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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이맘때 쯤 한해를 돌이켜 보면 역시 '다사다난'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떠 오른다. 올 한해도 다양한 경험이 있었고 새로운 세계와 분야에 눈을 뜨기도 한 해였다.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고 늘 생각해 오고 있는 나로서는 특히 2006년은 남다른 시도를 해 보았던 시기였다.

먼저 지난 98년부터 그저 꿈만 꾸고 있던 철인3종경기(트라이애슬론)에 정식으로 입문했다. 6월 속초에서 있었던 설악트라이애슬론대회와 9월 영종도에서 개최된 하이서울시장배 트라이애슬론대회에 참가해 첫 완주에 성공했다.

@BRI@올해는 몇 차례 42.195km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했다. 지난 11월, 100km 울트라마라톤에 처음 도전해 완주한 것은 내가 달리기를 시작한 이후 가장 큰 성취감을 맛보았던 대회였다. 해 뜨기 전에 달리기 시작해 해가 진 후에야 비로소 완주지점에 도착했던 특별한 경험이었다.

요즘에도 규칙적으로 구민체육센터에서 체력단련과 수영을 하고 있다. 주말이면 하체단련을 위해 주로 불암, 수락, 사패, 도봉, 북한산으로 이어지는 5산종주 산행을 하고 있다.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지만, 기본적인 건강과 건실한 육체가 바탕이 되지않는다면 이것 또한 그저 한갓 공염불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2006년 한해는 이러한 나의 의지와 계획이 구체적으로 실행에 옮겨진 해였다. 30대 후반부터 준비해 40대 초입에 들어 도전한 철인3종경기와 울트라마라톤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 6월, 속초 설악철인3종경기 대회에서
ⓒ 유태웅

막강파워 40대, 고령화시대를 맞이해 '건강이 최고'다

2006년 한해동안 마라톤을 비롯해 많은 대회에 참가하다 보니 연령층 대비 40대의 운동에 대한 집념과 적극적인 참여를 목격하게 된다. 40대는 30대가 가지고 있는 탄탄한 체력과 50대의 노련미가 적절하게 결합된 연륜이 돋보인다.

대체적으로 마라톤과 같은 생활체육 동호회에서 주도적으로 모임을 이끌어가며 가장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는 부류는 40대이다. 40대에 암 등에 의한 사망률이 가장 높다는 국내 통계치는 어쩌면 이들을 운동장으로 몰아내는 가장 강력한 요인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40대가 보여주는 힘과 기교, 운동에 대한 열정을 이것만으로 설명하기엔 왠지 부족하다. 불혹(不惑)이라는 나이. '운동에 전념하되, 다른 유혹거리에 흔들리지 않는' 40대만의 집중력과 뛰어난 지구력이 그들을 생활체육현장으로 끌어들이는 한 요인은 아닐까.

지난 10월, 2만여 달림이들이 참가한 한 마라톤 대회의 연령별 구성비를 살펴보면 40대의 '막강파워'를 확인할 수 있다. 연령대별 완주인원은 40대가 6821명으로, 30대 2777명, 50대 2432명을 제치고 가장 많은 완주인원을 기록했다.

또한, 연령대별 평균기록에서도 40대는 남자 4시간 16분 9초, 여자 4시간 41분 47초로 30대(남자 4시간 25분 2초, 여자 4시간 47초 59분)와 50대(남자 4시간 23분 6초, 여자 4시간 56초 59분)보다 높았다.

지난 11월, 역시 2만여 명의 달림이들이 참가한 마라톤대회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연령별 참가구성비를 살펴보면, 40대 46%, 30대 27%, 50대 15%, 20대 10%를 보였다. 이같은 통계치를 볼 때 40대가 마라톤에 가장 적극적인 연령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미국의 생물학자이자, 41세의 나이로 1981년도 시카고 100km 울트라마라톤대회에 참가해 6시간 30분여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한 베른트 하인리히는 자신의 울트라마라톤 도전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41세였던 1981년 봄에 나는, 내 인생의 행로를 확실하게 인식했다. 내 평생의 꿈에 열정적인 새로운 희망을 보태, 내 몸과 마음은 열의와 확고한 신념, 낙관으로 가득 찼다. 그해 가을 시카고에서 열릴 예정이던 전미 100km울트라마라톤 대회에 참가해 우승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눈 앞의 일에 당장 도전하라. 그렇지 않으면 평생을 두고 후회할 것이다. 그때 당시 내 마음은 이렇게 외치고 있었다."

경영학의 귀재, 톰 피터스는 몇 년 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국제건강스포츠협회(International Health, Racquet & Sportsclub Association)에서 강연했다. 그가 강연한 내용과 자료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국제건강스포츠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1987~1997년 국제건강스포츠협회 소속 클럽들의 18~34세 회원수가 27%, 35~54세 회원수가 103% 증가했다. 그러나 55세 이상 회원수는 123% 증가를 보였다. 더욱 인상적인 것은 1987~2002년에 국제건강스포츠협회 소속 클럽들의 55세 이상 회원수는 265%가 증가했다."

