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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①] 강아지를 태우고 다니는 아저씨

요즘 개들 참 편하죠잉~? (이 사진은 #5505 엄지뉴스로 전송한 사진입니다.)
 요즘 개들 참 편하죠잉~? (이 사진은 #5505 엄지뉴스로 전송한 사진입니다.)
ⓒ 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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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지뉴스 바로가기] 아저씨, 달려요 달려~

지난 2일, 성북구 석관동 한예종 캠퍼스 인근을 걷고 있었습니다. 멀리서 작은 오토바이 한 대가 '쌩쌩' 속도를 내며 저를 향해 다가오더군요. 오토바이를 운전하던 50대 아저씨의 어깨너머로는 눈·코·달린 무언가가 어렴풋이 보였습니다. 일명 '똥개'라고 불리는 강아지였습니다. 아담한 크기의 강아지는 노란색 바구니 안에 쏙 들어가 '오토바이 레이싱'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운이 좋았을까요? 그냥 지나칠 것 같은 오토바이가 갑자기 제 앞에 멈춰 섰습니다. 오토바이를 타던 아저씨의 전화벨소리 때문에 멈춘 것이었습니다. 그때 갑자기 뒤에 타 있던 강아지가 앞발을 바구니에 올려놓고, 마치 자신이 사자인 것 마냥 늠름한 포즈를 취했습니다. '피식'하고 웃음이 나왔습니다.

"엄지뉴스다!"라고 생각한 저는 강아지의 시선을 카메라로 돌리기 위해 휘파람을 불며 유도했습니다. 그러나 강아지는 꿈쩍하지 않은 채 오직 앞만 보면서 '개폼' 또는 '똥폼'을 잡았습니다. 카메라가 '찰칵'하고 소리를 냈지만 강아지는 미동도 없었습니다. 그 강아지는 오직 정면만을 응시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넌 '똥개'여도 '간지'가 좀 있구나."

또한 그 강아지를 보자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 세상을 보면 개만도 못한 대우를 받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특히 쌍용차 사태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쌍용차 경영진들은 열심히 일한 노동자 수백 명을 길거리로 내몰았고, 정부는 이 사태를 방관하고 있습니다.

이건 마치 강아지 주인이 강아지를 길거리에 버린 후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발로 차도록 내버려둔 꼴입니다. 주인을 잘못만난 탓을 해야 하는 것일까요? 모든 사람들이 석관동에서 본 강아지처럼 인정받고 대우받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장면 ②] 기계 제작자, 리플로 경고하다!

고수들은 제발 적당히 하세요. 주인의 애절한 호소문(이 사진은 #5505 엄지뉴스로 전송된 사진입니다).
 고수들은 제발 적당히 하세요. 주인의 애절한 호소문(이 사진은 #5505 엄지뉴스로 전송된 사진입니다).
ⓒ 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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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지뉴스 바로가기] 고수님들하~ 제발 참아주삼


이 사진은 제가 방배동 카페거리에서 찍은 '뽑기기계'입니다. 어렸을 때 비디오가게 앞에 있던 '인형뽑기기계'에 심취해 있던 때가 생각납니다. 그때 당시에는 '햄스터뽑기', '가제뽑기' 등이 나와 동물 학대 논란도 있기도 했습니다.

어쨌든, 기계 앞을 지나갈 때 우연히 기계 한켠에 작은 글씨로 써져있는 경고문(?)을 봤습니다.

"고수님들 제발 적당히 하세요. 부탁드립니다."

경고문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부족하고, 호소문 정도 되는 글귀였습니다. 그 글귀를 보고 저는 "이 동네에 얼마나 고수가 많았으면..."이라고 측은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주인의 안타까운 마음이 전해지는 것 같기도 하고 웃기기도 해서 엄지뉴스로 전송을 했습니다.

다음날 제가 보낸 사진 밑에 이 기계의 진실을 밝힌 댓글이 달렸습니다. 자신을 이 '기계 제작자'라고 소개한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게임기는 미리 확률 맞추어 놓은 것입니다. 예를 들어 50으로 놓으면 50번을 해야 타켓이 구멍에 들어가서 밀어 낸다는 겁니다. 만약에 100으로 맞추어 놓으면 100번을 해야 미는 봉이 구멍으로 들어간다는 겁니다. 이 게임기는 고수도 하수도 없습니다. 절대로 하지마세요. 다 사기입니다. 참고로 전 이 기계 제작에 관여한 사람입니다."

"특히 MP3등 고가의 상품은 100으로 맞춰 놓습니다. 한번에 500원이니 5만원을 투자하면 MP3하나 뽑는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MP3는 전부 중국산이고 가격도 12000원이면 사는 허접한 것이라는 걸 꼭 아시기 바랍니다. 아마도 이 엄지뉴스 여러 정황으로 보아 자작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아니면 기계주인의 상술에 모두가 속는 걸로 보면 맞습니다."

이 기계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한 닉네임 '소귀에말뚝'님의 말이 거짓이 아니라면, 이 기계는 어떻게 하든 간에 주인이 돈을 버는 기계입니다. 요즘 TV에 자주 나오는 유행어로 "이거, 씁쓸하구만"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게임은 실력에 좌지우지돼야 재미가 있는 법인데 말입니다. '소귀의말뚝'님이 말한대로 게임이 진행된다면 오락실에 있는 '뽑기류' 게임은 다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예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인의 말마따나 그 '뽑기기계'에 정해진 성공 확률을 깨는 진정한 고수분이 있다는 것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오늘 퇴근길에 추억의 '인형뽑기' 한 게임 해야겠네요.

☞ [엄지뉴스 바로가기]


태그:#엄지짱, #엄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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