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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결된 지 한 달만에 재상정된 서부간선 지하도로 민자사업

 

서울시가 과다한 요금과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 등으로 부결된 민자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9월 8일 217회 서울시의회 본회의에서 '서부간선 지하도로 민간투자사업 추진에 대한 동의안'이 참석의원 60명 중 찬성 13, 반대 34, 기권 13으로 부결된 바 있다. 이 도로는 서울시가 서울 서남부지역에 위치한 서부간선 도로의 지․정체 해소가 필요하다며 총사업비 5894억 중 민간자본 3542억, 서울시 건설보조 2352억을 들여 연장 11㎞, 폭 8.75m의 양방향 4차로로 건설하려는 민자도로이다.

 

 

당시 서울시의회에서는 이 사업의 공사기간이 5년임을 고려하면 민간자본은 매년 600억이 약간 넘는 예산만 투자함에도 통행요금이 3000원에 이르고 운영권을 30년간 독점하여 결국 이 도로를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과도한 요금부담이 발생한다는 점이 문제로 제기되어 부결되었다.

 

그러자 서울시는 의회에서 부결된 지 한 달만에 통행요금만을 2625원으로 조정하여 지난 10월 6일 시작된 218회 서울시의회에 상정하였다. 장래에 월드컵대교, 수원~광명 고속도로, 강남순환도로와의 연결 등을 고려할 때 도로건설이 시급하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경기도민은 비싼 요금 내도 괜찮다? 교통환경 개선보다는 악화 가능성

 

그러나 이번에 재상정된 '서부간선 지하도로 민자사업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서울시의 황당한 태도 때문이다.

 

서울시는 이번에 사업안을 다시 상정하면서 요금은 3000원에서 2652원으로 하향조정했다. 요금을 인하해도 민간자본은 이익을 본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처음부터 요금책정이 과다했음을 서울시가 인정하게 된 것이다. 물론 조정된 2652원의 요금은 결코 싼 요금이라고 얘기하기 어렵다.

 

그러나 더욱 황당한 것은 서울시가 안건을 재상정하면서 거론한 근거이다. 서울시는 이 안을 재상정하면서 제안이유에 '서부간선 지하도로의 노선종점부가 경기도 광명시에 있기 때문에 이용자의 70%가 경기도민이 이용할 것'이라고 적었다. 결국 요금 3000원이 비싸다고 하니까 2652원으로 낮추고 그것도 비싸다고 할까봐 서울시민이 이용하지 않으니까 괜찮다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민주노동당 이수정 서울시의원은 '서울시의 논리는 도로를 지으면 통행이 많아지니까 비싼 요금을 받아야 통행관리가 된다는 것인데 통행이 많아질 것을 우려한다면 차라리 도로를 건설하지 않는 것이 훨씬 더 상식적인 것' 아니냐며 '서부간선도로와 같이 지․정체 심한 동부간선도로의 경우 의정부지역에 거주하는 경기도민도 상당수 이용하고 오히려 총 연장 22.3㎞에 총 사업비가 1조7천백억원으로 서부간선도로보다 더 많이 들어감에도 민자로 하지 않으면서 서부간선도로를 이용하는 사람들만 비싼 요금을 내라는 것은 결국 형평성에 어긋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 9월 시의회 심사 당시 시의회 교통위원회 심사보고서에는 '신규로 지하도로를 건설하여 도로용량을 증대하는 것은, 일시적인 교통량 분산과 통행시간 절감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신규 승용차 교통수요를 유발해 서울시내 혼잡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고, 출․퇴근시의 첨두 시간대에 시계주변 및 톨게이트 주변에 긴 대기행렬을 형성하여 주변 교통흐름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 또한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바 이에 대해 보다 면밀한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며 부정적으로 평가한 바 있다.

 

근본 문제는 무분별한 민자사업

 

한편 이수정 의원은 이 사업이 부결된 근본적인 이유로 서울시가 민자사업으로 건설한 우면산 터널과 지하철 9호선을 예로 거론하며 '우면산 터널의 경우 수요예측 실패로 만성적자 상태에 빠져 있지만 민간자본은 손해를 전혀 보지 않고 서울시민들이 낸 세금으로 운영적자를 보전해주고 있고 지하철 9호선의 경우 현재는 요금을 900원으로 운행하고 있지만 당초 민간자본과 맺은 협약에 요금이 1200원대로 되어 있기 때문에 앞으로 민간자본의 요구를 받아들여 요금을 인상하거나 아니면 서울시가 적자를 보전해주어야 한다'며 결국 '지금까지의 각종 민자사업이 너무나도 많은 문제점 보여왔기 때문에 서울시의원 절대 다수가 오세훈 서울시장과 같은 한나라당 소속이었지만 서부간선 지하도로 건이 부결되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수정 의원은 이에 대한 대책으로 '차가 많아진다고 계속해서 도로를 놓기보다 대중교통망의 개선과 서울과 지역간의 균형개발을 통한 인구분산을 장기적으로 계획해서 실시하는 것이 진정한 근본적 대책'이라며 '현재 오세훈 서울시장은 오로지 민간건설사를 위해 땅만 팔 생각을 하고 있는데 민자 지하도로는 결국 이명박 정부의 4대강과 마찬가지로 예산낭비, 국토파괴의 오명만을 남길 것'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현재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민자도로는 문제가 되고 있는 서부간선 지하도로 말고도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 용마터널, 은평새길, 평창터널 등과 5개 도로사업을 검토중에 있다. 또한 지난 8월 총연장 148.7㎞에 총사업비 11조 2천6백억원을 들여 서울대도심지하도로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까지 합해 엄청난 규모에 달한다.

덧붙이는 글 | 홍기돈 기자는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의정지원부장이며, 민주노동당 소속 이수정 서울시의원의 의정지원과 서울시 정책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태그:#서울시, #이수정 , #민주노동당, #서부간선, #민자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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