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충남 당진시청 기후환경 담당 공무원들과 감시 대상인 기업들이 모인 술자리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당진시민단체 특별대책위원회가 3일 당진시청 브리핑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당진시 환경정책 부정부패 척결 및 참석 공무원들의 징계를 요구했다.

지난 15일 오후 충남 당진시 원당동에 위치한 정육식당형 한우고기 전문점에서 당진시청 기후환경과 공무원, 당진시 환경감시센터 직원, 한국 동서발전 당진화력 관계자, 현대제철 관계자, 당진환경운동연합 관계자 등이 모임을 가지면서 시작됐다. 

문제는 이날 14명의 저녁 식대가 123만 9000원이 나와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청탁금지법 규정을 위반했기 때문이다. 청탁금지법에서는 1인당 3만 원 넘는 음식물을 제공하면 과태료를 물게 되는데 이날 모임은 1인당 8만 8000원꼴이다. 또한 이해충돌 방지법 위반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진시민단체 특별대책위 김희봉 농민운동가가 지난 3일 충남 당진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 통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당진시민단체 특별대책위 김희봉 농민운동가가 지난 3일 충남 당진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 통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 백윤미

관련사진보기


당진시민단체 특별대책위 관계자들은 3일 기자회견을 통해 "충남 당진시는 대기오염 배출 전국 3위, 미세먼지 전국 1위인 도시"라며 "이런 도시에서 환경 감시 기관인 공무원들과 오염 배출 기업들 등이 한우 식당에서 술자리를 갖고 '위하여' 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간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수년간 현대제철은 대기오염물질과 독성물질을 배출해 문제가 된 기업"이라며 "더욱이 당진시는 지난 2019년부터 현대제철 감시센터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지만 지난 2022년에 슬러그 오염수 무단 배출 사태가 발생해 지역사회로부터 지탄을 받았는데 술자리 접대 사태를 접하고 나서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거 같다"고 강조했다.

또한 "당진시가 두 단계 상승해 청렴도 2위를 달성했다고 하는데 향응 제공과 술 접대를 받고 적반하장으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짓을 일삼고 있다"며 "공무원이 바뀌어서, 피감기업 협력과 소통을 해야 돼서 마련한 간담회라는 궁핍한 변명을 일삼고 있다"고 청렴도 2위 달성의 진정성에 의구심을 표했다.

당진시민단체 특별대책위는 "특히 '위하여'를 외친 그날은 지역의 환경운동 단체들이 한전을 상대로 불법 송전철탑 중단과 지중화 차량 행진을 펼친 날"이기에 더욱 화가 난다고 분개했다.

이들은 당진시에 ▲ 술 접대받은 기후환경과 관련 공무원과 환경사업소 관계 공무원 징계 ▲ 당진환경운동연합 수탁 자격 박탈 ▲ 특별감사 및 결과 공개 ▲ 당진시민사회단체의 환경 감시 활동 참여 보장과 감시 기능 강화 ▲ 당진시 환경정책 각종 위원회에서 당진환경운동연합 지도부 참여 배제 ▲ 당진시 환경정책 각종 위원회에 당진시민단체 대표 참여를 요구했다.

당진화력과 현대제철 관계자들에게는 ▲ 당진화력본부와 현대제철 최고 책임자 재발 방지 약속 ▲ 술 접대가 아닌 환경오염 저감정책과 기업윤리경영 주력을 촉구했다.

당진환경운동연합 관계자들에게는 ▲ 시민단체로서의 정체성과 도덕성 회복 위해 공동의장과 실무책임자 전원 사퇴 ▲ 새로운 집행부 구성 ▲ 접대문화 근절 환경윤리강령 제정을 요구했다.
 
