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항저우'입니다. 9월 23일부터 10월 8일까지, 5년 만에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장소입니다. 기다림 자체가 길었던 탓인지 선수들에게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어떤 때보다도 많이 중요한 자리입니다. 그런 항저우 아시안게임의 현장을 더욱 깊고 진중하게 여러분께 전해드립니다.[편집자말]
남녀 하키 대표팀의 아시안게임 결선 동반 진출이 가까워지고 있다. 여자 대표팀은 아시아 하키에서 손꼽히는 강호 인도와의 경기에서 극적인 무승부를 거두었다. 남자 대표팀은 오만을 크게 누르면서 결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10월 1일 항저우 공슈 운하 스포츠파크 하키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인도의 여자 하키 B조 라운드로빈에서 대한민국이 1대 1의 스코어로 비겼다. 인도는 이전 아시안게임에서 여섯 개의 메달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필드 하키 강국인데, 한국은 선취점을 따내면서 인도를 압박했다. 

같은 장소에서 열린 2일 경기에서는 남자 하키가 오만과의 경기를 16대 1로 승리하면서 메달 레이스 진출이 확정된 가운데, 3일에는 여자 하키의 결선 진출을 확정짓는 말레이시아와의 경기가 열린다. 인도전에서 골을 기록한 조혜진 선수는 "금메달까지 가도록 한 마음 한 뜻으로 열심히 뛰겠다"고 다짐했다.

'강호' 상대 낭보, '결선 진출' 성공... 5년 전과 다르다
 
 1일 인도와의 경기에서 선취점을 기록했던 조혜진 선수.

1일 인도와의 경기에서 선취점을 기록했던 조혜진 선수. ⓒ 박장식

 
5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사상 처음 남녀 하키 대표팀이 동반으로 결선 진출권까지 놓치며 걱정을 샀던 모습과 달랐다. 오히려 9년 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의 선전이 떠오르는 경기였다.

1일 저녁 열린 한국과 인도의 여자 하키 조별리그 3차전.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인도를 압박했다. 특히 1쿼터 12분에는 인도가 한국에 패널티 스트로크를 내주면서 득점 기회가 찾아왔다. 패널티 스트로크 기회를 놓치지 않은 조혜진(아산시청)이 이를 골로 연결시켰다. 

그렇게 만든 선취점을 3쿼터까지 지키는 데 성공한 대표팀. 하지만 3쿼터 마지막 순간 패널티 코너를 인도에 내줬다. 결과는 인도의 동점골. 하지만 여자 대표팀은 추가 실점 없이 경기를 1대 1로 마무리지으며 조별리그 공동 1위 자리를 지켰다.

2일 아침에는 남자 하키의 조별리그 최종전이 있었다. 앞선 경기에서 경계해야 할 상대인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4대 3으로 이겼던 남자 대표팀은 상대적으로 약팀인 오만을 16대 2라는 큰 점수차로 눌렀다. 

중국을 상대로 1패한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모든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남자 대표팀은 조별리그 2위로 결선 진출에 성공했다. 다만 준결승에서 만나는 첫 상대가 2006 도하 아시안게임을 제외한 모든 아시안게임 경기에서 메달을 따냈던 하키 강국 인도라는 점이 껄끄럽다.

"한마음 한뜻으로 금메달 따고 싶다"

1일 경기가 끝난 후 만난 조혜진 선수는 "조 1위 목표로 선수들이 같은 마음으로 뛰었다"라며 "덕분에 인도를 상대로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단 하나 아쉬운 것은 3쿼터 인도에 점수를 내주며 조 1위를 확정짓지 못했다는 점. 조혜진은 "인도에 이겼으면 조 1위가 확정되어서 더욱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을텐데 그러지 못 해 아쉽다"면서 "한 게임 남았으니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을 다 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한국 관중들의 응원 역시 선수들에게는 힘이 된다. 조혜진 선수는 "다른 국가에 와서 뛰는 것인데도 한국 관중 분들이 크게 응원해주시니 좋았다. 그럼에도 응원에 집중하기보다는 필드 안에서 우리의 경기력에 집중하는 것이 선수라면 당연한 일"이라며 겸손하게 말했다.

한국시간으로 3일 오후 1시 45분부터는 여자 대표팀 선수들이 말레이시아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 나선다. 4일에는 남자 대표팀 선수들이 인도와의 준결승은 치른다. 

조혜진 선수는 "오늘 경기처럼 한 마음 한 뜻으로 열심히 뛰어준다면 9년 만의 금메달까지 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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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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