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광주·전남 대학생으로 구성된 '반값등록금 국회 만들기 광주전남대학생운동본부'가 1일 오후 광주시 동구 충장로 우체국 앞에서 발족했다. 이날 기자회견 후 대학생들이 '등록금 문제를 외면하는 정치인들을 심판하자'는 내용의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광주·전남 대학생으로 구성된 '반값등록금 국회 만들기 광주전남대학생운동본부'가 1일 오후 광주시 동구 충장로 우체국 앞에서 발족했다. 이날 기자회견 후 대학생들이 '등록금 문제를 외면하는 정치인들을 심판하자'는 내용의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 반값등록금 국회만들기 광주전남대학생운동본부

관련사진보기


4·11 총선을 앞두고 반값등록금 실현을 향한 대학생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해 반값등록금 운동을 이끌었던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을 주축으로 전국 단위의 '반값등록금 국회 만들기 운동본부'가 17일 결성된다. 이들은 19대 국회에서의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해 활동할 예정이다.

이보다 앞서 지난 1일 광주·전남 지역에서 '반값등록금 국회 만들기 광주전남대학생운동본부'(이하 광주전남운동본부)가 발족했다. 지부의 성격을 갖고 있음에도 전국 단위의 운동본부보다 먼저 시작한 것은 물론, 다른 지역 대학생보다도 이른 출발이다. 현재 전남대, 조선대, 동신대, 광주대, 광주교육대 학생들이 광주전남운동본부에 참여하고 있으며, 다른 대학과도 꾸준한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광주전남운동본부 대표단으로 활동하고 있는 권민영 전남대 총학생회장은 "2011년 12월부터 광주전남대학생연합(광전대련) 연석회의를 통해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한 이 지역 대학생들의 의지를 모아왔다"고 전했다. 또 "광주·전남 지역은 특정 당이 공천을 받으면 당연히 당선되는 분위기인데 이를 깨고 싶다"며 "대학생들이 스스로 요구 사항을 갖고 함께 움직이면 당만 보고 뽑는 게 아닌, 정책 선거를 유도할 수 있다"고 전했다. 권씨를 지난 8일 전남대 총학생회실에서 만났다.

"여러 캠프에서 도와달라 전화... 반값등록금 잘 될 것"

권민영 전남대 총학생회장.
 권민영 전남대 총학생회장.
ⓒ 신원경

관련사진보기


광주전남운동본부는 2일 한대련과 함께 '전국 500포인트 1인 시위'를 진행했다. 2일 하루 동안 전국 500곳에서 동시에 반값등록금 1인 시위를 벌인 것이다. 이 중 광주전남운동본부는 1/5에 가까운 97곳을 맡았다. 기자는 '툭 까놓고'란 표현을 썼다. 그리고 '네거티브'한 질문 두 개를 던졌다.

- 반값등록금운동, 잘
될 것 같나?
"4월 총선을 앞두고 각 당에선 내부 경선이 한창이다. 여러 캠프에서 내부 경선을 도와달라며 반값등록금 실현을 당연하게 이야기 한다. 현재 특정 당이나 인물을 지지하는 것이 반값등록금 운동하는 데 지장이 있을 것 같아 도와주지는 않고 있다. 어쨌든 (연락 오는) 모든 후보자들이 반값등록금 실현을 지지하고, 국회의원이 되면 (반값등록금을 실현) 하겠다고 말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잘 될 것이라 전망한다."

- 학생들이 잘 참여할 것 같나.
"학생들을 만나보면 대부분 '되면 좋지만, 되겠느냐'는 반응이 많다.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한 로드맵이 잘 그려지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갖고 있는 로드맵과 계획을 설명하면 금방 공감을 한다. 긴 시간에 걸쳐 어렵게 설명하는 것도 아니다. 5분 앉아서 이야기해도 충분하다."

운동본부의 목적은 반값등록금을 향한 대학생의 요구를 후보자들이 받아들이고, 이를 실현하게 하는 것이다. 많은 후보자가 반값등록금을 위한 의지를 갖고, 19대 국회에서 '잘 되게' 움직여야 한다. 그러자면 요구하는 대학생들이 많아져야 하고, 이들이 '잘 참여'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권씨는 이번 운동이 '잘 되기' 위해 "정책 협약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운동본부 내부 논의를 통해 반값등록금을 포함한 대학생 관련 정책을 만들고, 이를 후보자들과 공유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이미 검증된 방식이다. 당시 박원순 후보는 한대련과의 정책 협약을 통해 20대의 지지를 이끌어 냈다. 권씨는 "서울시장 선거 당시 반값등록금을 골자로 해 두 후보(박원순, 나경원)에게 정책 협약을 제안했고, 박원순 후보만 이를 받아들였다"며 "결국 박원순 후보가 당선이 됐고, 이번 학기부터 서울 시립대는 등록금이 반값으로 책정됐다"고 전했다. 4·11 총선 후보들과의 본격적인 정책 협약은 3월 말로 계획돼 있다.

