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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100여 명은 19일 안동완 검사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국회 본회의 통과가 유력하다. 통과되면 헌정사상 최초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의 검찰 깃발이다.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100여 명은 19일 안동완 검사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국회 본회의 통과가 유력하다. 통과되면 헌정사상 최초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의 검찰 깃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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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 검사 탄핵소추안이 발의됐다. 탄핵 대상자는 안동완 수원지방검찰청 안양지청 차장검사다.

만약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다면 헌정 사상 최초가 된다. 2007년 BBK 수사 검사 등 검사 탄핵소추안이 발의된 적은 있지만 모두 본회의 문턱을 넘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추진하는 상황이라 통과가 유력해 보인다. 이후에는 헌법재판소로 넘어가게 된다.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100여 명은 19일 안동완 검사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한 김용민 국회의원은 "이제 잘못한 검사는 처벌받고 징계받게 하겠다. 잘못한 검사를 탄핵하는 지극히 상식적인 일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2021년 대법원은 안 검사가 2014년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 피해자 유우성씨를 재판에 넘긴 것을 두고 '공소권 남용'이라고 판단한 바 있다. 이는 최초의 대법원 판결로, 당시 큰 파문이 일었다. 하지만 검찰은 지금까지 관련자들에 대해 아무런 징계를 하지 않았다.

김 의원은 "검사징계법에 따라 검사가 잘못해도 검찰총장이 징계 청구를 하지 않으면 징계할 수 없다"면서 "이를 통해 검찰총장에게 충성하면 검찰은 검사의 잘못을 징계하지 않고 제식구 감싸기로 봐줘왔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검사탄핵은 검사와 싸우는 것이 아니다"라며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고 민주주의를 파괴하며 주권자인 국민을 무서워하지 않는 검찰정권과 싸우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용민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9일 국회에서 검찰 탄핵안 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9.19
 김용민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9일 국회에서 검찰 탄핵안 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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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안동완 검사인가] 2010년부터 2021년까지 11년에 걸친 스토리

안동완 검사가 한 일을 뜯어보기 위해서는 2010년으로 시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검찰은 그해 탈북자 출신 서울시공무원 유우성씨의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를 수사한 후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가담 정도가 경미하고 그 경위가 참작할 만하며 범행을 깊이 뉘우치고 있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2013년 검찰은 유씨를 국가보안법 위반(간첩)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1심은 무죄를 선고했다. 유씨는 항소심 과정에서 자신을 수사한 국가정보원이 법원에 제출한 자료가 조작됐다고 주장했고, 이는 사실로 드러났다. 2014년 4월 25일 항소심 결론도 무죄였다.

6일 뒤(5월 1일) 공소유지를 한 검사들은 위조된 증거를 재판부에 제출했다는 이유로 감봉·정직 징계를 받았다. 그런데 8일 뒤인 5월 9일 검찰은 유씨를 외국환거래법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4년 전 검찰 스스로 기소유예 처분을 내린 혐의였다. 이때 유씨를 재판에 넘긴 이가 바로 당시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소속 안동완 검사였다.

검찰의 보복 기소라는 비판이 나왔다. 특히 탈북단체 대표가 새로운 내용이 없이 검찰발 기사를 첨부해 고발장을 제출한 뒤 안 검사의 신속한 수사와 기소가 이뤄졌는데, 검찰이 고발을 유도·사주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검찰사건사무규칙에 따르면 이 고발은 각하됐어야 했다.

유씨는 재판 과정에서 검찰의 보복기소에 따른 공소권 남용을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이러한 주장을 배척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공소권 남용이라고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검사가 현재 사건을 기소한 것은 통상적이거나 적정한 소추재량권 행사라고 보기 어려운 바, 어떠한 의도가 있다고 보여지므로 공소권을 자의적으로 행사한 것으로 위법하다고 평가함이 상당하다"면서 검찰의 보복성 기소를 사실상 인정했다. 검찰의 기소를 무효라고 판단해 공소 기각 판결을 내렸다.

항소심 판결 이후 5년 만에 나온 2021년 대법원 판결은 검찰의 상고를 기각하고 항소심 판결을 확정하는 것이었다. 대법원은 "원심(항소심) 판결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서 공소권 남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라고 판시했다.

대법원 판결 한 달 뒤, 유우성씨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안 검사를 비롯해 당시 지휘라인이었던 서울중앙지검 이두봉 형사2부장검사, 신유철 1차장검사, 김수남 검사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수사·처벌해달라고 고소했다. 하지만 공수처는 2022년 11월 공소시효가 도과했다는 이유로 불기소처분을 내렸다.

2심과 대법원 모두 '공소권 남용' 판단... 공소시효 이미 지나

김용민 의원은 이날 "대법원 판결로 보복기소한 안동완의 위법함이 세상에 증명됐다. 하지만 안동완은 아무런 제재도 없이 검사직을 이어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헌법과 법률을 위반한 검사는 탄핵이 결정되면 헌법재판소법에 따라 5년 동안 공무원이 될 수 없고, 또 변호사법에 따라 5년 동안 변호사가 될 수 없다"라며 "국민을 위해 봉사하지 않고 특정 집단을 위해 일하면 벌을 받는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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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안동완 검사 탄핵소추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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