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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는 아이건강국민연대와 함께 '한국의 아이들이 위험하다' 기획기사를 내보냅니다. 영양불균형, 가공식품 섭취, 체력 약화, 실내 위주 생활 등으로 아이들의 몸과 마음이 병들고 있습니다. 아이들 건강 문제는 이제 손 잘 씻고 이 잘 닦는 옛날식 사고방식으로는 해결할 수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오마이뉴스>와 아이건강국민연대는 다가오는 대통령 선거에서 아이들 건강 문제가 폭넓게 논의돼 국정지표로 선정되기를 바라는 취지에서 이번 기획을 마련했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편집자말]
사람이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쉬거나 잠을 자는 상태에서도 끊임없는 호흡이 지속되어야 한다. 이는 생명활동을 하기 위해 사용되는 산소를 공급하는 일과 사용 후 탁해진 공기를 다시 몸 밖으로 내보내는 일을 하기 위함이다. 이 호흡활동이 정지되면 생명 유지가 되지 못함은 물론 호흡 기능이 저하된다면 생명활동이 원활하게 되지 못하게 된다.

생명활동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기 위한 호흡의 조건을 보면 

첫째는 우리에게 필요한 공기는 산소가 충분한 신선한 공기여야 한다.

1분에 15회 이상 하루에 최소한 2만 번 이상의 숨을 들이 쉬고 내쉬는 우리의 폐는 한 번의 호흡에 대략 0.5리터 정도이니까 하루에 1만 톤 이상의 공기를 들이마시고 내쉬는 셈인데 이렇게 엄청난 양의 공기를 평생 동안 걸러내야 한다. 하지만 우리 주변의 공기들은 날이 갈수록 탁해져 도시를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수많은 오염된 성분의 공기를 마실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먼지에서부터 아황산가스나 펜조피렌, 납, 이산화질소 같은 각종 유해화학물질과 담배연기 등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 다행히 이러한 독한 물질들 상당 부분은 코털이나 기관지 통로의 점액, 폐 속의 섬모들이 걸러내지만 계속 가중되어가는 공기의 오염은 이 한계를 넘어서고 있는 현실이다. 그 중에서도 폐 속의 섬모들이 하는 역할은 기관지 통로에서 걸러지지 못한 나머지 마지막 정화작업을 책임지는데 이 섬모들은 예민하고 약해서 오염된 공기에 자주 노출되면 쇠약해져 죽고 만다.

문제는 인체의 다른 기관과는 달리 한번 죽은 섬모는 재생되지 않으며 이 섬모들이 죽기 시작하여 정화기능이 약해지게 되면 폐의 공기 통로에 더러운 오염물질들이 끼기 시작하고 조직에 상처를 입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폐포의 벽은 신축성을 잃게 되어 숨을 내쉴 때 폐포가 수축되지 못하고 이 때문에 이산화탄소가 폐포 속에 그대로 남게 된다.

그러면 폐포는 혈액으로부터 이산화탄소를 뽑아내고 산소를 혈액으로 공급하는 기능을 더 이상 수행할 수 없게 되는 것인데 이런 상황이 되어버린다면 조그만 활동에도 숨을 헐떡거리며 몸이 제 기능을 못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듯 정화작용의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폐 속의 섬모는 오염 물질에 약하기 때문에 현제로서는 오염된 공기를 최소화하고 피하는 방법 이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는 것이다.

1970년대만 하더라도 먹을 물을 사 먹어야 될 것이라는 말을 아무도 믿지 않았지만 30년이 지난 지금 우린 그 시대에 살고 있다. 공기도 돈으로 사야하는 시대가 곧 닥칠 거라고 한다면 너무 비극적일까? 이 첫 번째 조건에 대해서는 개인의 노력으로는 어쩌지 못하는 한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여기서 다루는 것은 피하기로 하겠다. 

두 번째는 좋은 공기를 충분하게 공급할 수 있는 용량과 조건을 갖추는 것이다.

우리 몸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우리가 느끼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생존에 필요한 전략들을 수행한다. 많은 노동을 하거나 근심이 있을 때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한숨을 쉰다. 심지어는 잠을 자면서도 한숨(내쉬는 숨)을 쉬는 것은 탁한 기운(찌꺼기)을 내보내어 심신을 맑게 정화하기위한 본능적인 생명 활동인 것인데 우리는 그 의미를 무심히 지나치며 잘 이해하지 못하고 산다.

