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강릉 등명해변에는 봄부터 가을까지 창경바리라는 독특한 낚시법을 볼 수 있다. 이 전통적인 방법은 어부가 뗏목 위에서 네모난통으로 바닦을 들여다보며 물고기를 잡고 해초를 채집하는 것이다.

'창경'(窓鏡)은 사각으로 짠 유리 거울을 말하고 '바리'는 일을 하거나 또는 일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순우리말로 창경바리는 이 일을 수행하는 사람을 뜻한다.
 
뗏목을 타고 이동하는 어부
▲ 등명해변 뗏목을 타고 이동하는 어부
ⓒ 진재중

관련사진보기


뗏목에 사용되는 나무는 조잡한 것처럼 보이지만 만드는 것은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 오동나무를 잘라 그늘에서 3년 동안 건조시킨 뒤 내부를 비워서 만든다. 그래야 물에 잘 뜨고 가벼워진다.

길이 3m 이상, 직경 20~30cm인 이것을 7~8개 이어 붙인다. 뗏목의 밑바닥은 뒷틀림이 적은 아카시아나무로 고정시킨다. 노는 주로 참나무를 덧대어 만든다. 뗏목은 어민들의 지혜를 반영해 등명해변의 조류와 자연환경을 수용할 수 있도록 제작되었다.
 
오동나무를 활용, 제작한 배
▲ 뗏목 오동나무를 활용, 제작한 배
ⓒ 진재중

관련사진보기

 
창경은 30 x 20 cm x 40 cm 크기의 사각통이다. 위쪽은 열려 있고, 아래쪽에는 유리를 붙여 반사각형을 이루고 있다. 이 디자인은 어부들이 수면을 배경으로 바다를 효과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게 해준다. 창경은 오동나무로 만들어져 물에 잘 뜨고 가벼워서 어부들이 오랫동안 작업하기에 용이하다.

주로 연한 대나무로 만들어진 낫대는 창경을 통해 발견된 고기나 해초를 모으는 데 사용된다. 아랫부분은 단단하고 무거운 박달나무로 만든다.
   
사각형 모형에 바닦은 유리로 됨
▲ 창경 사각형 모형에 바닦은 유리로 됨
ⓒ 진재중

관련사진보기

 
창경바리는 장시간 작업이 가능하다. 다량의 해초를 뗏목에 적재해도 바다에 가라앉지 않는다. 일반 어선이 접근하기 어렵고 해녀들이 작업하기 힘든 장소에서 주로작업을 한다.
 
뗏목과 창경을 이용, 미역채취
▲ 창경바리 뗏목과 창경을 이용, 미역채취
ⓒ 진재중

관련사진보기

 
강릉 등명해변은 일반인이 접근할 수 없는 보호구역으로 미역, 다시마 등 각종 해조류가 자랄 수 있는 천혜의 장소다. 어촌계에 12년째 몸담고 있는 정상록(77) 어촌계장은 거친 파도와 바위 틈에서 자란 미역이 전국 최고의 상품이라고 자랑한다.
 
등명해변에서 채취한 미역
▲ 뗏목과 미역 등명해변에서 채취한 미역
ⓒ 진재중

관련사진보기

 
창경바리는 1960년대와 1970년대 동해안의 얕은바다에서 주로하는 어로행위 중 하나였다. 안타깝게도 전통적인 어업 관행은 점차 사라지고 있으며, 정동진의 일부 어부들만이 이러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정상록(77) 어촌계장은 이런 전통적인 어법이 사라지기 전에 어촌계에 물려받을 청년들이 없고, 어려워 기피하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창경바리는 어부들의 지혜와 전통을 반영하는 전통적인 물고기 잡는 방법이다. 어촌 생활의 역사를 보존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이 절실한 때이다.
 
미역채취하는 어부
▲ 물속에서 본 창경바리 미역채취하는 어부
ⓒ 진재중

관련사진보기


태그:#전통어로행위, #창경바리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그물에 걸리지않는 바람처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