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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가 14일 거제시청 브리핑룸에서 옥포조각공원으로 소방서 일방적 이전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가 14일 거제시청 브리핑룸에서 옥포조각공원으로 소방서 일방적 이전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대우조선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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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시가 옥포조각공원으로 거제소방서 신축 이전을 추진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우조선지회는 14일 거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옥포조각공원으로의 소방서 이전을 반대하는 입장을 냈다.

옥포조각공원은 옥포동 산79-2번지 일대 5만440㎡ 규모로 한화오션(구 대우조선) 작업장이 조망되는 곳으로 천연잔디와 족구장, 휴게소 등이 설치돼 노동자와 시민에게 공원으로써의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다. 원래는 대우조선해양 소유였으나 경영 악화로 인해 2021년 거제시에 재산세 대신 부지를 물납(세금을 금전 이외이 것으로 납부하는 것)한 곳으로 현재는 거제시 소유로 되어있다. 대우조선지회가 이 부지에 관심을 두는 연유라고 볼 수 있다. 
 
거제시 옥포동에 자리한 옥포조각공원. 천연잔디와 족구장, 휴게시설 등이 설치되어 있어 노동자 및 시민들이 여가와 단합대회장 장소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거제시 옥포동에 자리한 옥포조각공원. 천연잔디와 족구장, 휴게시설 등이 설치되어 있어 노동자 및 시민들이 여가와 단합대회장 장소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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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지회는 반대 이유로 ▲ 공원 축소에 따른 노동자 및 시민 복지 축소 ▲ 특수선 방위산업 기밀 유출 위험 ▲ 도로 사정에 따른 심각한 교통 체증 등을 들고 있다.

대우조선지회는 "옥포조각공원은 노동자와 시민들이 수십 년 이용해 온 공원이며, 한화오션(구 대우조선해양) 노동자들이 행사 때마다 이용하고 있는 상징적인 노동자 공간이다"며 "소방서 이전은 공원의 축소로 이어지고 이는 노동자와 가족, 그리고 공원을 이용하는 수많은 시민들의 복지 축소로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박종우 거제시장은 지난해 노조집행부와의 간담회 자리에서 옥포조각공원을 노동자와 시민이 더 이용하기 좋은 방향으로 개발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거제시가 추진하겠다고 공개한 '조선소 특화 쉼터 공원 조성 공약'.
 거제시가 추진하겠다고 공개한 '조선소 특화 쉼터 공원 조성 공약'.
ⓒ 거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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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거제시는 옥포조각공원을 '조선소 특화 쉼터 공원'으로 조성을 공약으로 채택하고 추진내용을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공약이행 자료에 따르면 시비 80억 원을 투입하여 옥포조각공원을 조선소 특화 쉼터 공원으로 리모델링한다는 내용으로, 24년 국가산업단지구역에서 공원구역으로 부지용도 변경, 25년에 실시설계, 26년 공사 착공, 27년에 준공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 자료에는 쉼터 공원 조성과 달리 '공공청사의 옥포조각공원 부지 이전 검토를 위한 옥포국가산업단지 실시계획(변경) 및 지구단위계획(변경) 용역'을 도시계획과에서 추진한다는 내용이 2023년 추진성과(실적)로 표기돼 있다.

이에 대해 거제시 공원과 관계자는 "애초 옥포조각공원 5만440㎥를 조선소 특화 쉼터 공원으로 조성한다는 내용이 맞다"고 인정하면서 "지난해 도시계획과에서 공공청사 이전을 위한 용역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일부는 소방서 부지로, 일부는 공원으로 조성하려는 내용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조선지회의 주장과 거제시 공약이행 자료집을 바탕으로 옥포조각공원을 조선소 특화 쉼터로 리모델링 하려는 것은 사실로 여겨진다. 문제는 소방서 이전을 거제시가 추진하는가 여부다. 이에 대해 거제시가 공식적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는게 대우조선지회 주장이다.