과거 호흡활동에 대한 서양인들의 인식은 유산소운동 등으로 폐활량을 늘리면 되지 않느냐는 식으로 소극적이었다. 반면에 동양에서는 고대로부터 호흡에 대한 중요성을 일찍 깨달아 무예 등을 익히는 신체 움직임에는 물론 신체를 별로 움직이지 않는 요가, 명상, 보통 단전호흡이라 칭하는 호흡으로 심신을 다스리는 여러 가지 수련법 등 호흡과 관련한 많은 경험을 축적 하였을 뿐 아니라 일상생활 곳곳에까지 광범위하게 호흡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 활동들이 많았다.

최근 들어 많은 서양인들이 동양식의 심신 수련법을 연구하고 배우고 있으며 과학적으로도 타당하다는 것을 검증해가고 있다. 동양의 호흡에 관한 많은 정보들은 수 천 년의 오랜 세월동안의 경험을 통해 이를 증명해왔다 하겠다. 다행스럽게도 우리 주변에서도 그간 외면해왔던 과거 우리 조상들의 고전적인 방법들을 통해 심신을 다스리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호흡에 대한 접근을 새로이 하기 위해서 조금 구체적으로 들어가 보자.

보통 성인 폐의 용적은 5~6리터 정도이다. 보통 사람들의 일반적인 기준으로 1회 들이마시고 내쉬는 호흡의 양은 0.5리터 정도라 하니까, 실제 폐활량은 그 10배 해당된다. 이는 과거 우리의 조상들이 산과 들을 달리면서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공기의 양을 들어 마셔야 했기 때문에 필요에 의해 5리터 이상에 달하는 용량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하지만 현대를 사는 우리는 신체활동량이 줄어들면서 그 용량의 1/10만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왜 1/10밖에 사용하고 있지 않느냐는 문제는 차치해 놓더라도 그 1/10 사용에 먼저 문제가 발생한다. 신선한 공기로 충만해야 될 폐 속에 9/10의 탁한 공기가 머물러 있게 됨으로써 들어 마시는 숨이 들어올 공간을 빼앗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어 효율적인 공기 교환이 이루어지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폐 속에 이산화탄소의 양이 쌓여있게 되면 산소공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신진대사를 방해하고 근육에는 젖산이 쌓여 쉽게 피로하게 되며 결국 인체 활동 자체에 영향을 미친다.

쉽게 피로하고 회복 속도가 늦어지는 인체는 그 자체로 활동력이 저하되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인체가 업무에 시달려 피로할 때 적당한 운동을 하면 피로 회복 속도가 빨라지고 기분이 좋아지는 이치가 바로 폐의 활동력이 높아지면서 피로 회복을 도와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업무를 보거나 신체활동을 별로 하지 못할 경우에 9/10의 폐 속에 있는 탁한 공기의 교환은 더욱 어려워지는데 이를 개선하는 방법은 없는 것인가? 호흡을 하는 습관은 보통 들이마시는 숨에 치중하여 숨이 차거나 힘이 들 때에 우리는 심호흡을 하라고 한다.

수업 중 격렬한 운동을 한 직후 심호흡을 시키면 대부분 아이들은 들이마시는 숨을 크게 하여 많은 공기를 마시고자 한다. 하지만 어느 시점에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더 이상의 공기가 흡입되지 않는다. 이때 내쉬는 숨을 최대한 길게 시킨 다음에 숨을 들이쉬게 하면 가슴이 뚫린 것처럼 충분한 공기를 들이마시게 된다.

이는 어머니 뱃속에서 복식호흡을 하지만 태어나면서 흉식호흡으로 바뀌면서 내쉬는 숨과 들이쉬는 숨이 비슷한 길이로 습관 들여져 버렸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쉬는 숨을 의식적으로 더 길게 하여 폐 속의 탁한 공기를 비우는 연습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내쉬는 숨과 들이쉬는 숨의 비율은 어느 정도가 적당한가?

평상시와 운동을 할 때, 일을 할 때, 쉴 때 등이 각기 다르겠지만 일상에서의 기준으로 들이쉬는 숨 1 : 내쉬는 숨 1.3 정도가 적당하다고 한다.

필자의 경우는 격렬한 운동이 아닌 걷기 등은, 들이쉬는 숨 1 : 내쉬는 숨 2로 운용하는데 어려움이 별로 없는 것을 보면 내쉬는 숨을 좀 길게 하여도 무방한 것 같고 습관들이기 나름이 아닌가 싶다. 

