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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말쯤 당시 부산대학교 비정규 강사 70여 명이 해고되어 학교 본부 앞에서 농성을 하고 있었다. 이 사건이 궁금하기도 하고, 해고된 비정규 강사 선생님들을 만나고 싶어 31일 부산대로 갔다.

"도를 아십니까 이제 그만 나가주시죠!"
 "도를 아십니까 이제 그만 나가주시죠!"
ⓒ 배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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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지뉴스] [이색 현수막] "도를 아십니까? 이제 그만 나가주시죠!"

평소 부산대 정문을 지나면 취업 관련 현수막, 공모전 현수막, 총학생회 현수막 등 많은 현수막을 볼 수 있다. 그날도 마찬가지로 취업 관련 현수막과 총학생회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콘서트' 잘 마쳐서 학우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는 현수막이 있었다. 현수막이 모여 있는 곳에서 시선을 떼려던 찰나에 "도를 아십니까? 이제 그만 나가주시죠!"라는 희귀한 현수막을 볼 수 있었다.

현수막을 보자마자 배를 잡고 웃었다. '대학교에 이런 엽기적인 현수막이 왜 있지'라는 생각보다 이렇게 재밌는 아이디어는 누가 냈는지 궁금했다. 자세히 보니 증산도 학생회, 총학생회, 동아리연합회에서 공동으로 제작한 현수막이었다.

"밤낮 학우들 붙잡고 괴롭히는 대순진리회가 싫어요."
 "밤낮 학우들 붙잡고 괴롭히는 대순진리회가 싫어요."
ⓒ 배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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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를 아십니까? 이제 그만 나가주시죠."
"밤낮 학우를 붙잡고 괴롭히는 대순진리회 싫어요."

엄지짱 두 번은 안 되는 줄 알았다

이색 현수막 사진을 <#5505 엄지뉴스>에 올렸는데 뜻밖의 반응에 나도 정말 놀랐다. 네이버 오마이뉴스 섹션 메인에 뜨기도 하고, 추천 30에 댓글 10개라는 경의로운 게시물이 되었다.

"지난번 엄지짱 되었을 때보다 댓글이나 추천이 더 많은데? 또 엄지짱 되는 거 아니가?"
"에이 설마 너 지난번에 엄지짱 된지 며칠 되었다고? 그거 한 번 밖에 안 되는거 아니가?"

농담 삼아 주위 친구들에게 자랑삼아 이야기했던 말이 실제로 이루어졌다. 지난 7일 친구랑 이야기 하고 있는데 <오마이뉴스>에서 전화가 왔다.

"배성민 기자님 축하드립니다. 이번에 또 엄지짱이 되셨어요."
"네? 저 지난 달에 엄지짱 되었는데요? 잘못 된 거 아닌지?"
"아, 배성민 기자님 맞으시구요. 엄지짱은 언제라도 될 수 있습니다. 심지어 2주, 3주 연속 엄지짱 되신 분도 있는 걸요."
"그래요? 아무튼 고맙습니다."
"아, 그리고 이 현수막이 걸린 이유를 엄지짱 기사에 꼭 써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네, 부산대 총학생회, 동아리연합회 사람들한테 전화해서 바로 기사로 적어 보겠습니다."

"처음 증산도 학생회에서 문제제기 했었다"

<오마이뉴스> 편집부에서 전화를 받고 난 다음날, 부산대 총학생회와 동아리연합회에 전화를 걸었다. 총학생회는 전화 연결이 안 되어 통화를 하지 못했고, 동아리연합회 사무국장과 통화 연결이 되어 현수막을 걸게 된 이유를 알게 되었다.

총학생회와 동아리연합회가 나서서 "도를 아십니까? 이제 그만 나가주시죠!"라는 플래카드를 붙인 이유가 있나?
"플래카드를 붙인 이유는 두 가지가 있다. 먼저 증산도 학생회가 문제를 제기했다. '도를 아십니까'라고 하며 전도하는 대순진리회를 증산도 학생회로 학생들이 오해를 많이하고 있다고 했다. 피해는 대순진리회가 학생들에게 주는데, 그 질타는 증산도로 받는 것 같다며 이 부분을 문제 제기했다. 증산도 학생회의 의견을 접수하고 실제 학교 자유게시판, 학우 등의 여론을 살펴보니 학생들에게도 많은 피해를 주는 것 같아서 총학생회와 동아리연합회도 나서게 되었다."

다른 학교에도 증산도 학생회 있지만 이런 플래카드를 본적이 없다. 부산대만 유독 이런 플래카드를 붙일 정도로 대순진리회 사람들이 주위에 많은가?
"학교 근처에 대순진리회 사람들이 진짜 많다.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밤에도 길을 물어보며 학생들에게 접근하여 피해를 주는 사례가 많다. 그리고 학생들을 설득하여 인생의 화를 없애기 위해 제사를 지내자면 100만 원의 거금을 요구하는 사례도 있다고 들었다."

"제사 지내자는 말에 넘어 갈 뻔했다"

동아리연합회 사무국장과 전화 인터뷰를 한 후 부산대학교에 알고 지내는 친구에게 실제로 대순진리회의 피해를 입었는지 알아보기 위해 만났다.

"대순진리회 사람들한테 피해를 입은 사례 있나?"
부산대 학생 정씨 "당연히 있지. 3년 전에 부산대 북문 샛길로 가고 있는데 어떤 사람이 불쑥 나에게 '펜 하나 사실래요?'라고 말하며 접근을 했어. 나에게 말을 건 후 이 펜은 불우이웃을 돕기 위해 팔고 있다며 하나 사달라고 애걸복걸하더라.

내가 성격이 우유부단하고 귀가 얇아서 펜을 사고 가려는데 갑자기 그 사람이 나에게 이렇게 얘기하더라. '화가 많으시네요'라고 하며 자연법에 의하면 내가 하는 일이 안되고 이후 미래도 막혀 있다고 하며 사람 귀를 솔깃하게 만들더라. 그리고 나서 화를 풀 수 있는 해결책이 있다며 카페에 가서 자세히 이야기 해보자고 했어.

나는 멋도 모르고 카페에 따라 갔지.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제사를 지내면 이런 화가 풀린다며 제사를 빨리 하자고 했어. 제사비가 10만 원부터 시작해서 100만 원까지 등등 많았는데 지금 돈이 없으면 주위 사람들에게 지금 빌려 제사를 지내자고 하더라구. 이때 아차 싶어서 그 자리를 박차고 나왔어. 근데 전화번호를 알려줘서 그 이후에도 계속 전화오더라."

종교 행위의 다양성을 존중해야 하지만...

"학생들에게 피해주는 대순진리회 OUT!"
 "학생들에게 피해주는 대순진리회 OUT!"
ⓒ 배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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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와 관련된 것은 사상이나 행동은 너무나 다양하다. 그래서 같은 종교도 여러가지 세력으로 나뉘어져 있다. 이렇게 많은 종교 세력이 있다 보니 전도를 함에 있어서도 각 종교마다 특색이 있고 행동이 다르다. 이것을 가지고 어떤 종교의 전도 방식이 옳고 다른 종교의 전도 방식은 그르다고 할 수는 없다. 어떤 종교든 종교행위의 다양성이 존중되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정도로 지나친 전도는 종교 전도의 다양성의 이름으로 용서 할 수는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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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나는야 엄지짱, #대순진리회, #증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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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 부산본부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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