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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메인에 오른 위암수술 기사.
 오마이뉴스 메인에 오른 위암수술 기사.
ⓒ 화면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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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이야기한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 있는 그대로 진솔하게 드러내지 않으면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2007년 6월에는 위암으로 위 절제수술을 했는데 지난해 6월에는 골수암으로 입원을 해야 했습니다. 재발은 아니었지만 암세포가 자랄 만한 체질인 데다 가장노릇을 한답시고 너무 무리를 많이 했던 모양입니다.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허리가 아프기 시작하더니 어느 날 갑자기 혼자서는 일어날 수도 앉을 수도 없게 되어버렸습니다. 순식간의 일이었습니다. 상태는 순간순간 급속도로 심해져서 이제 내 생명이 다했나보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받은 사랑에 감사하며 미련 없이 삶을 정리했습니다.

가족들의 성화로 진행한 CT촬영 결과 나의 병명은 암세포가 척추를 공격하는 골수암이었습니다. 척추를 공격당했으니 일어설 수도 걸을 수도 앉을 수도 없었던 것입니다. 죽음보다 더 잔혹한 척추시술을 세 번이나 하고 나서 조금씩 움직일 수 있을 때야 비로소 항암치료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나는 이미 포기한 내 생명을 가족들은 포기하지 않았고, 24시간 곁에서 지켜주었습니다. 그들이 먹여주는 밥을 누워서 하늘을 보며 눈물로 받아먹었습니다.

위암 수술 1년만에 골수암에 공격당하다

6개월 후, 항암치료를 30차례나 받았습니다. 많은 치료를 받던 중 가족들에 대한 고마움을 담아 암투병기를 쓰고 싶었습니다. 결코 자랑스럽지도 않은 이야기였지만 그냥 쓰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 기사가 놀랍게도 <오마이뉴스> 메인화면에 올랐습니다. 내내 눈물로 읽었다며 용기를 잃지 말라고 메일도 보내주었고, 진정한 마음을 담은 댓글들도 달렸고, 좋은기사 원고료도 붙었습니다. <오마이뉴스> 독자들의 따뜻한 마음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누군지 알지도 못하는 사람, 그냥 남의 이야기니 읽고 지나가도 될 텐데 그대로 지나치지 않고 사랑을 보내주었던 <오마이뉴스> 독자들에게 마음을 다하여 곡진한 감사를 드립니다. 눈물겹도록 아름답고 소중한 체험이었습니다. 그분들이 보여준 사랑과 관심은 세상은 아직도 희망을 가지고 살만한 따뜻한 곳임을 깨우쳐주었습니다.

스스로도 살아가기 힘든 세상에서 남의 일에 이렇게 관심을 보이고 사랑을 실천하기가 쉬운 일이 아닐 텐데 얼마나 큰 위로를 받았는지 모른답니다. 아무리 세상살이가 각박하다 해도 사람들의 사랑은 식지 않았음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분들의 위로와 사랑 덕분에 다시 한 번 투병할 용기가 생겼습니다.

<오마이뉴스> 독자 여러분, 사랑해요

이후 방송 3사에서도 연락이 왔지만 <오마이뉴스> 독자들이 보내준 따뜻한 성원과는 의미가 달랐습니다. 그중 한 곳에만 승낙을 해서 3월쯤에 방영이 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거기에 <오마이뉴스> 독자들의 따뜻한 사랑은 담기지 않겠지요. 독자 여러분이 보내주신 따뜻한 사랑은 식지 않고 가슴에 살아서 독한 항암주사로 견디기가 힘들 때마다 커다란 위로가 되어줄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 고맙고 고맙습니다. 마음 깊이 사랑합니다.

덧붙이는 글 | <오마이뉴스 때문에 생긴 일> 응모글입니다.



태그:#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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