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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두리반','제2의 용산'으로 불리며 약 6개월간 지속해 오던 명동3구역 재개발지역의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되었다.

명동3구역 상가 대책위원회(위원장 배재훈)는 8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하고 "명동3구역 상가 세입자 11명은 4월 8일의 명도집행후부터 본격적인 철거투쟁을 시작하였고, 특히 8월 3일과 4일 양일간에는 48시간동안 참혹한 용역침탈 후 재점거까지 힘든 투쟁을 하였다. 그리고 지난달 중순부터 진행된 중구청의 중재하에 9월 7일 오후 10시 최종 협상에서 원만한 합의점을 도출하여 타결하였음을 알린다"라고 밝혔다.

명동3구역 세입자들이 협상타결에 관한 기자회견을 하고있다.
▲ 기자회견하는 세입자들 명동3구역 세입자들이 협상타결에 관한 기자회견을 하고있다.
ⓒ 박철순(sola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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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보도된 "세입자와 시행사가 한발 양보하여 500%의 보상안으로 협상타결을 하였다"라는 <노컷뉴스> 기사에 대해 세입자 측은 사실이 아니라면서 "협상 합의점에 대해서는 이제 막 협상을 시작하는 2구역과 4구역을 위해서라도 밝히지 않기로 하였다"고 했다.

현장에서는 기자회견 후 세입자들 간에 서로 부둥켜 안으며 우는 모습도 자주 보였고, 홍대 두리반에서부터 연대하고, 8월 3일 용역 침탈 때는 마리를 지키기 위해 몸을 내던진 대학생들이 서로 부둥켜 안고 울어 그간 투쟁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짐작케 하였다.

특히 5일 공권력 투입으로 7명이 연행된 명동 2, 4구역에서도 3구역의 협상 타결을 축하하며 서로 위로해주는 모습을 보여 기자회견에 참석한 여러 사람의 눈시울을 적시게도 했다.

지키려는 자와 빼앗으려는자의 싸움이 계속되었던 8월 3일 밤. 이제는 추억이 되었다.
▲ 치열했던 8월 3일 지키려는 자와 빼앗으려는자의 싸움이 계속되었던 8월 3일 밤. 이제는 추억이 되었다.
ⓒ 박철순(sola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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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3구역 소식이 제일 빨리 전파된 트위터에서는 "협상 타결을 축하한다"라는 메시지가 대부분이었지만, "시행사가 처음부터 세입자들과 원만한 협상을 위해 노력하면 이런 일은 없을 것"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실제 명동3구역 재개발에 투입된 용역들에게 지급된 비용이 수 억 원에 달하는 걸로 추산되고 있다. 이 금액에 조금만 보태면 애초부터 세입자들이 요구한 권리금과 인테리어 비용이 보전이 된다.

인테리어업을 하다가 명동3구역에서 노래방을 운영한 김 아무개씨는 "세입자들도 그렇고 연대해 준 고마운 대학생들 모두 많이 힘들었습니다. 우리가 많은 비용을 요구한 것도 아니고 다른 곳에서 다시 장사를 하기 위해 초기에 투자한 권리금과 인테리어 비용을 보전해달라고 한 것이었는데"라고 하면서 "이렇게 투쟁을 끝냈지만 앞으로 이런 철거 악순환의 구조가 빨리 바뀌어서 우리 같은 사람들이 안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당초 9월 30일까지 예정되어 있던 카페마리 용역침탈 사진전. 협상타결과 동시에 사진전도 종료되었다.
▲ 용역침탈 사진전 당초 9월 30일까지 예정되어 있던 카페마리 용역침탈 사진전. 협상타결과 동시에 사진전도 종료되었다.
ⓒ 박철순(sola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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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명동3구역 카페 마리 투쟁에 연대한 대학생들은 이날 모두 철수할 예정이며 세입자들은 이날 서로 위로하면서 마지막 밤을 보낼 예정이다.

용역침탈, 공권력 부재 등 명동3구역은 우여곡절 끝에 해결이 되었지만, 앞으로 명동2구역과 4구역이 어떤 식으로 해결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다음은 이날 발표한 기자회견문 전문

명동3구역(카페마리) 상가세입자 11명은 막개발의 잘못된 관행과 악법, 악습을 철폐하기 위해 지난 6개월간 순수하게 투쟁해 온 모든 것을 마무리 짓고 생업에 복귀하기 위하여 어려운 결단을 내려 협상을 타결하게 됨을 알려드립니다.

명동3구역상가 세입자 11명은 4월 8일과 6월 4일 두차례에 걸친 명도집행후부터 본격 철거 저지 투쟁을 시작하였으며, 6월 14일 카페 마리 점거농성이 시작되었고, 6월19일 농성장 침탈, 7월 18일부터 있었던 공사저지 투쟁, 8월 3~4일의 48시간동안의 참혹한 용역침탈 후 재점거까지 참으로 힘든 투쟁을 해왔습니다. 이러한 힘든 시간을 보내는 동안 수 많은 연대 분들이 찾아주시며 힘을 주셨고, 많은 언론의 보도나 트위터, 인터넷 카페로 명동3구역 카페 마리의 철거 투쟁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투쟁 속에 지난달부터 중구청의 중재 하에 본격적인 협상이 진행되었지만 쌍방이 서로 큰 견해 차만을 확인하고 의견을 좁히지 못하는 등 난항을 거듭하던 끝에 협상진행 두달여 만에 시행사와 세입자 모두 한발씩 양보하는 선에서 의견이 좁혀지기 시작하였고 비로소 2011년 9월 7일 오후 2시 중구청 회의실에서 마지막 협상을 진행하게 되어 저녁 10시까지 장장 8시간의 협상 끝에 서로 원만한 합의를 도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명동3구역 카페 마리는 투쟁의 정당성을 알리고 세입자의 순수한 생존권을 위한 투쟁을 지향해 왔으며 명동3구역 상가세입자 11명 모두는 처음 시작부터 끝나는 그날까지 함께한다는 원칙의 시점이 지금임을 알리고 그것에 큰 의미를 두며, 또다른 투쟁의 역사로 이어지길 바라며 이어지는 모든 재개발의 현장에서도 좋은 선례로 남는 투쟁이었으면 합니다.

그동안 명동3구역(카페마리)을 사랑해주시고 철거 저지 투쟁을 지지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받은 사랑을 꼭 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2011년 9월 8일
명동3구역(카페마리)상가 대책위 일동


태그:#명동3구역, #카페마리, ##MDMARI, #협상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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