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항저우'입니다. 9월 23일부터 10월 8일까지, 5년 만에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장소입니다. 기다림 자체가 길었던 탓인지 선수들에게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어떤 때보다도 많이 중요한 자리입니다. 그런 항저우 아시안게임의 현장을 더욱 깊고 진중하게 여러분께 전해드립니다.[편집자말]
 
 2일 경기가 끝난 뒤 만난 조광희 선수(오른쪽)과 장상원 선수(왼쪽)

2일 경기가 끝난 뒤 만난 조광희 선수(오른쪽)과 장상원 선수(왼쪽) ⓒ 박장식

 
한국 카누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첫 메달을 따냈다. 한국 카누의 '간판' 조광희 선수가 장상원 선수와 합작해 메달을 따낸 것. 조광희는 인천과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서 개인전 금메달을 따낸 선수다.

2일 오전 항저우 푸양 수상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남자 카약 더블 500m 경기에서 조광희(울산광역시청)·장상원(인천광역시청) 듀오가 은메달을 따냈다. 두 선수는 1분 37초 690의 성적을 기록, 중국의 부팅카이·왕콩캉과 약 1초 남짓 차이로 2위를 차지했다.

조광희 선수에게 아시안게임 2연패와 올림픽 출전을 안겨주었던 카약 싱글 200m 세부종목이 이번 대회 갑자기 사라졌다. 조광희 선수는 "내일(3일) 한 번 기회가 더 있으니 준비를 잘 하려고 한다"며 아쉬움을 삼켰다. 

초반 앞서나갔지만... 막반 뒤집기 허용했다

조광희·장상원 조는 예선을 1분 37초 303으로 통과해 2위를 기록했다. 금메달을 놓고 다툴 것으로 예상됐던  중국은 1분 35초 568로 통과했다. 2초 가량의 생각보다 큰 차이. 그럼에도 두 선수는 결승에서의 선전을 노렸다.

그렇게 시작된 결승전. 조광희와 장상원은 마치 기계처럼 노를 저으며 초반 스퍼트를 냈다. 중간 지점인 250m 통과 시점 두 선수의 기록은 45.54초. 중국은 이에 1초 가까이 뒤지는 46초 32를 기록했다. 

하지만 중국이 후반 매섭게 치고 올라오며 거리를 바짝 좁혔다. 특히 1000m가 주종목으로, 도쿄 올림픽에도 나설 정도였던 부팅카이와 왕콩캉이 한국의 배를 바싹 쫓았다. 조광희·장상원 역시 추격을 저지하려 노를 빠르게 저었지만, 장거리가 주종목인 상대 선수들의 위세가 거셌다.

400m 지점에 도달하기 전 결국 중국의 뱃머리가 한국의 선수를 앞섰다. 중국은 도리어 더욱 후반 스퍼트를 내며 1분 36초 658의 성적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한국은 1분 37초 690, 1초 032 차이로 중국의 뒤를 이어 들어왔다. 선수들은 3위 이란과 2초 넘는 차이를 벌렸지만, 앞선 중국을 누르지 못한 것에 못내 아쉬워했다.

한편 같은 날 진행된 여자 카약 더블 500m에서는 최란·이하린 조가 1분 58초 019를 기록해 6위를, 남자 카누 더블 500m에서 황선홍·김이열 조가 1분 53초 412의 결선 성적을 기록해 5위에 올랐다. 남자 카약 싱글 1000m에 출전한 박주현은 4분 02초 955의 성적을 기록, 8위로 경기를 마쳤다.

"적응 어려움 아쉬워.... 3일 도전 이어갈 것"

경기가 끝난 직후 만난 조광희 선수와 장상원 선수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조광희 선수는 "작년부터 정말 준비를 많이 했다"면서 "중국 홈이다 보니까 그런 부분도 적응을 했어야 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준비가 유독 힘들었던 것은 장상원 선수도 마찬가지다. 장 선수는 "솔직히 울컥ㅎ한다. 준비 과정이 많이 힘들었다. 오늘 경기가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라며 분토했다. 

조광희 선수는 "내일 4인조 500m 경기가 남아있다. 한 번 기회가 더 있으니 준비를 잘 하려고 한다"면서, "파리 올림픽도 있고, 나고야 아시안게임도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다음 대회 준비도 해 나가고 싶다"며 바람을 드러냈다.

조광희와 장상원은 3일에도 도전을 이어나간다. 이번 도전에는 조현희, 정주환 등 두 명의 선수가 함께 '메달 사냥'에 나선다. 남자 포어 카약 500m은 한국 시간으로 3일 정오부터 열린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조광희 장상원 항저우 아시안게임 카약 카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