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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 폭염 열기가 채 가시지 않은 이른 저녁, 시골 작은 도서관에 교복을 입은 중학생부터 정장 차림의 지역 의회 의원들까지 가득하다. 전남 곡성군 죽곡면 태평리 죽곡농민열린도서관(관장  김재형)이 세번째 농민인문학 강의를 열었다.

 

7월 9일(금) 세번째 이야기꾼은 민주당 전 원내대표, 민주정책연구원장 김효석 국회의원이다. '소통과 화해'를 주제로 현실정치와 사회통합에 대하여 2시간여 동안 차분하면서도 힘있는 열강을 하였다.

 

이날 강의는 섬진강 도깨비 마을 아이들의 '곡성의 노래' 공연으로 문을 열었다. 김 의원은 "도깨비 마을 어린이들이 북한 어린이들과 함께 도깨비 마을 노래를 불렀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이 말이 참 가슴에 와닿는다"는 말로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민주당의 속내를 표현했다.

 

"이명박 정권의 대북봉쇄 작전으로 북한의 경제상황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참담한 상황이다. 60~70년대 냉전체제하의 체제경쟁식 1:1상호주의를 고집하는 대북정책으로 말미암아 김대중, 노무현 정부가 마련해 놓은 남북관계가 모두 단절되어 버렸다. 이대로 간다면 북한정권은 수년 안에 붕괴될 수 있다. 만약 이런 상태에서 북한정권이 붕괴되면 남한이 얻을 것은 하나도 없다. 한국전쟁 전후처리 과정처럼 제국주의 패권세력의 잔치상이 되고 말것이다."

 

그는 현재 북중 협력관계 강화에 대하여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장산도 프로젝트'라고 하는 중국의 동진정책이 최근 북한의 경제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미국과 이명박 정권의 대북 봉쇄정책으로 고사(枯死) 직전인 북한으로서는 중국에 목매달 수밖에 없다"며 민족의 미래와 국익에 역행하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조목 조목 반박했다.

 

"군대도 안 가 본 이명박 대통령이 '나는 전쟁을 두려워 하지 않는다'며 민족공멸을 자초하는 한반도 전쟁 불사론을 부추긴 것에서 그의 무책임한 역사의식을 엿볼 수 있다. 천안함 사태에서 보듯이 아직도 '국가 안보'를 정권유지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다. 말로는 초당적 대처를 이야기하면서 관련 정보와 자료는 일체 주지 않는다. 미국은 국가안보와 관련된 모든 정보를 대통령이 야당에게 제공하고 야당의 초당적 협조를 구한다. 우리는 성명을 발표할 때만 초당적 협력을 말한다."

 

그는 "남북문제를 포함한 우리사회의 대립과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은 대화와 타협을 통한 '화해와 소통'"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정치는 보수를 이해하는 진보, 진보를 인정하는 보수가 공존해야 진정한 민주사회로 갈 수 있다. 경제는 압축성장이 가능하지만 민주주의는 압축성장이 불가능하다. 실질적 민주주의의 실현은 민주와 반민주의 반복적 구도 속에 오랜 시간을 통해 다듬어 진다. 현재 한국정치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며 이명박 정권의 반민주 회귀를 꼬집어 말했다.

 

"진보는 늘 꾸준히 새로와져야 한다. 날로 새로와지려는 정치권의 노력이 필요하다. 통합과 연대를 통한 화합의 정치가 필요하다. 대의 민주주의에 희망을 보지 못하는 젊은이들의

숨어있는 민심을 읽어야 한다. 박진영(JYP)씨 같은 창의적 발상을 하는 젊은이가 필요하다. 젊은이와 호흡하는 정당이 되어야 오래 갈 수 있다."

 

김 의원은  강의를 마무리 하면서 "이 땅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모든 것이 날아가 버린다. 진보, 보수가 무슨 소용이 있으며, 일류국가, 이명박 정부가 입에 달고 쓰는 '국격'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며 "이번 '천안함 사태'는 평화의 중요성을 재확인한 사건이다. 많은 국민들이 햇볕정책을 재평가하고 있다. '대화와 타협, 화해와 소통'을 통해 민족의 미래를 준비하고 역사의 죄인이 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강의가 끝난 뒤에도 오랫만에 지역구를 방문한 김의원을 상대로 최근의 국내외 정세, 지역문제를 묻고 답변하는 등 어느 때보다도 진지한 모습이었다.

 

다음 강의는 박종채 곡성 민사협 상임대표(7월 16일), 순천평화학교 김민해 교장 선생님(7월23일),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기자(7월30일)가 한 여름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덧붙이는 글 | 죽곡농민열린도서관 카페에 실립니다.


태그:#북한정권 붕괴, #화해, #소통, #대북정책, #이명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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