당진환경운동연합에서 지난 2일 발표한 사과문  자료제공:당진시민단체 특별대책위
 당진환경운동연합에서 지난 2일 발표한 사과문 자료제공:당진시민단체 특별대책위
ⓒ 백윤미

관련사진보기

 
당진환경운동연합 측은 사과문을 통해 '시민운동단체로서 당진시민의 윤리기준을 세심히 살피지 못한 불찰을 통렬히 가슴에 새긴다'면서 '시민단체 임직원으로서 철저한 윤리의식 부족을 깊이 반성하며 사과드린다'라고 밝혔다.

이어 '간담회 비용이 청탁금지법에 위배됨을 확인하고 즉시 그날 자리에 참석했던 당진환경운동연합 소속 참가자들에게 반납토록 조치했다'며 '시민들의 질타를 겸허히 받아들이며, 법적 책임이 따를 경우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조속히 인사위원회를 개최해 참석자들에 대한 징계를 실시하고 재발방지대책으로 윤리규정을 제정해 시행할 것을 약속드린다'면서 '시민운동단체로서 기대에 부응하는 당진환경운동연합으로 거듭날 것을 다짐한다"고 강조했다.

당진시민단체 특별대책위는 "당진환경운동연합 측은 사과문을 통해 간담회를 한 것 뿐이라고 주장하는데 간담회를 회의실에서 하지 한우 전문점에서 술 마시면서 하냐"며 "사과문은 발표했지만, 내용을 읽어보면 책임 회피성 사과문에 불과하다"라고 평가 절하했다.

더불어 "우리는 당진시가 공무원, 피감 기업, 당진환경운동연합, 당진시 민간감시센터의 해당 당사자의 신속한 법적 고발조치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국동서발전 당진화력발전본부 관계자는 "이번 자리는 당진시청에서 마련한 자리"라며 "이 문제와 관련해서 따로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청탁금지법 위반과 이해충돌 방지법 위반 논란에 대한 입장에 대해서는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다"라고 답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관계기관과의 소통 및 원활한 업무진행을 위한 자리가 본의 아니게 부적절한 상황으로 비춰지게 됐다"면서 "앞으로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도록 관계기관과의 소통 방식에 있어 더 깊은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당진시청 감사팀은 "사건이 발생하고 상황 파악을 했다. 지난 23일부터 관련자 조사 등의 감사가 진행 중"이라며 "당진시 기후환경과에서 업무 추진 차 관련 단체 담당자들을 모이게 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청탁금지법에는 원활한 업무 추진을 위해 3만 원까지는 가능하게 돼 있는데 금액을 초과했기에 청탁금지법 위반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이어 "음식물은 3만 원, 선물은 5만 원 가액 안에서 식사하거나 받을 수 있다. 이해충돌방지법 위반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다"면서 "직무 관련성이 있는지 대가성이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조사해 단순 청탁금지 법 위반인지 대가성이 있는 청탁금지 법 위반인지 확인 중이며, 대가성이 확인될 경우 뇌물죄 등이 적용 될수 있다"고 설명했다.
 
당진시민단체 특별위원회 관계자가 3일 충남 당진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오성환 당진시장을 만나기 위해 시장실 앞에서 당진시 관계자와 실랑이를 하고 있다
 당진시민단체 특별위원회 관계자가 3일 충남 당진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오성환 당진시장을 만나기 위해 시장실 앞에서 당진시 관계자와 실랑이를 하고 있다
ⓒ 백윤미

관련사진보기


한편, 당진시민단체 특별대책위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오성환 시장을 만나기 위해 시장실을 방문했지만 당진시 시장실에서 일정에 없다는 이유로 거부해 10여 분 동안 실랑이를 하다 특별대책위위원회 대표자들만 만나는 것으로 조율했다. 이에 기자회견에 참석한 일부 시민들은 '시민이 뽑아 준 시장이 시민들과의 만남을 피한다는 게 말이 되냐"며 성토했다.

덧붙이는 글 | 본 기사는 미디어i 에도 게재됩니다.


태그:#당진시, #당진화력, #현대제철, #당진시민단체 특별대책위, #오성환 시장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안녕하세요. 미디어 i 기자로 활동을 하고 있는 백윤미라고 합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