보통 운동을 할 때 보면 호흡이 벅차고 어려워져야 뒤늦게 크게 숨을 들이마시려고 노력을 한다. 가슴이 막힌 듯이 숨이 거칠어졌다는 것은 벌써 폐가 감당해야할 한계점에 도달했다는 것인데 이때는 회복이 더디다. 한계점에 이르기 전에 호흡을 고르는 습관을 들이고(앞서 말한 바와 같이 내쉬는 숨에 더 집중을 하면서 운동을 진행) 특히 지구력을 요하는 운동은 더욱 그러하다. 가슴이 막히는 느낌이 들기 전에 미리 조절해가면서 운동을 진행한다면 부담이 훨씬 적어질 것이다.

산소 섭취와 숨쉬는 습관


수분섭취와 마찬가지로 산소섭취도 근골격계의 기능장애 때문에 제한이 생기고 다시 악순환이 된다. 신체기능이 저하될수록 몸속에 흡수되는 산소량이 줄어든다. 산소가 부족하면 신체기능은 더 악화된다. 신진대사란 신체가 분자를 분해하여 에너지로 전환하는 과정이다. 분자를 분해하거나 태울 때 반드시 필요한 것이 산소이다.

산소는 근육을 통해 이동한다. 만일 근육이 폐를 작동시키지 않는다면 모든 게 끝이다. 근육이 신진대사에 관여하는 것은 산소를 이동하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만들어진 에너지를 활용하는 데도 근육이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 신진대사를 거쳐 만들어진 에너지는 열, 혹은 운동의 연료로 사용된다. 운동을 많이 할수록 산소량도 늘어나고 신진대사율도 높아진다.

그런데 몸을 방치해둔다면 어떻게 될까? 일단 산소만 충분하다면 신진대사는 계속 이루어진다. 생명유지에 필요한 에너지를 끊임없이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근골격계를 움직여 단련시키지 않으면 점차 약해지고, 그만큼 산소의 운반도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만들어지는 에너지는 줄어들고 몸 전체가 쇠약해진다. 결국 우리 몸은 많이 움직이도록 설계되어 있는 것이다. 

* 좋은 숨쉬는 습관

1. 가슴을 항상 편다. 가능한 서도록 하고 어깨와 목을 굳어지지 않게 풀어준다.

2. 허리와 목의 S곡선을 바르게 유지하여 배를 편하게 한다.

3. 숨 쉬는 순서는 항상 내쉬는 숨을 먼저 한다. 멈추지 않고 자연스럽게 길게 이어지도록 입을 약간 벌린 상태로 ‘후’라는 소리를 내듯이 내쉰다.

4. 내쉬는 숨에서 횡격막이 평평하게 펴지는 걸 느끼도록 한다.(횡경막은 U자를  뒤집어 놓은 형태의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숨을 깊게 내쉬면 복근이 이 횡경막을 잡아 당겨 평평하게 펴진다)

5. 들이마시는 숨은 주로 코를 통해 깊게 들이마신다. 배에 공기가 가득 차 팽창하는 것을 느껴라.

6. 언제나 어느 때나 하는 것이 좋지만 아침에 일어나서, 운동을 하기 전, 잠자기 전에 긴 숨쉬기를 의도적으로 한다면 훨씬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7. 가능하면 걸음과 호흡을 같이 결합하면 효과를 훨씬 크게 볼 수 있다. 그 요령은 내쉬는 숨과 들이쉬는 숨의 비율을 2 : 1로 발걸음에 맞추는 것이다. 발걸음은 일정한 리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 호흡을 자연스럽게 그 리듬에 맞춰 조절하기가 용이하다. 또 걸음 속도에 따라 필요한 산소량을 몸이 스스로 요구하기 때문에 호흡에 무리가 따르지 않는다.

(예를 들어 내쉬는 숨 4걸음에 들이쉬는 숨 2걸음으로 걷고 있는데 숨쉬기가 거칠어진다면 발걸음 수를 내쉬는 숨 2걸음에 들이쉬는 숨 1걸음으로 바꾸면 되는 것이다. 반대로 여유가 있다면 걸음 수를 늘이면 된다. 내쉬는 숨 6걸음에 들이쉬는 숨 3걸음 등으로 2 : 1의 비율을 유지하면 된다.)   

* 필자의 경험으로는 걸음과 호흡은 궁합이 잘 맞는다. 동양의 심신을 단련하는 전통 수련법(요가, 단전호흡, 명상 등)에 호흡법이 많이 강조되지만 대부분 정적인 상태에서 하기 때문에 상당한 집중력과 더불어 시간이 필요하지만 걸음은 리듬이 일정하기 때문에 따로 그 길이를 맞추려 신경을 쓸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 김영효 기자는 30년째 중등학교에서 체육교과를 가르치는 교사입니다.



태그:#건강, #호흡, #숨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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