톰 피터스는 고령화시대에 따라 향후 50대 이상의 생활체육인구가 급속하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이미 그같은 트렌드(trend)는 그가 제시한 자료를 통해 증명되고 있다. 이것은 미국의 사례이지만 조만간 고령화사회에 접어든 우리 사회도 50대 이상 생활체육인구의 증가를 전망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마라톤을 비롯한 생활체육부문에서 막강파워를 보이고 있는 요즘 40대. 고령화시대에 본격적으로 돌입하는 시기와 맞물려 그들의 활약은 50대에 이르러서도 쉽게 꺼지지 않을 전망이다.

열정과 도전정신에 못지않게 '운동을 즐기려는' 자세도 필요

▲ 11월, 100km울트라마라톤 대회에서
ⓒ 유태웅
운동의 목적은 먼저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건강을 바탕으로 화목한 가정생활과 활력 넘치는 사회생활을 통해 얻는 정신적인 만족감일 것이다. 그러나 도가 지나치면 화를 부르는 법. 간혹 무리한 운동과 부주의로 인해 운동을 하지 않은 것보다 못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2006년 3월, 한 중견개그맨(49세)의 죽음은 운동중독과 무리한 운동에 대한 경종을 울려준 사건이었다. 평소 즐겨가던 체육센터에서 운동 중 사망한 그는 무리한 체중감량과 운동량으로 인해 급사한 경우였다.

운동을 하다 보면 관련 인터넷동호회를 자주 접속하게 된다. 지난 5월초 무렵엔 철인3종경기를 준비하던 한 동호인(43세)이 아침수영강습 중에 실내수영장에서 뜻하지 않은 사고로 사망했다. 아무리 안전한 실내수영장이라도 '주의 또 주의'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해 준 사례였다.

그뿐이 아니다. 도로 사이클이나 산악자전거를 타다가 접촉사고도 아닌 혼자만의 부주의로 인해 낙차사고를 일으키는 경우도 많다. 심한 경우엔 쇄골뼈나 팔목이 부러져 몇 개월 동안 불편한 생활을 감수해야 하는 사례도 접하게 된다. (동호인 각각 46세·47세)

마라톤을 즐기는 인구가 늘면서 무리하게 울트라마라톤에 도전하다가 발목이나 무릎 등에 만성적인 질환을 앓는 경우도 쉽게 목격하게 된다. (동호인 각각 39세·41세) 운동에 임하는 뜨거운 도전정신과 열정에 못지않게 안전을 최우선시하고 '운동을 즐기려는' 냉정한 마음자세가 필요한 부분이다.

▲ 8월, 제주국제철인3종경기 대회에서 완주 후 휴식을 취하고 있는 선수들
ⓒ 유태웅

건강을 지켜려다가 오히려 화를 당하는 일이 없어야

지난 10월 하순, 울트라마라톤을 대비해 산행에 나섰다가 직접 발견한 사고현장은 간혹 쉽게 여기는 등산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준 사례이다. 당시 사고발생장소는 수락산 정상에서 약 10분 여 거리에 있는 '하강바위'로 평소에도 꽤나 위험한 등산로로 알려져 있다.

사고당사자는 하강바위 밑으로 아슬아슬하게 놓여 있는 코스를 지나다가 한순간 미끄러져 경사도 약 70도의 바위를 타고 50여 미터 가량을 구르면서 추락했다. 사고자는 나무기둥에 부딪히면서 가까스로 멈추었는데, 때마침 주위를 지나던 등산객들이 발빠르게 대처해 서울소방 관할 구조헬기에 의해 병원으로 후송된 사례다.

이번 일을 계기로 불의의 사고는 언제 어디서든 내 바로 주위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아무리 낮은 산, 쉽게 여기는 등산일지라도 안전하고 즐겁게 즐기려면, 항상 준비된 복장과 장비를 갖추고 '조심 또 조심'하는 수밖에는 왕도가 없을 것이다.

건강을 지키려다가 오히려 건강과 심지어는 생명까지 잃게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될 것이다.

▲ 사고위험이 높은 수락산 하강바위
ⓒ 유태웅

▲ 하강바위 아래, 사고가 발생한 지점을 한 등산객이 지적하고 있다
ⓒ 유태웅

▲ 경사각도 약 70도 정도의 바위를 타고 50미터 가량 추락한 사고자가 나무에 걸려있다
ⓒ 유태웅

▲ 서울소방 관할 소방구조대원이 등산객과 함께 긴급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 유태웅

▲ 2명의 구조대원이 사고자를 실은 응급구조용 침구를 헬기에 올리고 있다
ⓒ 유태웅

▲ 사고발생 20분만에 사고자를 헬기로 병원으로 이송하면서 모든 상황은 종료
ⓒ 유태웅

덧붙이는 글 | <2006년 나만의 특종> 응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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