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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많은 민주주의가 당신의 손안에서 화분처럼 자랐는가

얼마나 많은 역사의 강물이

굽이 굽이 당신의 핍진한 목숨을 거슬러 거슬러 흘러갔는가

이제 이 거리에 더러운 휴지처럼 많아질 시기와 암투, 부패… 

누가 대신 청소하고 쓸어 담을까

세상아, 그래도 눈물을 흘리지 말고 통곡을 말아다오

산다는 것은 누구에게든 죽음의 강가에서

망설이지 않고 건너 온 생(生)의 뗏목을 버리고 가야 하는 길이다

얼마나 많은 민주주의의 누에들이

당신의 잠 속에서, 가난한 꿈과 희망을 갉아먹고야

색색깔의 아름다운 살판나는 세상을 수 놓을 수 있었던가

당신의 그 많은 독서량처럼 

고독한 사색을 먹고 자란 가시면류관의 노래여, 

세상이 가시나무같은 당신을 흔들 때마다

더욱 깊어가던, 당신의 눈에서 흘린

통일의 눈물들이 북으로 북으로 흘러가는 물소리 들린다.

이제 우리 얼마나 기다려야

당신 이 세상에 다시 봄처럼 머물까

세계의 평화를 위하여

목이 쉬게 부르던 

그 가시면류관의 새의 노래를

누가 받아 부르리…

덧붙이는 글 | 고 김대중 대통령 서거 추모 특집




태그:#김대중, #추모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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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곧 인간이다고 한다. 지식은 곧 마음이라고 한다. 인간의 모두는 이러한 마음에 따라 그 지성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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