보자의 인지도가 떨어져 선거 초반, 야권 단일후보의 지지율은 답보 상태였다. 그동안 새누리당 후보는 격차를 벌리며 앞서 갔다.

하지만 선거 중반이 지나면서 분위기가 바뀌는 조짐이다. 야권표가 서서히 결집하는 양상을 보이면서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 야권 단일후보가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는 모습이다. 아직 새누리당 김명연 후보가 앞서고 있지만 민주당 조직이 가동하면서 치열한 추격전을 펼치고 있다.

민주통합당 박지원 최고위원이 야권단일후보 통합진보당 조성찬 지원에 나섰다
▲ 조성찬후보 민주통합당 박지원 최고위원이 야권단일후보 통합진보당 조성찬 지원에 나섰다
ⓒ 후보 선거사무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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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관계자는 "주말을 기점으로 분위기가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 없는 야권 단일후보에 등 돌렸던 지지자들이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되는 결과를 볼 수는 없다는 생각에 뭉치고 있다"면서 "정권 심판의 대의에 공감하는 분위기가 확산돼 쫓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공천 문제와 경선 탈락 등으로 흔들렸던 (민주당 지지자들의) 마음이 서서히 돌아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투표율만 높아도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30대 젊은층이 많이 투표하면 이긴다는 것이다.  

무소속 박주원 후보는 처음 예상보다는 파괴력이 낮지만 여론조사에서 두 자릿수 지지율을 넘나들고 있다. 민주당 지역위원장 출신 강성환 후보는 정통민주당으로 나섰지만 지지율이 높지 않다. 

<경기일보>, <인천일보>, OBS가 공동으로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3월 31일~4월 1일 양일간 여론을 조사한 결과, 새누리당 김명연 후보 28.6%, 통합진보당 조성찬 후보는 18.9%, 무소속 박주원 후보는 11.9%, 정통민주당 강성환 후보 3.2%였다. (오차 범위는 95% 신뢰수준에 ±4.4%p)

지역 언론 <반월신문>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2, 3일 여론을 조사한 결과 새누리당 김명연 28.4%, 통합진보당 조성찬 22.5%, 정통민주당 강성환 3.6%, 무소속 박주원 7.8% 순이었다. (오차 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7%p)

가수 홍서범씨가 새누리당 김명연 후보의 지원유세를 펼치고 있다.
 가수 홍서범씨가 새누리당 김명연 후보의 지원유세를 펼치고 있다.
ⓒ 후보 선거사무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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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김명연 후보 쪽은 구체적인 공약을 통해 지역 일꾼론을 앞세워 유권자들에게 다가서고 있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야당의 정권 심판론에 대응하지 않고 남은 기간 철저하게 지역 일꾼임을 강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시의원을 지냈기 때문에 지역 현안에 대해 워낙 잘 파악하고 있어 모든 공약을 김명연 후보가 직접 만들었다"면서 지역 전문가임을 강조했다.  

지난 4일 박근혜 선대위원장의 평일 낮 지원 유세에는 1000명 넘는 시민이 몰려 주변 교통이 마비될 정도였다. 이에 김 후보 측은 고무된 표정이다. 후보자와 대학 시절 밴드 활동을 함께했던 가수 홍서범씨 등도 지원 유세를 통해 돕고 있다. 앞선 지지율을 잘 유지하면 민주당이 16년 장악했던 단원갑에 새누리당 깃발을 꽂을 수 있다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

하지만 김 후보의 지역 일꾼론에 대한 경쟁자들의 '도전'도 만만치 않다. 역시 지역 일꾼론을 강조하는 박주원 후보 측은 "누가 더 일을 많이 했고, 제대로 할 수 있는지는 유권자들이 판단할 것"이라며 "지역 현안 해결 능력은 시장 출신이 시의원보다 월등하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 쪽은 김 후보에 유독 날을 세우는 모습이다.

김 후보는 대중교통 및 마을버스 확충, 주차 타워 신설, 놀이터 개선, 화정천 생태하천 조성 등 생활 밀착형 공약을 내세웠다. 여기에 주거 안정과 일지리 창출 등도 주장하고 있다.

'지역일꾼론'이냐, '정권심판론'이냐

야권단일후보로 나선 통합진보당 조성찬 후보
 야권단일후보로 나선 통합진보당 조성찬 후보
ⓒ 후보 선거사무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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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찬 야권 단일후보는 인물론을 앞세워 상대적으로 젊고 능력을 갖춘 후보자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불법사찰 문제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조 후보는 "불법사찰의 피해자들을 위한 국민소송단을 조직해 불법사찰 가담자들의 법적 책임을 묻는 일에 직접 나서겠다"며 "선거 결과에 관계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경선 상대였던 민주당 백혜련 MB비리척결본부장과 협력해 이명박 정권의 비리 척결에 앞장서겠다는 것이다.

공약은 통합진보당 후보로서 서민, 복지, 중소상인 보호 쪽에 초점을 맞췄다. 사교육비 절감과 실업수당 지급 확대, 대부도 시화호의 생태 관광지 조성 등이 중심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의료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

조 후보 측 관계자는 "대형병원 한 곳이 독점하고 있는 지역 내 의료 서비스 환경 개선을 위해 '중소도시 의료발전 특별법'에 대한 구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강보험보장성 확대 및 연간 병원비 100만 원 상한제 등으로 서민이 아파도 돈 없어 치료받지 못 하는 현실을 없애겠다는 계획이다.

조 후보에게는 진보정당에 거부감을 갖고 있는 민주당 지지자들의 마음을 얼마나 얻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낮은 인지도 극복도 남은 기간 중요한 과제다.

하지만 야권 단일후보에 대한 민주당 조직의 지원이 조금씩 힘을 발휘하고 있는 건 다행이다. 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했으나 지역기반이 두터운 고영인 전 도의원과 백혜련 변호사가 선대위원장을 맡아 조 후보를 지원하고 있다.

투표율 45% 이하면 새누리당, 50% 이상이면 야권 유리

지난 5일 지역구 내 중심지인 선부동 상가 주변에서 들어본 유권자들의 생각은 정권심판론과 지역일꾼론 모두 팽팽했다. 지역에서 20년을 거주했다는 식당 주인은 "지역 일꾼론에 마음이 간다"며 "여당 성향 후보들은 알겠는데 야당 쪽 후보들은 잘 모른다"고 말했다.

40대 주부는 "정당을 보고 찍을 것이라며 인물은 다 거기서 거기고 비슷하다"고 말했다. "누가 될 것 같으냐"는 질문에는 그는 "여당이 될 것 같다"고 예상했다.

30대라고 밝힌 젊은 남성 유권자는 "선거에 관심은 없는데 투표는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누구를 뽑을 것인가"라는 물음에는 "<나는 꼼수다>를 즐겨 듣고 있다"고만 언급했다. 지역에서 34년째 살고 있다는 60대 주민은 "이번 선거가 이명박 정부의 실정에 대한 심판 성격이 있기 때문에 야권 단일후보가 이길 것"으로 전망했다. 

후보자들은 투표율이 결과를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상대적으로 40%대의 낮은 투표율을 보여 왔던 지역이라, 투표율이 높을수록 여론조사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통합진보당 측 관계자는 투표율 50%를 승부의 분수령으로 내다봤다. 그는 "45% 이하일 때는 불리하고, 넘어서면 박빙으로 가겠지만 50%를 돌파하면 이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20~30대가 얼마나 투표장에 가느냐에 따라 후보들의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덧붙이는 글 | 성하훈 기자는 <오마이뉴스> 2012 시민기자 총선특별취재팀입니다.



태그:#총선, #안산단원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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