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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 기구 중
 재활 기구 중
ⓒ 최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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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6개월 전 만우절 즈음 뇌경색으로 쓰러져 재활병원신세를 지고 있다. 장기 입원으로 인해 주로 다인실에 있다 보니 칸막이 커튼 사이로 여러 가지 소리가 들린다. 아파서 신음하는 소리 심지어 통증을 참지 못하고 욕하는 소리 뇌 이상으로 환자 본인도 제어가 안 되는 소음을 발생하는 환자, 마지막으로 이들과 밤새 사투를 버리는 간병인들의 신음 소리.

불과 얼마 전까지 멀쩡한 정신과 육체로 살아가던 내겐, 중증환자들이 머무는 이곳의 소음들이 아직도 익숙하지는 않다. 나 역시 이들보단 조금 경증일 뿐 얼마 전까진 생사를 오가던 중증환자였다. 내 나이 50세, 이제 지천명의 나이가 된 줄 알았지만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만 나이 적용으로 인해 나이가 깎였다. 그래서 아직도 사십 대 후반에 머물게 되었다.

그런데 재활을 받는 와중에, 나이 드신 어르신이 나를 보고는 혀를 끌끌 차면서 말한다.

"너무 일찍 왔어…"

해석하면 40대인 내가 뇌경색 즉, 중풍이 너무 빨리 왔다며 안쓰러움을 피력하는 말씀이신 듯하다. 이런 걸 보면 나이가 어려졌다고 즐거워할 일만은 아닌 거 같다. 솔직히 나인들 맞고 싶어 맞은 중풍이겠는가? 다 사는 게 힘들다 보니, 내 의지가 아니라 갑자기 찾아온 병이 아닌가?

어제(3일)까지, 추석 포함 명절로 인해 긴 휴일을 보냈다. 남들은 타지에 있는 가족까지 모두 모여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명절인데 내가 중병에 걸려 병원에 있으니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의 시선 그리고 그들이 내게 대하는 모든 것들이 서운하게만 느껴진다. 그래서 더욱 나 스스로 내 맘을 잠그게 되었다. 아마 가족들 역시 이런 행동을 하는 내가 불편했을 것이다.

4일 오늘은 내 생일이다. 누군가에게는 신나고 즐거웠을 명절 휴일, 하지만 중증 환자들에겐 너무 길고 길어 마음과 몸이 불편했던 명절 휴일이었을 게다.

사회로 복귀하는 다른 이들처럼, 오늘 아침은 나 역시 일상으로 돌아와 병원에서 아침으로 생일 밥상을 받았다. 생일상치곤 초라한 것 같지만, 한편으론 그래도 마음 편히 밥을 받을 수 있는 밥상이 있어 오히려 행복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재활병원에서 받아 본 생일 밥상
 재활병원에서 받아 본 생일 밥상
ⓒ 최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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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재활병원, #재활병동.뇌경색, #윤석열정부나이, #중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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