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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충남 서천군 장항읍 남전리 갯벌. 남반구 호주나 뉴길랜드에서 월동을 하고 시베리아에서 번식을 위해 이동하다 들른 도요새들로 초만원을 이루고 있다.
 지난 20일 충남 서천군 장항읍 남전리 갯벌. 남반구 호주나 뉴길랜드에서 월동을 하고 시베리아에서 번식을 위해 이동하다 들른 도요새들로 초만원을 이루고 있다.
ⓒ 허정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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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충남 서천갯벌이 도요새들로 초만원을 이루고 있다. 국내 최대의 도요새 중간 기착지였던 새만금 갯벌이 사라져 인근 금강하구를 낀 이곳으로 새들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황새목 도요과의 도요새에는 13속 85종(또는 89종)이 있으며 우리나라를 찾는 도요새의 종류는 40여 종이 넘는다.

지난 20일 서천군 장항읍 남전리 갯벌은 붉은가슴도요, 붉은어깨도요, 뒷부리도요, 큰 뒷부리도요, 알락꼬리마도요 등 온갖 도요새들 2만여 마리로 발디딜 틈이 없어보였다. 밀물이 밀려들자 일시에 날아올라 뒤로 이동할 때에는 한바탕 군무를 추며 장관을 이루었다.

도요새들의 군무
 도요새들의 군무
ⓒ 허정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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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반구와 북반구를 오가는 도요새는 한국 서해안이 중간기착지 역할을 하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잘 알려진 새이다. 호주나 뉴질랜드에서 월동을 한 도요새들은 여름 시베리아 등지에서 번식을 하기 위해 북상하다 한국 서해안 갯벌에 들러 한 달 가량 머물며 영양분을 보충한다.

도요새들은 그 종류도 다양하다. 몸 길이가 12cm 정도인 메추라기도요에서부터 60cm가 넘는 마도요도 있다. 이 가운데 부리가 앞으로 굽어서 붙은 이름인 큰뒷부리도요는 가장 먼 거리를 비행한다. 한 해 3만5천km 이상 비행을 하는 이 새는 '지구촌의 방랑자'라고 별명을 붙일 만하다.

서천 금강하구 갯벌에서 먹이활동에 열중인 큰뒷부리도요
 서천 금강하구 갯벌에서 먹이활동에 열중인 큰뒷부리도요
ⓒ 허정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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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지질조사국 연구자들이 큰뒷부리도요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위치 추적장치를 달았다. 그 결과, 이 새는 뉴질랜드와 호주 동부에서 북상하여 쉬지 않고 1만3천㎞를 날아 한국 서해안에 들러 약 한 달 반 동안 영양분을 비축한 다음 또다시 서해안에서 알래스카까지 밤낮으로 6500㎞를 날아갔다.

알래스카에서 번식을 끝낸 큰뒷부리도요는 여름과 가을 사이에 다시 남행길에 올라 한번도 쉬지 않고 1만7000km를 날아 뉴질랜드와 호주 동부로 날아갔다. 이 기록은 사람들이 측정한 새들 가운데 가장 긴 비행기록이라고 한다. 서해안에 들르지 않는 이유는 풍향을 이용하여 비행을 쉽게 하기 때문이라고 학자들은 설명하고 있다.

밀물이 들자 휴식을 취하고 있는 뒷부리도요. 20일 장항읍 남전리 갯벌
 밀물이 들자 휴식을 취하고 있는 뒷부리도요. 20일 장항읍 남전리 갯벌
ⓒ 허정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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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천군 마서면 장구만. 밀물이 들자 도요새들이 모래톱 위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20일 서천군 마서면 장구만. 밀물이 들자 도요새들이 모래톱 위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 허정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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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새는 물갈퀴가 없어 수영을 할 줄 모르며 갈매기처럼 자맥질을 하여 수중의 물고기를 사냥할 줄도 모른다. 썰물 때 뭍으로 드러난 갯벌을 종종거리며 구멍 속으로 숨은 먹이를 긴 부리를 이용하여 잡아 먹는다. 따라서 도요새들은 갯벌이 없으면 살아갈 수가 없다. 또한 밀물 때면 물러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배후 공간이 필요하다.

오랜 세월에 걸쳐 이들 도요새들은 이러한 조건을 훌륭하게 갖춘 한국의 서해안을 이용해 왔다. 그러나 개발로 인한 갯벌파괴로 이들 서식지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태그:#서천갯벌, #도요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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