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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22일 전남 영광 조용한 농촌마을에 위치한 성지송학중학교 운동장 위로 거대한 풍선이 떠올랐습니다. 이 학교는 전교생이 60명 정도로 작지만, 꿈이 있는 특성화중학교(대안학교)입니다.

'열기구와 함께 찾아가는 청소년 과학캠프'라는 명칭 아래 1박 2일 동안 진행된 프로그램은 문화관광부에서 주최하고 (사)청정청소년복지후원회 익산시지회에서 주관하는 프로그램이었죠.

열기구 비행을 체험하면서 아이들의 모험심과 개척 정신을 함양하고, 과학의 원리를 터득할 수 있는 새로운 체험을 통해 적극적이고 건강한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 행사의 목적입니다.

▲ 열기구를 띄우기 위해 준비중
ⓒ 강민구
첫날 생전 처음 보는 열기구의 거대함에 한 번 둥그레진 눈은 점점 하늘 위로 날아 오르기 시작하는 기구를 보고 입까지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아쉽게도 이날 행사는 태풍의 영향으로 악조건에서 이뤄졌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뭔가를 바라는 눈빛으로 하나 둘 열기구에 몸을 싣기 시작했습니다.

자신들이 탄 열기구가 하늘 위로 떠오르기 시작하자 이번에는 어디에서 그런 힘이 생기는 것인지 목청이 터져라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습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다른 친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손을 흔들며 서로의 이름을 불러주는 모습이 정말이지 보기 좋았습니다.

더구나 이번 열기구 체험 행사는 인근에 초등학교(군서초등학교) 학생들도 초청해 함께 한 행사였기에 더욱 뜻깊었습니다. 또 지역과 함께 정보를 교류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데 의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기상 상태가 악화돼 도중에 열기구 탑승은 중지할 수밖에 없었습나다.

▲ 열기구 체험 사진
ⓒ 강민구
기구를 직접 조종하는 분과의 대화시간, 아이들이 질문을 얼마나 많이 하는지, 진땀을 흘리는 조종사 분을 보며 다시 한 번 아이들에게 많은 경험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이렇게 첫날 프로그램을 마치고 두 번째 날을 맞이했습니다.

이번에는 전날 만들었던 모형 열기구를 직접 날려보고, 계란 깨뜨리지 않고 떨어뜨리기 대회를 열었습니다. 빨대와 나무젓가락, 고무밴드, 유리테이프, 종이컵을 재료로 계란을 옥상에서 떨어뜨려서 깨지지 않게 하기 위해 구조물을 만드는 시간이었습니다.

▲ 모형열기구를 따라가는 아이들
ⓒ 강민구
조별로 학생들은 서로들 의견을 내면서 구조물을 만들기 시작하는데 이런게 정말 살아있는 수업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어쨌든 완성된 구조물을 들고 옥상에 올라간 아이들은 무슨 마음에서인지 하나 같이 손을 모으고 계란 구조물을 바라보더군요. 아무래도 그 순간만큼은 그 작은 계란 하나가 이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물건이라고 생각하는 듯했습니다.

호각소리와 함께 던져진 구조물들은 하나, 둘 허공을 가르며 땅으로 떨어지기 시작했고 떨어짐과 동시에 둔탁한 소리에 아이들은 다시 한 번 놀랐습니다. 혹시나 우리 계란이 깨진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때문입니다.

▲ 계란 살리기대회 장면
ⓒ 강민구
드디어 땅에 떨어진 구조물을 개봉하는 시간, 아이들의 침 넘어가는 소리가 그렇게 크게 들리긴 처음이었습니다. 게다가 계란을 얼마나 정성스레 잘 쌌는지 잘 풀리지도 않더라고요. 결과가 발표될 때마다 환호성과 한숨 소리가 교차하는 모습이 정말 예뻤습니다. 이 대회를 마지막으로 1박 2일간의 열기구 캠프는 끝나고 아이들은 정상 수업으로 돌아갔습니다.

캠프가 끝나는 게 못내 아쉬웠던 아이들이 "내년에도 또 하죠?" 라고 묻는데, 그 한마디가 이번 캠프의 평가를 대신하는 것 같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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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성화중학교(대안학교)에서 일어나는 교육을 누구보다 사실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작은 학교지만 어느학교보다 내실있는 프로그램을 얘기하고 자랑하고 싶어서 가입했습니다. 글은 학교와 교육 그리고 환경에 관한 글을 쓰고 싶습니다. 물론 능력이 된다면 더 많은 분야에도 다양하게 넓혀가고싶은 욕심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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