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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을 대표하는 젊은 정치인은 이준석 전 대표다. 또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대선 국면에 이 대표의 상징성에 맞서 N번방 실체를 수면 위로 이끌어 낸 추적단불꽃 활동가 박지현을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으로 내세웠다. 결국 0.7%, 25만여 표 차이는 이들의 상징성에 의해 판가름 났다는 평가도 있다. 젊은 정치인이 우리 정치의 한축을 맡고 있다는 상징적 모습이다. 

정파성을 떠나 희망찬 미래의 정치를 꿈꾸는 이들이 모인 청년정치학교가 있다. 5선 출신의 정병국 전 의원이 교장을 맡고 있다. 지난 6년간 수료생 300여 명을 배출했다. 수료생 중 지난 지방선거에 9명이 출마해 7명이 당선됐다. 2명은 민주당, 5명은 국민의힘 소속이다. '청년정치학교'는 연말 7기생을 모집한다. 매 기수 50명으로 6개월 과정으로 운영된다. 

<인터넷언론인연대> 취재본부는 여의도 정치권에 젊은 정치인 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정병국 교장을 만나 바람직한 보수의 가치 등을 물었다. 인터뷰는 지난 8월 31일 오후 서울 대학로 한 카페에서 이루어졌다.

유명무실한 청년정치 말고, 진짜 청년정치를 기르자 
 
청년정치학교 정병국 교장
 청년정치학교 정병국 교장
ⓒ 김용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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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년생 정병국 교장은 현역 의원은 아니지만 계속해서 왕성한 정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년여의 근황을 묻자 "요즘 바쁘다"면서 "현역 때 했던 청년정치학교 교장으로서 젊은 사람들이 정치에 있어 새로운 세계에 접목할 수 있는 장을 만드는데 지속적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청년정치학교 소개를 요청하자 "제가 교장, 김세연 전 의원이 교감을 맡고 있다. 지난 월요일에 6기가 수료를 했다"면서 "바른정당에 있을 때 개설했고, 당 산하 기관으로 있다가 3년 전 보수 대통합 당시에 사단법인 '청정'으로 독립했다"고 설명했다. 

정병국 교장은 "산하에 청년정치학원, 대학원 과정, 리더십 과정을 개설했다. 지난 7월 청소년을 상대로 한 모의 유엔 대회를 개최했다. 젊은 사람들을 위한 시민정치 교육의 장으로서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으며 향후 국제적 교류도 하려고 한다. 지난주에는 독일에서 온 멤버들과 교류했다"고 전했다. 

이어 "한 기수는 50명이고 6개월 과정이다. 2017년이 1기였고 올해 6기, 연말 7기를 모집한다"면서 "청년정치학교의 성별은 여성이 10%~15%, 39세 이하, 중학교 2학년도 있다. 토론 수업으로 이루어지는데, 나이가 어리다고 뒤처지거나 하지 않는다. 고등학생은 매 기수마다 1~4명까지 있다. 청년정치학교는 교감을 맡고 있는 김세연 전 의원의 회사 내에 있는 창업지원센터에서 평일 업무 후 공간을 일주일에 한 번씩 활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병국 교장은 청년정치학교 커리큘럼과 관련해서는 "정치, 외교·안보, 사회문화적인 부분이 있고 미래학적인 측면이 있다"면서 "모의 국정감사와 정책 개발, 입법 실습을 하고 있다. 처음에는 저희가 커리큘럼을 짰지만 (현재는) 학생들이 평가하고, 이어갈 부분이나, 개선될 부분, 추가적인 강좌를 원할 경우 협의해서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교장은 "커리큘럼이 확정되면, 강사를 섭외한다. 특징은, 어떠한 강좌도 진영논리에 빠져서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외교·안보 문제를 예로 든다면, 정파적, 진영에 따라서 뽑는 게 아니기에 객관화된 강사를 모신다"고 설명했다. 

청년 정치의 의미를 물었다. 정 교장은 "과거 예를 보면 청년정치가 선거 때만 되면 구색 맞추기 형으로 (이뤄졌다), 그렇다 보니 선거 끝나면 유명무실해진다. 또한 기성정치에 물들면서 부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 때문에 새로운 인력들이 충원되어서 정치를 바꿀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0여 년간 의정 활동을 하면서 내 목소리를 낼 수 있었던건 학습과 훈련, 동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했다"면서 "유럽 등 민주적 정치가 안착해서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나라를 보면 전 시민 정치 교육이 활성화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정 교장은 "대통합의 전제조건이 '당내에 청년 정당' 창당이었다"고 말하고, "국민의힘에 청년의힘을 만들기로 했지만 안 되고 있다. 독자적으로 청년들의 활동 영역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청년이 정치를 하더라도 기성세대들 밑에서 하다 보니 극단적으로는 정치적으로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청년정치의 필요성을 느끼게 됐고 지난 6년여간의 (청년정치학교) 활동이 의미 있다고 본다"고 했다. 

"이준석 전 대표 혼자 윤핵관과 갈등한 게 아냐"

이준석 국민의힘 전 당대표와 윤핵관과의 갈등에 대해, 정병국 교장은 "이준석 대표 혼자 (윤핵관 : 윤석열 핵심 관계자) 갈등한 게 아니"라면서 "청년 그룹과 기성세대하고의 충돌이라고 본다"고 짚었다.

정 교장은 "MZ세대와 기성세대는 기본적인 사고가 다르다"면서 "생각하는 어법도 다르다. 이준석 대표가 처음에 당대표에 출마해 당선될 것 같자, 많은 사람들이 제게 전화했다. '하는 방향은 옳은데 말이 거칠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생각하기에는 당신이 꼰대요'"라고 말했던 일화를 전했다. 

