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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예산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예산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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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심'을 따르느라 '민심'을 저버린 채 국회 협상을 거부한다면, 민주당은 '초부자 감세를 저지하고, 국민감세를 확대'할 수 있도록 자체 수정안을 내일 제출하겠습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오늘(14일)까지 정부·여당에 내년도 예산 '최종 협상안'을 제시할 것을 요청했다. 박 원내대표는 예산안 처리가 난항을 겪는 이유를 윤 대통령의 '가이드라인'과 정부·여당의 시간 끌기 탓이라고 지적하며, 정부·여당이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할 것을 당부했다(관련 기사: 박홍근 "윤 대통령, 이럴 바엔 직접 예산안 담판 짓자").

현재 내년도 예산안 처리는 예산부수법안인 세법개정안을 두고 여야가 팽팽히 맞서면서 교착상태에 빠져있다. 특히 법인세와 관련해서는 여전히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여당이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25%에서 22%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고, 이에 반해 민주당은 과세표준 3천억 원을 초과하는 대기업의 법인세 인하는 '초부자감세'라고 맞서면서 협상이 진전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청에서 열린 예산안 관련 기자 간담회에서 "야당인 우리 민주당이 양보할 건 양보하면서 타결을 위해 오히려 노력하고 있는데 반해, 정부와 여당은 두 손 놓고 배째라식의 무책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라며 "정부와 여당이 이처럼 사방이 꽉 막힌 벽처럼 경직되게 협상에 나오는 데는 윤석열 대통령의 가이드라인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윤 대통령은 정부와 여당에 가이드라인을 직접 제시하며 국회의 자율적 협상 공간을 없애버렸다. 헌법이 규정한 국회의 예산 심의권을 대놓고 무시하고 훼방하면서, 초부자 감세의 핵심인 3천억 초과의 법인세와 100억 이상 주식의 양도소득세 지침까지 내렸다"라며 "이 정도면 대한민국 통치의 근간인 삼권분립의 경기장에서 '레드카드'를 받을만한 상황이다"라고 꼬집었다.

박 원내대표는 "과세표준 2억~5억 구간의 5만4천여개 중소기업·중견기업의 세율을 10%로 낮춤으로써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인 법인세 감면 이행에는 협조를 해주겠다는 데도, 왜 (정부는) 여기에는 관심을 갖지 않고 정작 이익을 많이 내고 있는 초대기업의 세금을 깎아주는 데에만 혈안인지 납득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과세표준 3천억 원을 초과하는 103개 '슈퍼초대기업'의 법인세 인하 ▲주식양도소득세 비과세기준 100억 원(기존 10억)으로 열배 상향 ▲ 3주택 이상 다주택보유자의 종부세 중과 폐지 ▲ 가업상속 기준매출액 1조원(기존 4천만 원)으로 대폭 상향 등, 정부와 여당이 주장하는 이 4대 초부자감세 법안 어디에 사회적 약자와 국민 다수를 배려한 부분이 있단 말이냐"라며 비판했다.

이어 "정부·여당은 오늘(14일)까지 '최종 협상안'을 제시하기 바란다"라며 최후통첩을 한 박 원내대표는"우리 민주당이 부득이 수정안을 제출하더라도, 윤석열 정부가 작성한 639조원 예산안은 거의 그대로 인정하고 0.7%도 되지 않는 매우 일부 예산만 삭감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나아가 "불요불급한 대통령실 이전비용과 낭비성 예산은 줄이고, 경찰국 등 위법시행령 예산도 반드시 삭감하겠다"라며 "대신 극소수 초부자를 위한 감세는 막아내고 대다수 국민에게 세금을 깎아주는 예산부수법안을 담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민주당은 정부와 여당이 지금이라도 전향적인 입장을 내놔서 합의된 수정안으로 예산이 최종 처리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하지만 내일은 반드시 처리해야 하므로 '데드라인'은 분명히 오늘까지다"라며 "정부·여당과 윤석열 대통령이 부디 대승적인 결단을 내리길 촉구하며 답변을 기다리겠다"라고 강조했다.

"우리는 양보했다... 이제 정부·여당 차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예산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예산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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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근 원내대표는 협상 쟁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종부세라든가 또는 상속 증여세라든가 이렇게 여야가 큰 틀에서는 합의가 됐는데, 세부적인 부분에서는 정교하게 정리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의  '금융투자세 2년 유예안' 역시 증권거래세를 0.23%에서 0.15%로 단계적 인하하고, 양도소득세 비과세 기준을 현행 10억 원으로 유지한다면 수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법인세에 관해서는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어제 정부·여당과의 물밑협상에 대해 이야기하며 "(어제) 2시간 넘게 법인세 최고세율과 관련된 논쟁을 주로했다. 저와 추경호 부총리 간의 대화를 했고, 여당 원내대표는 두 사람이 조속히 타협을 해봐라 독려하라는 입장이었다"라고 전했다.

그는 "일찍이 국회의장께서 제시한 중재안(단계적 최고세율 3% 인하)을 저희가 수용할수 없다고 말씀드리지 않았나"라며 " (정부측은) 3% 낮추되 시행을 최대한 유예하는 또는 단계적으로 낮추면서 시행하면 안되겠냐는 의견을 줬지만 저희는 (과세표준) 3000억 원 이상 초과하는 대기업까지 법인세율을 낮추는 것은 어렵다고 이야기를 했다"라고 재차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내일(15일) 오전'까지는 예산안 합의를 타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장께서도 더 이상 예산 심사를 끌 수는 없고, 내일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확고히 천명해 왔기 때문에 저희도 예산 문제를 길게 끌면서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서는 안 된다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태그:#박홍근, #예산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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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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