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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둥오리 100여 마리를 가마솥에서 장작불로 이틀간 고와낸 진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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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둥오리요리가 맛있는 집, 전남 담양 유진정의 청둥오리전골이다. 청둥오리전골은 냄비에 청둥오리고기와 미나리를 넣고 오리육수를 부어 끓여낸다. 이때 들깨가루, 대추와 은행, 다진 양념 등이 추가된다. 육수는 포를 떠낸 청둥오리 100여 마리를 가마솥에서 장작불로 이틀간 고와낸 진국이다. 

대바구니 가득한 미나리를 전골국물에 살짝 데쳐 초장을 곁들여 먹는 미나리는 별미다. 미나리의 그윽한 향이 온몸을 휘감고 돈다. 직접 만들었다는 초장소스는 입에 사르르 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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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둥오리전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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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둥오리전골 기본 상차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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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둥오리전골을 끓일 때 육수를 다 붓지 말고 조금 아껴두었다 나중에 사용한다. 미나리와 고기를 다 먹고 난 후 이 육수를 냄비에 마저 붓고 쑥을 넣어 한소끔 끓여낸다. 이것이 그 유명한 청둥오리쑥국이다.

"초장에 들깨가루를 듬뿍 넣어 미나리를 샤브샤브식으로 먹으세요. 미나리가 다 떨어질 때쯤이면 고기가 익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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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수에 미나리를 살짝 데쳐 초장에 찍어먹고 오리고기는 나중에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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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둥오리 한 마리에 4만 원, 반 마리에 2만3천 원으로 만만치 않은 가격이지만 그 맛은 음식 값의 갑절이나 된다. 그만큼 맛있다는 얘기다. 미나리도 덤으로 알아서 척척 내온다.

마른통고추를 갈아서 담갔다는 배추김치는 때깔이 정말 곱다. 때깔 고운 떡이 먹기에도 좋다더니 그 맛 역시 대단하다. 조미료와 설탕을 사용하지 않아서인지 배추김치의 아삭한 맛이 유난히 도드라진다.

오가며 식사를 거들던 주인장(64. 김연숙)은 나이를 묻자 넉살이다.

"워메! 으짜까~ 다들 나를 아가씨로 알거든요. 나이를 말해 부렀는디 으짜까 참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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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냄비에 육수를 마저 붓고 5월에 뜯어 갈무리해둔 쑥을 넣어 쑥국을 끓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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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둥오리 쑥국, 그윽한 쑥 향기와 그 맛에 마음을 쏙 빼앗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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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리와 고기를 적당히 먹고 나서 냄비에 육수를 마저 붓고 5월에 뜯어 갈무리해둔 쑥을 넣어 끓였다. 쑥국에 밥을 말았다. 미식의 절정, 감히 이런 단어가 떠오를 정도로 청둥오리 쑥국에 내 마음을 쏙 빼앗겼다. 구수하고 그윽한 쑥의 향기와 청둥오리의 진국이 너무 잘 어우러졌다.

쑥 향기에 마음마저 훈훈해진다. 국내에서 시판되는 가장 큰 가마솥에서 번갈아 고와낸다는 청둥오리육수는 포를 떠낸 청둥오리가 100여 마리도 넘게 들어갔다. 이걸 보면 가마솥에서 장작불에 푹 고와낸 진국, 청둥오리전골의 맛이 가늠이 되고도 남는다.

수수와 조, 흑미를 넣어 갓 지은 고슬고슬한 돌솥밥과 누룽지 맛도 이집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밥은 솥단지 채 들고 와 퍼준다. 밥값은 별도 계산이다.

스테미너 식품으로 원기를 북돋워 주는 오리고기는 보양식이다. 동맥경화와 고혈압 등 성인병 예방에 좋으며 체내에 쌓인 독을 풀어준다. 알칼리성을 띠고 있어 우리 몸의 산성화를 막아주고 피부노화를 방지하므로 피부미용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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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수는 청둥오리를 100여 마리도 넘게 가마솥에 넣고 장작불에 이틀간 푹 고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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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주인장은 항상 손님의 입장을 생각하며 음식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내가 손님이라면 어떨까" 이런 생각을 해봐야 된다며. 또한 청둥오리 전골 먹는 방법에 대해서도 친절하게 알려준다.

겨울 철새로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청둥오리는 집오리의 조상이다. 하지만 요즘은 식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많이 사육을 한다.

이집의 청둥오리전골과 향기 좋은 쑥국은 별미다. 그 맛에 흠뻑 빠져 마음마저 즐겁다. 식후에 주변을 돌아보는 것도 좋다. 미대 조소과를 나왔다는 큰아들의 작품이 곳곳에 있어 볼거리를 제공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