또 "이준석 대표는 MZ세대의 언어로 얘기하는 것이다. 만약에 기성세대 말을 따라 했다면 (어떻게 받아들여졌을까?) 이런 말을 배척하면 안 된다고 했다. 이준석 전 대표의 행태와 언어를 동의하기 쉽지 않은 부분이 많지만 방향이나 원칙을 다시 봐야 하는 부분은 있다고 본다. 세대를 대변한다고 하더라도 극단적 언어를 쓰게 되면 감정을 유발하게 된다. 정치에서는 논리가 훼손될 수 있기에 그런 부분들을 이해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사회의 발전은 보수와 진보라는 두 개의 갓끈의 균형에 의해 가능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정병국 교장은 "좋은 것은 지키고, 발전시켜야 할 것은 단계적으로 변화하고. 적절하게 조화를 이룰 때 사회는 정상적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보수의 가치라는 것은 우리가 지켜야 할 전통적 가치를 기반으로 하는 것"이라고 했다.

MZ세대에게 보수 가치가 부합하느냐고 묻자 "젊은 사람들이 급진적이라 할 수 있으나 저변에 깔린 이념적 기저는 다를 수 있다"면서 "보수적 가치를 지키되 현실 트렌드에 맞춰 가야겠다는 것도 보수다. 기저는 보수지만, 빨리 갈 것인가, 늦게 갈 것인가에 대해서는 차이가 있다"고 했다. 

이어 "진보도 마찬가지다. 급진적인 진보가 있고, 여기에는 강성적인 퇴행적 보수가 있을 수 있다. 발란스가 안 맞을 수 있다. 우리나라 정치권은 급진적 진보, 강성 보수의 대립이다. 기성 정치인들이 극단적 진영논리에 의해 정치를 해왔기에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윤 대통령 공약이던 '현역병 200만 원' '여가부 폐지' 등의 문제점은 없는지 묻자 "4차산업 혁명 시대에서 대한민국 20대 청년이 가진 생각은 다를 수밖에 없다. 저희는 기본적으로 태어난 환경이 후진국 시대였다. '먹는 것'이 급선무였다. 지금 세대들은 먹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먹느냐'는 방법론의 문제"라고 말했다. 

정 교장은 "의식주가 해결된 현재, 청년들은 상대적 박탈감에 대해서 참지 못한다"면서 "민주화, 자율화가 굉장히 중요하다. 그래서 '공정'이 화두가 된 것으로 본다. 군대 사병 월급, 청년 연금 등 얼마든지 요구할 수 있다. 먹는 것으로 발버둥 쳤던 우리 세대와 비교해서 옳다, 아니다로 구분 짓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고 했다. 

사회 발전과 미래 지향적인 정치를 위한 보수의 노력을 묻자 "근본적으로 제도적인 문제에서 찾고 싶다"면서 "(국민의힘이) 지난 대선에서 0.73%로 이기면서 모두 갖고 왔다. 대선에서 진 정파는 5년간 죽기 살기로 반대 아닌 반대를 한다. 상생의 정치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는 부조리, 비리를 저질러서 탄핵된 것이 아니라, 헌법 1조를 깼기에 탄핵받은 것이다. 문재인 정권도 마찬가지로 그렇게 했기에 정권을 잃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하면서 "왜 국민들이 보수에게 정권을 줬겠는가. 정부 여당이, 현 정권이 이런 부분에 대해서 반면교사로 삼고 되새김하면서 정권을 끌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국민적 바람, 시대는 계속해서 변화한다. 엄청난 사회적 변화와 패러다임이 변했는데 경험자와 경험하지 않은 사람들이 공존하다 보니, 사회적 갈등으로 인한 지출 비용이 280조에 이른다고 한다"고 짚었다. 

"이제 대통령제는 폐기해야 한다"
 
정병국 청년정치학교 교장
 정병국 청년정치학교 교장
ⓒ 김용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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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 논의에 대한 정병국 교장의 생각이 궁금했다.

의회 다수 의석을 차지한 정당이 행정부 구성권을 갖고 총리를 선출하는 '의원내각제'에 대해 정 교장은 "제가 3선 의원일 때까지는 대통령제가 맞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대통령제는 폐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4년 중임제가 되어도 마찬가지"라면서 "전 세계 87개국이 대통령제다. 선진국 중에서는 미국과 대한민국밖에 없다. 미국은 연방제로 우리와 다르다"고 했다. 

정 교장은 "다원화된 국민적 욕구를 한 정당만으로 (수용하기는) 어렵다. 의원내각제, 다당제가 가능한 선거제도를 같이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정치발전을 위한 행보에 대해 정병국 교장은 "정치 변화와 발전을 위해서는 청년정치가 매개체가 되어서 더 유용하고 효과 있는 일을 해야 한다. 이 일에 있어 배지가 필요하다면 의원에 도전하겠다"고 말하면서 차기 총선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다. 

정병국 교장은 진영 간 갈등과 관련 "극단적 진영논리로 재단하면 안 된다. 우리가 왜 정치를 해야 하는가, 다시 한번 되새겼으면 한다. 진영이라는 것은 정당 가입과 궁극적 정치에 있어 수단이고 도구이지, 목적이 아니다. 그런데도 죽기 아니면 살기로 진영을 옹호하기 위해 극단적 용어를 쓰는 행태를 보면 안타깝다. 상대가 나와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법률닷컴에 게재됩니다.


태그:#정병국, #청년정치학교, #진보, #보수,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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