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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있는 작품 속에서 한의학과의 연관성을 찾아봅니다. 인류의 역사와 문화, 생활 안에 숨어있는 건강 정보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기자말]
여름 특히 7월이면, 우리나라 곳곳에서 연꽃 축제를 한다. 연못에는 아름답고 탐스러운 연꽃 외에도 다양한 수생식물들이 사는데, 그중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으로 개구리밥이 있다.
 
자연_558272, 아사달
▲ 개구리밥 자연_558272, 아사달
ⓒ 공유마당(CC 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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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밥은 논이나 연못에 서식하는 여러해살이풀로, 크기는 1cm 정도로 작다. 개구리밥은 개구리가 먹는 밥이라는 뜻 같지만, 이보다는 개구리가 사는 곳에서 자라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개구리와 색깔이 비슷한 개구리밥은 개구리가 포식자들로부터 피하고 숨는 은신처가 된다.

개구리밥은 물 위에 떠 있는 떠돌이 식물(부유식물)로, 가을에 모체에서 생겨난 겨울눈이 물속에 가라앉아서 겨울을 나고 다음해 봄에 수면 위로 떠올라 번식한다. 개구리밥과(Lemnaceae)는 전 세계에 4속 25종이 분포하는데, 우리나라에는 개구리밥과 좀개구리밥의 2종이 있다.*
 
클로드 모네, 1904년
▲ Wassergarten in Giverny 클로드 모네, 1904년
ⓒ 공유마당(만료저작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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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인상파 화가, 클로드 모네(1840~1926)가 지베르니에 있는 자신의 정원을 그린 작품이다. 모네는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지베르니에 정착하였는데, 이곳에 연못을 만들어 수련을 심고 그 위로 아치형 다리를 만들었다. 이 정원에서 영감을 받아 그린 <수련>연작은 그의 생애 마지막 작품으로 위대한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Wayside and woodland blossoms, 에드워드 스텝, 1895년
▲ 개구리밥 Wayside and woodland blossoms, 에드워드 스텝, 1895년
ⓒ 위키미디어커먼스(퍼블릭 도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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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와 삼림 지대의 꽃 : 시골 램블러를 위한 영국 야생화에 대한 포켓 가이드>라는 책에 실린 개구리밥 그림이다. 랩블러(rambler)란 특히 단체를 이루어 재미 삼아 시골 지역을 걷는 사람을 뜻한다.

개구리밥은 영어로 duckweed인데, duck은 오리 weed는 잡초·수초라는 뜻으로, 실제로 개구리밥은 오리의 먹이가 되기도 한다. 개구리밥은 스피로델라속(Spirodela)이고 좀개구리밥은 렘나속(Lemna)인데, 좀개구리밥은 뿌리가 하나이고 개구리밥은 여러 개다. 크기로 보면, 좀개구리밥이 3~5mm로 더 작다. 

위 4가지 그림 중에는 오른쪽 아래의 개구리밥이 뿌리가 여러 개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polyrhiza는 '뿌리(rhiza)가 많다(poly)'는 의미이다. 이 책에는 개구리밥이 Lemna polyrhiza로 표기되어 있는데, Spirodela polyrhiza와 동일한 의미이다.
개구리밥은 좀개구리밥에 비하여 크기 때문에 '큰 개구리밥'으로 부르기도 한다.

왼쪽 위의 렘나 마이너(Lemna minor)는 '나도좀개구리밥'이다. 마이너라는 그 이름처럼 크기가 작아 '작은 개구리밥'이라고도 한다. 반면 왼쪽 아래의 렘나 기바(Lemna gibba)는 gibbous duckweed, swollen duckweed, fat duckweed로 불리는데 그 생김새가 볼록하고(gibbous), 부풀어 오른(swollen) 것처럼 보여 렘나 마이너에 비해 뚱뚱하고, 살찐 좀개구리밥이다. gibba는 라틴어로 '혹'을 뜻한다. 

오른쪽 위의 렘나 트리술카(Lemna trisulca)는 잎 모양이 특이해서 star duckweed, ivy-leaved duckweed라고 부른다. 다른 개구리밥과는 달리, 별 혹은 아이비(담쟁이덩굴) 잎과 비슷하게 생겼다.

식용, 약용으로서의 개구리밥

개구리밥은 라오스, 태국, 미얀마 등 동남아시아의 일부 지역에서 음식으로 이용하며, 이스라엘에서는 채소로 재배된다.

최근에는 유제품, 육류 등을 대체할 단백질 공급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개구리밥의 가장 큰 장점은 엄청난 번식력이며, 콩보다 같은 면적당 더 많은 단백질을 생산할 수 있다. 심지어 개구리밥은 화성에서 식량으로 재배할 수 있는 최고의 후보로 확인되었다고 한다.

개구리밥을 한약재로 사용할 때는 '부평'이라 부른다. 개구리밥과에 속하는 개구리밥 또는 좀개구리밥을 사용한다. 약간 비린 냄새가 있고 맛은 맵고, 성질은 차다.

해열 작용이 있으며, 열이 나면서 땀은 나지 않을 때 땀을 내도록 도와준다. 피부 두드러기, 가려움증에 효과가 있다. 부기를 가라앉히고, 소변이 잘 나오게 한다. <동의보감>에서는 '불에 덴 화상을 낫게 하고, 얼굴의 주근깨를 없애준다'고 설명한다. 탈모 증상에 도움이 된다고 하여, 샴푸의 재료로도 쓰인다.

*2016년, 기존에 우리나라에 서식하던 좀개구리밥 외에 나도좀개구리밥(Lemna minor L.)이 전국 각지의 하천, 논, 호수 등에서 살고 있는 것이 확인된 바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윤소정 시민기자의 개인 브런치 https://brunch.co.kr/@nurilton7 에도 실립니다.


태그:#개구리밥, #부평, #부평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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