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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보령시 라원2리 마을. 성주산 자락의 산지에 불법 폐기물이 묻혀 있다. 보령시가 폐기물을 묻은 A씨에게 8월 30일 까지 폐기물을 치우고 원상복구할 것을 명령했지만 원상복구는 여전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충남 보령시 라원2리 마을. 성주산 자락의 산지에 불법 폐기물이 묻혀 있다. 보령시가 폐기물을 묻은 A씨에게 8월 30일 까지 폐기물을 치우고 원상복구할 것을 명령했지만 원상복구는 여전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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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보령시 성주산 자락에 묻힌 불법 폐기물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악취피해를 호소하는 주민들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다. 

보령시 청라면 라원2리 마을 주민들은 마을의 산지에 불법으로 묻힌 폐기물에서 나오는 악취로 몸살을 앓고 있다. 라원2리 주민들은 "악취 피해가 심각하다. 보령시가 불법 폐기물을 즉각 치우지 않을 경우 시청 앞 집회도 불사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앞서 보령시는 지난 6월 라원2리 마을 산지를 훼손하고 불법폐기물을 묻은 현장을 직접 확인했다. 이에 따라 보령시는 폐기물을 묻은 K씨에게 지난 8월 30일까지 원상 복구할 것을 명령했다. 하지만 원상복구는 여전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관련기사: 감나무밭 퇴비라더니... 시골 과수원서 불법폐기물 900톤 적발 http://omn.kr/20a9v)

보령시와 주민들에 따르면 K씨는 '비가 자주 와서 덤프트럭의 진입이 어렵다. 덤프트럭 기사들이 악취 나는 폐기물을 운반하는 것을 꺼린다'며 원상복구가 늦어진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라원2리 주민들은 보령시 측에 "폐기물을 즉각 처리하고 산지를 원상복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산지에서는 침출수가 발생하고 있다.
 산지에서는 침출수가 발생하고 있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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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지난 2일 라원2리를 방문했다. 복구작업이 진행 중인 산지에서는 폐기물에서 나온 침출수가 곳곳에서 목격됐다. 침출수에서는 기포까지 발생하고 있었다. 축산 분뇨와 비린내가 섞인 악취도 진동했다.

주민 A씨는 "여러 가지 냄새가 복합적으로 섞인 악취가 난다. 낮 보다는 한 밤중에 냄새가 더욱 심하다. 고무 타는 냄새, 젓갈 냄새, 축산분뇨 냄새 등 숨 쉬는 것조차 곤란하다"며 "밤이 되면 문도 못 열어 놓는다. 기침이 나서 견딜 수가 없다. 너무 괴롭다"고 하소연 했다.

그러면서 "포클레인으로 폐기물이 묻힌 땅을 파거나 조금이라도 건드리면 악취가 더 심해 진다"며 "하루라도 빨리 폐기물이 치워졌으면 하는 마음 뿐이다"라고 말했다.

주민 B씨는 "비가 와서 땅이 젖었다가 마르기를 반복하고 있다. 폐기물이 묻힌 산지에서는 지금도 계속해서 침출수가 나오고 있다. 토사와 섞인 침출수가 민가 옆 계곡을 타고 흐르며 악취를 풍기고 있다"며 "폐기물을 묻은 K씨는 흙이 말라야 원상복구가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주민들은 폐기물이 신속하게 치워지길 원한다. 하루하루가 고통이다"라고 말했다.

주민 C씨는 "우리 마을은 성주산 자락에 위치해 있어 공기가 맑고 깨끗했다. 악취가 발생하기 전까지는 정말 살기 좋은 동네였다. 지병으로 요양 겸 이사를 왔던 주민들도 하나둘 건강을 회복하기 시작했다. 그런 마을이 악취로 인해 하루아침에 지옥으로 변했다. 마치 악몽을 꾸고 있는 것 같다"고 호소했다. 
 
산지에는 마대 포대와 같은 쓰레기도 묻혀있다. 포대 앞으로 침출수가 흐르는 것이 목격됐다.
 산지에는 마대 포대와 같은 쓰레기도 묻혀있다. 포대 앞으로 침출수가 흐르는 것이 목격됐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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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시청 측은 원상복구 기간을 좀 더 연장하겠다는 입장이다. 보령시청 관계자는 "라원2리 악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청도 노력 중이다"라며 "8월 달에 비가 많이 왔다. 덤프 기사들이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안다. 비가 온 날짜를 계산해서 원상복구 기한을 늘려줄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이에 라원2리 주민들은 "더는 기다릴 수 없다"며 보령시청 앞 집회를 예고한 상태이다. 집회는 당초 오는 9월 6일로 예정되었지만, 집회 당일인 6일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를 지나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집회를 잠정 연기한 상태다. 집회는 오는 14일 혹은 15일 쯤 보령시청 앞에서 열릴 예정이다.

태그:#보령시 라원 2리 , #불법 폐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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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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