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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 아름다운 학교' 대상을 받은 인천후정초등학교
ⓒ 인천후정초등학교
천편일률적인 붉은 벽돌과 회색빛 콘크리트 건물로 기억되던 학교 건축물들이 근래 새로 건축되는 학교를 중심으로 이른바 '아름다운 학교'로 탈바꿈하고 있다. 교육과정과 연계된 교실환경은 물론 건축물의 배치나 조경시설 등이 종래에는 쉽게 볼 수 없던 친환경적인 구조로 변모하고 있는 것.

물론 여전히 예전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학교도 많지만, 요즘 신설되는 학교들은 대체로 건축물의 배치와 모양새가 뛰어난 경우가 많다. 간혹 현상설계나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Pre-Qualification, PQ)를 통해 공개적으로 입찰이나 디자인 경쟁을 벌여 당선작을 선정하는 학교건축물은 일반건축물에 비해 건축디자인 면에서 더 뛰어나다.

건축물로서 디자인이 뛰어난 학교건축물들은 주로 신도시개발지역이나 재건축 아파트단지, 학교가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면서 새 건물을 신축하는 경우, 혹은 기존의 학교건물을 부분적으로 리모델링하거나 부대건물을 신축할 때 탄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2006 아름다운 학교'로 26개교 선정

@BRI@지난 12월 8일, 건국대 새천년기념관에서는 '아름다운학교운동본부'가 주최하고 교육인적자원부, 16개 시도교육청, 교육혁신위원회 등에서 함께 공모, 선정한 '2006 아름다운 학교' 시상식과 전시회가 열렸다.

'아름다운 학교 운동'을 활성화하기 위한 '2006 아름다운 학교' 공모에 전국에서 모두 111개교가 응모해 지역과 중앙심사, 학교현장실사 등 심사과정을 거쳐 총 26개 학교가 아름다운 학교로 선정되었다.

이 가운데 영예의 대상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상에는 인천후정초등학교가 선정되었다. 최우수상인 시도교육감상에는 서울가락고등학교를 비롯해 16개 학교, 우수상인 '아름다운학교운동본부'상에는 서울대사범대부설중학교를 비롯해 모두 6개 학교가 선정되었다.

대상을 받은 인천후정초등학교는 학생들이 직접 식물을 심고 가꾸며 체험하는 자연관찰학습장, 테마가 있는 복도코너, 정서적인 화장실 등 실내 환경 꾸미기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는 평이다. 또한 도서관, 특수교실, 영어학습실, 학부모와 협력 체제 강화를 위한 학부모 동아리활동 등이 활발한 학교로 알려져 있다.

'아름다운학교운동본부'가 추진하고 있는 '아름다운 학교 운동'은 아이들이 가고 싶고, 머물고 싶고, 행복하게 공부할 수 있는 아름다운 학교를 조성해 그 속에서 아름다운 만남과 아름다운 꿈, 아름다운 미래를 가꿔가는 운동이다.

실용성과 디자인을 중시하는 경향으로 전환

▲ 건물배치와 디자인이 좋은 한 사립초등학교 전경
ⓒ 유태웅
지난 12월 11일 준공한 홍익대학교 정문 건축물이 화제를 모았다. '홍문관'이라는 이 건축물은 폭 56m, 높이 45m로 대학 측에 따르면 세계 최대 규모의 대학정문이라고 한다. 연면적만 1만9천여 평에 이르는 이 대학부속건물 겸 정문엔 대학과 지역사회의 벽을 허물겠다는 디자인 콘셉트가 반영됐다.

이 건축물에는 대학원 강의실과 교수연구실, 교내복지시설 등이 마련될 예정이다. 비좁은 대학캠퍼스 사정상 평소 부족할 수밖에 없는 교육 및 부대시설을 확충하면서 학교의 상징인 정문으로 활용한 건축 아이디어가 당분간 일반인들의 호기심 어린 시선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때 팽배했던 권위주의 시대를 상징하듯, 대학교에서 크고 높았던 상징적인 정문이 일반적이던 시절이 있었다. 어디를 가든 비슷했던 초등학교 건물, 우중충해 보이기까지 했던 중고등학교 건물들이 이제는 점차 실용성과 디자인을 중시하는 경향으로 변하고 있다.

'아름다운 학교'를 지향하는 현장

▲ 2007년 3월 개교를 앞두고 있는 한 신설고등학교의 전경
ⓒ 유태웅
내년 3월에 새롭게 학생들을 받아들이는 한 신설 고등학교의 막바지 신축공사현장을 찾아가 보았다. 개교일정에 맞추기 위해 모든 골조공사와 외장공사를 마무리하고 내장공사와 운동장 정비작업, 외부 조경공사를 한창 진행하고 있었다.

직사각형 대지에 전체적인 건물배치는 'ㅓ'자형이며, 북쪽 아파트단지 방향으로 넓은 운동장을 배치해 아파트단지와 학교 교실 간 시선을 최대한 차단했다. 건물 남쪽으로 교실을 배치하고 건물과 뒤편 야산 사이에 남은 공간에는 오솔길과 아담한 연못, 나무로 만든 정자 등을 배치해 학생들이 휴식시간을 이용해 자연의 체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 색상과 질감의 조화가 돋보이는 복도와 교실 입구
ⓒ 유태웅
▲ 나무정자와 연못 등으로 조성된 친환경 쉼터
ⓒ 유태웅
또한 정문 출입구를 비롯해 외부와 연결된 출구를 모두 4곳에 배치해 교사와 학생들의 동선을 분리하거나 각각의 방향에서 모두 출입이 수월하도록 설계되었다. 이러한 설계는 학교와 외부공간을 완전한 분리한 것이 아니라, 때에 따라선 자연스럽게 서로 장벽을 허물 수 있는 가능성을 남겨둔 듯했다.

전체적으로 건물외장은 전통적인 벽돌마감과 현대적인 감각이 물씬 배어있는 자재들이 조화를 이뤄, 보기에도 산뜻한 마감 재료의 질감이 느껴졌다. 개교를 앞둔 신설고등학교의 건축현장은 최근 들어 '아름다운 학교'를 지향하는 건축적인 안목이 그대로 반영된 건축물이었다.

▲ 학교 보조출입구가 도로변에 바로 근접해 있다
ⓒ 유태웅
▲ 각 화장실 입구에 별도로 설치된 장애인 전용 화장실
ⓒ 유태웅
'아름다운 학교'를 지향하는 건축적인 안목에 못지않게, 살아 있는 교육이 이뤄지는 '내실 있는 학교'로 함께 거듭나는 캠퍼스와 교정을 생각해볼 때다. 교육현장을 담는 건축이라는 그릇이 점차 진화하는 것처럼, 내실도 함께 나아져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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