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로 막혔던 해외여행이 본격 재개된 가운데 경기 용인시의회도 해외 출장 일정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하지만 이를 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시기나 목적이 불분명해 출장의 필요성을 공감하지 못하는가 하면, 여러 차례 취소된 외국 방문을 굳이 가야 하느냐는 지적도 있다.
용인시의회 연구단체인 '관광발전을 위한 의원 연구단체'는 용인시 자매결연 도시인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를 15일부터 20일까지 4박 6일간 방문한다. 이 단체는 전체 9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번 해외 방문에는 8명이 함께 한다.
시의회 사무국을 통해 확인한 출장 일정을 보면, 본격적인 일정이 시작되는 16일 공식 일정으로 사바주 청사를 방문, 관광활성화 방안 모색 현장 활동을 한다. 시간은 오후 1시부터 5시까지다. 오후 5시 이후에는 마켓 야시장 등을 찾아 상권 형성 요인을 분석한다고 돼 있다.
둘째 날은 코타키나발루 시청을 방문해 자매도시 재활성화를 위한 교류회를 종일 진행할 예정이다. 셋째 날인 18일에는 사바주 관광청을 찾은 후 관광 코스로 유명한 가야스트리트 및 회교 사원 등을 시찰한다. 방문 목적은 불교 사찰을 시찰해 우수시책을 와우정사와 법륜사 등에 벤치마킹하기 위해서라고 돼 있다.
마지막날인 19일 공식 일정은 사바주 박물관 등 주요 관광시설을 찾는다. 일정표를 보면 17일 이후 일정은 구체적인 시간 계획이 잡혀 있지 않다.
"외유성이란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
이번 해외 출장과 관련해 목적은 물론, 시기와 준비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회 사무국 측은 이번 방문은 자매결연 도시인 코타키나발루가 공식적으로 초청한 것으로 교류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연구단체 회장을 맡고 있는 황재욱 의원은 용인시 관광 활성화 방안을 찾기 위한 방문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정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은 관광 활성화 벤치마킹 취지보다 관광을 목적으로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에 방문하는 도시는 대표적인 관광지로 잘 알려져 있으며, 그 장소 또한 당장 용인시에 접목할 만한 사례를 찾기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무엇보다 이 단체는 국내외 출장을 3차례에 걸쳐 추진했다가 모두 취소돼 방문을 추진한 여행사에 위약금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는 이를 두고 예산 낭비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시기가 부적절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당장 시급하지 않은 주제를 두고 '코로나19 재확산+경기 침체+국내 각종 사건·사고 후유증' 등으로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굳이 3차례나 취소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이는 시의회 내부에서도 지적되는 부분이다. 기흥구를 지역구로 둔 한 의원은 "아무리 취지가 좋다고 하더라도 시민에게 공감을 얻지 못하는 일정이면 취소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라며 "외국 출장 후 어떤 내용을 담아올지 모르겠지만 외유성이란 지적에서는 분명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연구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는 의원 지역구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모든 상황을 감안하면 상당히 이해가 안 되는 해외 출장이다. 어떤 것을 배우고 올지 결과를 볼 것"이라며 "시민 눈높이에 맞춘 의정활동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황재욱 의원은 "일정은 계획대로 추진되며, 3차례 취소가 된 상태라 더 이상 연기할 수 없었다"라며 "용인 관광 활성화를 위한 연구 방안을 배우고 올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용인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