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고뱅이유원지에 개나리와 벚꽃이 만개했다
ⓒ 김정수
섬진강을 따라 여행을 하다보면 강 위에 아로 새겨진 'V'자로 인해 발길을 멈추게 하는 독특한 풍경의 유원지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2003년과 2004년에 걸쳐 섬진강 기행을 하면서 새롭게 발견한 여행지 중 가장 인상적인 곳은 순창의 고뱅이유원지였다. 고뱅이유원지는 전북 순창군 유등면 내이리와 유촌리 사이의 섬진강변에 자리하고 있다. 유원지 위쪽으로 88고속도로 섬진교가 지나고 있다.

▲ 대나무와 발로 만든 고뱅이어살에는 섬진강 은어가 잡힌다
ⓒ 김정수
고뱅이유원지의 명물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고뱅이 어살이다. 순창군의 관광홍보자료에 따르면 고뱅이 어살은 조선 중기 때 자연석으로 강을 'V'자 형으로 막아 쌓고, 가운데 부분에 물이 지나가도록 한 곳에는 대나무와 발을 엮어 강물을 따라 흘러내려가던 물고기들이 잡히도록 만든 것이다.

선조들의 지혜가 돋보이는 자연을 이용한 고기잡이로 남해 바닷가의 죽방림과 비슷하다. 이렇게 잡힌 참게, 잉어 등은 순조 임금에게 진상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곳에 명물로 자리잡았던 어살은 88고속도로 건설로 그 자리에 섬진교가 들어서면서 유실되고 말았다. 2003년 12월에 유등면민의 뜻을 모아 섬진교 아래쪽에 다시 복원되었다. 고뱅유원지 입구에는 이를 기념하는 어살복원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 고뱅이 어살에 걸린 물고기를 마을주민이 잡아올리고 있다.
ⓒ 김정수
유원지는 4월초에서 중순경 봄기운이 완연한 모습이 가장 아름답다. 어살 앞쪽의 강변에는 개나리가 만개하고, 어살 건너편의 정자인 어초정 주변에는 벚꽃이 활짝 피어 빼어난 정취를 뽐낸다. 그 사이로 섬진강이 흐르고, 'V'자 형의 돌로 만든 어살이 물 위로 드러나 있어 저 곳을 한 번 걸어봐야지 하는 설레임으로 다가온다.

돌로 쌓은 길 위로 발을 내딛자 강이 시원스럽게 흘러가는 물소리가 정겹다. 절반쯤 지나자 어살이 보인다. 대나무와 발을 엮어서 만든 어살 사이로 물줄기가 세차게 흘러내려간다. 마침 어살에 물고기 몇 마리가 걸려 발버둥을 치고 있다.

어살에 걸린 물고기를 마을 주민이 손으로 잡아 올리는 모습이 신기할 따름이다. 다시 반대편의 돌길을 건너자 모래사장이 나타난다. 섬진강의 모래위는 너무나 푹신푹신해서 양탄자 위를 걷는 듯한 느낌이다.

▲ 어정 임종주와 초봉 임한주 형제가 1929년에 세운 어초정 주변으로 벚꽃이 만개했다
ⓒ 김정수
모래사장을 지나 언덕으로 난 길을 따라 오르자 어초정이 강변에 우뚝 솟아있다. 어초정은 구마등 산기슭인 유등면 유촌리에 세워진 정자이다. 이 정자는 어정 임종주와 초봉 임한주 형제가 1929년에 세운 것이다. 두 형제의 호의 첫글자를 따서 어초정이라 불렀다.

현판은 고종임금의 아들인 이강 공의 친필이라 한다. 어초정 주변 바위에는 '집정조대'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이는 정자 주변의 경치를 즐기면서 적성강에 노니는 은어를 잡는다는 뜻이다. 이곳은 예전에는 적성강이라 불리었으나, 지금은 섬진강으로 부른다.

어초정 바로 옆에는 벚꽃이 만개해 섬진강의 봄을 화사하게 밝힌다. 이곳에 서면 어살과 섬진강이 한눈에 들어와 독특한 풍경을 만들어 낸다. 유원지 내에 별다른 편의시설은 없지만 어살과 어초정만으로도 섬진강의 색다른 매력에 듬뿍 빠지게 된다.

▲ 섬진강체육공원 전경
ⓒ 김정수
고뱅이유원지에서 섬진강을 따라 올라가다 88고속도로의 섬진교 아래를 통과하면 섬진강체육공원이 나온다. 유등면 오교리의 강변에 자리한 체육공원으로 체육활동을 하기에 더없이 좋다.

주변 경관이 뛰어나고, 솔솔 부는 강바람으로 인해 더운 줄 모르고 운동에 전념할 수 있다. 10만 평방미터의 대지에 6억의 사업비를 들여 1997년에 조성된 곳이다. 드넓은 축구장을 비롯해 간이천막센터, 피크닉장 등이 들어서 있다.

축구장은 파란 잔디가 촘촘히 자라고 있어 월드컵 꿈나무인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축구장 외곽으로 자전거 전용도로가 조성되어 있어 자전거 하이킹을 즐기기에도 더없이 좋다.

체육공원은 두곳으로 나뉘어지는데 유천교 아래쪽에는 배구장, 다목적운동장, 잔디밭, 모래밭 등이 조성되어 다양한 체육활동을 한 공간에서 소화해낼 수 있다.

▲ 식당인 하얀집 입구에 벚꽃이 만개했다
ⓒ 김정수

어떻게 가고, 뭘 먹을까?

추천맛집

체육공원에서 유천교를 건너면 왼쪽 도로변에 자리한 식당이 '하얀집'이다. 섬진강에서 잡히는 민물고기를 이용한 요리가 별미인데 붕어찜, 쏘가리매운탕, 메기매운탕 등을 맛볼 수 있다.

이곳에서 잡히는 자연산 자라를 푹 끓인 용봉탕과 자연산 장어구이, 자연산 장어즙도 유명하다. 6실의 민박집도 운영하는데 이곳 역시 이즈음에 찾아가면 벚꽃이 만개해 봄풍경이 아름답다.

교통정보

자가운전: 88고속도로 순창IC를 빠져나와 순창방면으로 우회전한다. 순창삼거리에서 전주·남원 방면으로 우회전한다. 사거리에서 유등방면으로 우회전한다.

다시 사거리에서 유등방면으로 좌회전하여 섬진강변을 따라 올라가면 고뱅이유원지와 섬진강체육공원이 나온다.

대중교통: 곡성터미널에서 유등행 시내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덧붙이는 글 | 나만의 여행지 공모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여행작가로 남해바다가 내려다보이는 금오산 자락에서 하동사랑초펜션(www.sarangcho.kr)을 운영중이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