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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청양군 청수리에 만들어진 인공 터널.  청수리 주민들은 터널의 폭이 좁아 터널 밖에 별도의 보행로를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충남 청양군 청수리에 만들어진 인공 터널. 청수리 주민들은 터널의 폭이 좁아 터널 밖에 별도의 보행로를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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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부여-익산을 잇는 서부내륙고속도로 공사로 마을이 반으로 나뉜 충남 청양군 청수리 주민들이 9일 서부내륙고속도로 터널 공사 현장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보행자의 안전을 위해 '터널 외부에 보행로 설치를 검토하겠다'던 공사 업체가 갑자기 입장을 바꾸면서 주민들이 분노한 것이다.

앞서 청수리 마을에는 지난 7월부터 폭 6.5미터, 높이 4.5미터, 길이 71미터인 마을 앞 인공터널 공사가 진행됐다. 하지만 별도의 보행로가 확보 되지 않아 주민들의 '보행 안전'에 적신호가 켜졌다. 청수리에는 70여 가구, 10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실제로 청수리 주민들은 "서부내륙고속도로 공사 이후 생긴 터널로 마을로 진입하는 도로의 폭이 좁아졌다"며 "주민 안전을 위해 별도의 보행로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주민들은 지난해 9월과 10월 사이 터널 공사 현장 앞에서 집중 집회를 열었다.

주민들은 집회에 그치지 않고 지역구 의원인 정진석(공주·부여·청양, 국민의힘) 국회의원 면담과 청양 군청 항의 방문 등을 계획하며 공사업체를 전방위로 압박했다. 업체 측은 지난해 10월 국민신문고 답변을 통해 "현재 통행로 내부가 아닌 외부에 (보행로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업체의 답변을 믿고 집회를 중단했다. 하지만 지난 3일 터널이 임시 개통된 이후 업체는 주민들에게 "터널 밖에 보행로를 설치할 수 없다"고 답했다.
 
충남 청양군 청수리 주민들이 9일 마을 앞 서부내륙고속도로 공사 현장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충남 청양군 청수리 주민들이 9일 마을 앞 서부내륙고속도로 공사 현장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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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수리 주민 고병득씨는 "업체 측은 주민들의 집회가 계속되자 보행로를 검토하고 있다며 시간을 끌었다. 하지만 지난 3일 임시개통한 이후 입장 바꿔 오리발을 내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고씨는 "지난해 12월, 주민들이 직접 15톤 트럭으로 터널 안을 교차 운행하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차 두 대가 동시에 터널을 통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밝혀졌다. 보행자의 안전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라고 호소했다.

이용화 주민대책위원장도 "우리 주민들이 요구하는 것은 보행자의 안전이다. 건설업체에서도 보행로를 검토해 보겠다는 의견이어서 그동안 기다려 왔다"며 "주민들은 업체 말만 믿고 집회를 열지 않았다. 물론 공사 방해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업체에서 갑자기 입장을 바꾸었다. 주민들이 집회를 연 것도 그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서부내륙고속도로 업체 측은 "보행자 도로를 외부가 아닌 터널 안에 만들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해당 공사를 맡은 서부내륙고속도로 7공구 H건설사 관계자는 "말을 바꾼 것은 아니다. 별도의 보행로를 검토한 것은 사실이다"라며 "다만 (보행로 외부 설치에 대한) 실효성에서 의문이 제기됐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해당 도로는 통행량이 많지 않다"며 "터널 안에 보도(보행자도로)를 만들고 신호등을 설치해 차들을 교행운행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좀더 실효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태그:#청수리 , #서부내륙고속도로 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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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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