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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돈 봉투를 돌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박희태 국회의장이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귀빈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건으로 인해서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검찰 수사결과에 따라서 소정의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고 자신의 입장을 밝힌 뒤 공항을 나서고 있다.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돈 봉투를 돌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박희태 국회의장이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귀빈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건으로 인해서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검찰 수사결과에 따라서 소정의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고 자신의 입장을 밝힌 뒤 공항을 나서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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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18일 오전 8시 10분]

"문제가 된 이 사건은 4년 전의 일이다. 기억이 희미할 뿐만 아니라 그때 저는 중요한 5개의 선거를 몇 달 간격으로 치렀다. 이 자리에서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 당시 얘기를 하자면 저는 모르는 일이다."

박희태 국회의장은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에 대해 "나는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여·야의 국회의장직 사퇴 요구에 대해서도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았다.

해외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박 의장은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귀빈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개부터 숙였다. 그는 "새벽부터 대단히 죄송하다, 이번 일로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사죄하는 마음으로 우선, 4월 있을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서 소정의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과 무관함을 주장했다. 박 의장은 "문제가 된 전당대회는 4년 전 일로 기억의 희미하다"며 "그때 저는 중요한 5개의 선거를 몇 달 간격으로 치렀다"고 강조했다. 자신이 2008년 전당대회 당시 돈봉투를 살포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었단 '항변'이었다.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돈 봉투를 돌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박희태 국회의장이 해외 순방을 마치고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귀빈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건으로 인해서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돈 봉투를 돌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박희태 국회의장이 해외 순방을 마치고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귀빈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건으로 인해서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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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2007년 여름 대선후보 당내 경선을 치를 때 제가 (이명박 후보의)선거대책위에 있었고 그해 12월 대선도 치렀다"며 "넉 달 이후 국회의원 선거가 있었고 그로부터 두 달 뒤에 문제가 된 당대표 경선이 있었다, 그 이후 제가 보궐선거에 출마해 국회의원이 됐다"고 설명했다.

박 의장은 이어 "제가 이 자리에서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며 "당시 얘기를 하자면 저는 모르는 일이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이후 별다른 질의응답을 받지 않고 자리를 떴다. 국회의장직 사퇴 여부를 묻는, "정치적 책임을 지실 생각인가" 등의 질문이 쏟아졌지만 입은 끝내 열리지 않았다.

 귀국한 박희태 "돈봉투, 나는 모르는 일"
ⓒ 김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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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국회의장직 사퇴 거부... '친정' 한나라당 부담 커질 듯

박 의장이 이날 '정치적 책임'에 대해 별다른 언급이 없었던 것은 사실상 여·야의 국회의장직 사퇴 요구를 거부한 것으로 읽힌다.

박 의장이 이날 '정치적 책임'의 일환으로 "사죄하는 마음으로 4월 총선에 불출마하겠다"고 했지만 이는 '재탕'에 불과하다. 박 의장은 지난 7일 본인의 지역구인 경남 양산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윤영석 한나라당 예비후보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지난 보궐선거 때 제가 다음에는 양산 출신 국회의원을 뽑아달라고 했다는데 윤영석 동지가 바로 양산 토박이"라며 사실상 총선 불출마를 시사한 바 있다.

이처럼 박 의장이 의장직 사퇴 거부 입장을 밝히면서 여·야 모두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민주통합당은 지난 11일 박 의장에 대한 사퇴 촉구안을 제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오는 19일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서는 이와 관련한 성토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돈봉투 사건을 즉각 검찰에 수사의뢰하는 등 빠르게 움직이던 한나라당의 입장도 곤혹스러워졌다. 박 의장이 스스로 물러나는 결정을 내리면서 '친정'인 한나라당의 부담을 덜어주길 바랬기 때문이다. 앞서 권영세 한나라당 사무총장은 지난 15일 기자간담회에서 "박 의장 본인이 정치를 오래 하신 분이고 경륜이 있으시기 때문에 거취를 포함해 현명한 결정을 하시리라 믿는다"고 밝힌 바 있다.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돈 봉투를 돌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박희태 국회의장이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귀빈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돈 봉투 살포에 대해 "당시 얘기를 하자면 저는 모르는 일이다"며 자신의 입장을 밝힌 뒤 공항을 나서고 있다.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돈 봉투를 돌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박희태 국회의장이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귀빈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돈 봉투 살포에 대해 "당시 얘기를 하자면 저는 모르는 일이다"며 자신의 입장을 밝힌 뒤 공항을 나서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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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박 의장에 대한 검찰 조사는 좀 더 시기가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검찰의 돈봉투 수사가 난관에 부딪혀 있기 때문이다.

당초 검찰은 박 의장의 전 비서 고명진씨와 안병용 한나라당 은평갑 당협위원장을 상대로 수사를 풀어나가고자 했지만 이들이 일관되게 혐의를 부인하면서 수사는 더 이상 진척되지 못하고 있다. 고씨의 경우, 고승덕 한나라당 의원 측에 돈봉투를 건넨 '검정뿔테 안경남'으로 추정되고, 안 위원장은 전당대회 당시 소속 구의원들에게 2000만 원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고씨 등에 대한 이메일 조사에서도 아직 단서가 나오지 않는 등 물증 확보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당시 캠프의 '윗선'에 대한 검찰 조사가 당장 시작되긴 어렵다.

일단, 검찰은 2008년 전당대회 당시 재정을 담당했던 조정만 국회의장 정책수석비서관 등을 금명간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태그:#박희태 , #전당대회 돈봉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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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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