대우조선지회는 "지난해 11월 소방서 신축 이전 기사를 보고, 11월 15일에 거제시와 도시계획과 및 유관부서에 일방적 이전 추진 중단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며 "간담회 자리에서 논의했던 내용과도 다르며 노동자와 협의도 없이 추진하는 것에 반대하며 협의를 통해 합의점을 찾아보자는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거제시의 답변이 없어 1월에 '소방서 이전이 잠정 확정된 것 아니냐?'는 질문과 이전 반대 의사를 표하는 요지의 공문을 또다시 발송했으나 거제시는 공식적 문서로 아무런 답변도 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소방서 이전을 묻는 기자 질문에 거제시 도시계획과 팀장은 "옥포조각공원으로 소방서 이전을 검토하는 단계일 뿐이다. 지구단위계획이나 시설결정 같은 행정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것은 없다. 그리고 공약이행 문건에 있는 '공공청사의 옥포조각공원 부지 이전 검토를 위한 옥포국가산업단지 실시계획(변경) 및 지구단위계획(변경) 용역'을 발주한 사실도 절대 없다"고 답변했다.

공문에 답변을 안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1월에 부서로 발령받아 왔는데, 대우조선지회에서 보냈다는 공문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대우조선지회에서 발송했다는 공문에 대해 확인해보고 파악해 보겠다"고 답했다.

이전 문제와 관련하여 대우조선지회는 잠수함 등의 특수선 방위산업 기밀 유출 우려와 행정타운 조성 공사 중단에 따른 거제시의 졸속 행정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김동영 부지회장은 "잠수함 등의 특수선은 경쟁사와 0.05점 차로 사업권을 뺏기는 분야로 한화오션 작업 현장에도 바리케이트를 치고 작업할 만큼 기밀이 중요한 사업이다"며 "특수선 현장이 바로 앞에 있는 옥포조각공원에 소방서를 신축할 경우 기밀 누설 위험이 커진다"고 우려했다.

또 "당초 소방서 이전 부지로 예정돼 있던 옥포동 행정타운 조성사업이 가다 서다를 반복하다가 현재는 공사 중단된 가운데, 그 대안으로 옥포조각공원을 대체 부지로 선정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거제시 행정을 비판했다.

이어 "소방서 신축 이전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30여 년이 지난 낡은 청사를 25만 거제시민을 위해 신축하는 것은 당연 바람직하다"며 "다만 행정타운 조성이 늦어진 가운데 노동자 그리고 시민 복지를 축소하면서까지 옥포조각공원을 대체 부지로 선정한 것에 대해 졸속행정을 지적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날 대우조선지회는 소방서 이전을 반대하는 2000명 서명 용지를 거제시에 전달했다. 앞서 소방서 이전에 찬성하는 서명부(1000여 명)가 거제시에 전달된 것에 대한 대응으로 향후 새로 구성된 노조 집행부 중심으로 반대 서명운동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거제소방서는 300억 원을 들여 2028년 말 준공 목표로 소방체험시설, 훈련탑 등을 갖춘 컨트롤타워로 옥포조각공원으로 신축 이전을 계획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애초 행정타운으로 이전 예정이었으나 행정타운 조성이 기약없이 늦어짐에 따라 방향을 선회해 옥포조각공원으로 신축 이전하는 방안을 사실상 확정했다고 언론에 보도됐다.

거제소방서 직원들과 가족, 의용소방대원들이 신축 이전 찬성 서명지를 거제시에 전달하기도 했다.

하지만 옥포조각공원 부지는 동쪽 한화오션 방향으로 경사도가 심해 옹벽 설치 등 토목공사비가 많이 드는 문제와 진출입 도로가 한 방향이라는 불리한 도로 여건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거제뉴스광장에도 게재됐습니다.


태그:#거제시, #거제, #대우조선지회, #한화오션, #옥포조각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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