또 운동본부는 많은 학생들이 잘 참여할 수 있도록 여러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유권자 운동'이 그 중 하나다. 운동본부 차원에서 개인 회원을 모집해 모의투표와 같은 투표 독려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권씨는 "신입생의 경우 투표를 해본 적 없는 학생들이 많다"며 "반값등록금 실현에 관심있는 학생들을 회원으로 모집해 이들이 투표 독려활동을 하고, 이와 함께 (반값등록금 운동에) 많은 학생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광주시, 광주시 선거관리위원회 등과 협의해 유권자 운동에 필요한 지원책을 논의 중에 있다.

3월과 4월엔 전국 규모의 행사도 계획돼 있다. 오는 30일 2만 명을 목표로 전국 대학생이 서울 시청 앞 광장(예정)에 모인다. 이날 한대련 새 집행부 출범식과 함께 반값등록금 실현과 투표 참여를 촉구할 예정이다. 4월 7일엔 각 지역별로 촛불문화제가 열린다. 이날 행사는 대학생뿐 아니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기성회비 징수 부당 판결, 반값등록금 운동의 한 방향"

한편 지난 1월 법원은 "국공립대학들이 징수한 기성회비는 아무런 법률적 근거 없이 얻은 부당이득"이라며 "학교는 학생들에게 기성회비를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다. 2010년 전국 8개 국공립대 학생 4219명이 각 대학 기성회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 반환청구 소송에 따른 결과다.

현재 국공립대의 등록금은 수업료와 기성회비로 나눠진다. 수업료는 국고에 포함돼 주로 인건비로 사용되고, 대학운영에 필요한 예산은 기성회비로 충당한다. 원칙적으로 기성회비는 자율의 성격을 띠고 있지만 그동안 학생들은 의무적으로 기성회비가 포함된 등록금을 내왔다.  

이번 판결을 두고 지난 2일 한대련은 '기성회비 반환청구소송운동본부'를 발족해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권씨도 여기에 속해 활동 중이다. 그는 "기성회비에 해당되는 돈을 무조건 안 낸다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기성회비가 높게 책정될 수밖에 없었던 부당한 근거를 들어 (이번 판결을) 반값등록금 운동의 한 방향으로 삼을 것"이라 말했다.

권민영 전남대 총학생회장
 권민영 전남대 총학생회장
ⓒ 신원경

관련사진보기



아래는 기성회비 판결과 관련된 권민영 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지난 1월에 내려진 법원의 판결은 무엇을 의미하나?
"국공립대학은 국가가 교육을 책임지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음에도 등록금 중 80%를 기성회비로 책정하고 있다. 국가가 교육을 책임지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번 판결로 국가의 미래를 책임질 청년을 국가가 책임지고 교육하게 하는 길이 열린 것이다.

- 반값등록금 운동과도 연관이 있을 것 같은데.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한 여러 방법 중 하나다. 국공립대 기성회비를 대신할 국가의 재정 지원이 법안으로 만들어진다면 자연스레 사립대까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 1999년 사립대 기성회비가 없어졌지만 그 액수가 수업료에 그대로 포함됐는데.
"당시 크게 이슈화가 안 되고 넘어가 버렸다. 현재 교육과학기술부(교과부)에서는 당시 사립대 사례와 같은 꼼수를 부리고 있다. 교과부에서 기성회비를 수업료에 포함시키는 내용의 재정회계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국회통과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운동본부 차원에서 다른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 법안은 수업료를 지금보다 인상할 수는 있지만 본래 기성회비와 수업료를 합한 현재 등록금의 50%를 넘지 못한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1999년 사립대 사례와 달리 이번엔 반값등록금 운동과 더불어 이 사안이 큰 이슈가 됐다. 4월 총선을 거쳐 19대 국회의 제1호 법안으로 반값등록금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길 희망하고 있다."

최근 통합진보당은 청년 공약을 발표하며 "기성회비를 수업료와 합치는 방안을 전면 백지화하고, 수업료를 기존 국립대 등록금의 50%를 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권씨는 "이러한 공약들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을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다른 당에서도 더 좋은 정책들을 내 반값등록금과 같이 대학생 정책에 힘을 쏟는 국회의원이 과반수 이상 당선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인터뷰 말미, 기자는 주로 어떤 후보들에게 내부 경선을 도와달라는 연락이 오는지 궁금해졌다.

- 주로 어디서 연락이 오나.
"민주통합당에서도 오고, 통합진보당에서도 오고…."

- 새누리당은….
"연락이 없더라."(웃음)

덧붙이는 글 | 소중한 기자는 <오마이뉴스> 2012 시민기자 총선특별취재팀입니다.



태그:#반값등록금, #광주전남운동본부, #권민영, #전남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