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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군인권센터에서 김숙경 군성폭력상담소장이 '공군15비 여군 하사 성폭력 사건 반박'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군인권센터 부설 군성폭력상담소는 2일 이 부대의 성폭력 사건을 폭로했다. 군성폭력상담소는 공군의 해명이 피해자가 거짓말을 하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며 반박 기자회견을 했다.

공군 제15특수임무비행단(공군15비)은 고(故) 이예람 중사가 마지막으로 근무한 부대다.
 3일 군인권센터에서 김숙경 군성폭력상담소장이 "공군15비 여군 하사 성폭력 사건 반박"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군인권센터 부설 군성폭력상담소는 2일 이 부대의 성폭력 사건을 폭로했다. 군성폭력상담소는 공군의 해명이 피해자가 거짓말을 하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며 반박 기자회견을 했다. 공군 제15특수임무비행단(공군15비)은 고(故) 이예람 중사가 마지막으로 근무한 부대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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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바쁘게 살아왔다. 극복도 해보려고 했다. 그러나 극복이 되지 않는다. 결국 죽고 싶어서가 아니라, 군이 죽으라고 등을 떠민다. 상담을 제대로 해주는 것도 아니고, 그냥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게 나아질 거라는데... 나는 지금 죽겠는데."

부대에서 성폭력과 2차 가해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이예람 중사의 마지막 근무지였던 공군제15특수임무비행단. 같은 부대에서 또 다른 여군 부사관이 성폭력과 2차 가해를 당한 사실이 공분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피해자가 지난 6월 30일 군 검찰에서 신문 이후 남겼다는 메모에는 고립감과 무력감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군인권센터 부설 군성폭력상담소(소장 김숙경)는 4일 보도자료에서 해당 메모 원문을 공개하며 "(피해자는) 같은 부대에서 근무했던 고 이예람 중사가 겪은 고통을 비슷하게 겪으며 공감한 내용을 적었다"면서 "무엇이 피해자들을 고통과 절망으로 몰아넣고 있는지 여실히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피해자 "나는 어찌되어도 상관 없는 걸까"

피해자는 해당 메모에서 피해 사실 고발 이후 부대에서 자신이 느끼고 있는 감정들을 기록했다. 그는 "휴가도 눈치를 봐야한다. 사무실에 가고 싶어도 출근을 하지 못한다. 대대장은 다 알면서도 후임만 걱정한다. 나는 어찌되어도 상관 없는 걸까"면서 "이 더러운 상황 속에서 벗어날 수가 없을 것만 같은 답답함이 날 옥죄여 온다"고 했다.

피해자는 엉뚱하게도 주거침입이라는 혐의로 피고인 신분에 처한 상태다. 피해자에 대한 성희롱과 강제추행 등으로 이미 지난 4월 구속된 A준위의 행위 때문에 벌어진 상황 때문이었다.

군성폭력상담소에 따르면, A준위는 지난 4월 3일 피해자에게 다른 하사가 코로나19에 확진된 사실을 알리며 "업무를 쉬려면 확진된 하사가 마시던 물을 마시는 게 빠르다"며 격리 숙소에 동행할 것을 요구했고, 피해자가 줄곧 거부했지만 결국 격리 숙소에 들어갔다.

이 자리에서 A준위는 피해자와 확진자인 또 다른 하사끼리 입맞춤할 것을 지시하거나, 확진자의 침을 피해자가 핥게 하고, 심지어 확진자 하사의 혀에 피해자가 손을 갖다 대라고 요구했다. 피해자는 결국 코로나19에 확진됐다. 와중에 당일 격리돼 있던 확진 하사가 A준위와 피해자를 주거침입으로 신고, 피의자 신분이 된 것이다.

피해자는 군 검사가 해당 사건의 피의자 신문 당시 자신에게 했던 말도 함께 메모에 남겼다. 성폭력 사실을 진술한 내용을 보고 검사가 "성피해자로 호소할 거면 제대로된 답변을 준비하라"고 했다면서 "금전적인 문제로 변호를 쓰지 못하는 게 지금 상황에선 (피해자에게) 안 좋다고 비아냥거리는 게 너무 화가 났다. 모든 조사를 울면서 했다"고 기록했다.

피해사실 공론화, 돌아온 건 가해자의 "합의 안 받으면..." 협박 메시지

군성폭력상담소는 "해당 군검사는 피해자의 성추행 사건 담당검사이기도 한데, 피해자가 가해자로 인해 어쩔 수 없이 후임 하사의 격리 숙소로 들어가 마찬가지로 인권침해를 당한 맥락을 이해하지 못할 리 없다"면서 "그럼에도 도리어 피해자에게 성추행 피해자임을 방패삼아 죄를 벗어보려는 것 아니냐고 비아냥댄 점은 충격적이다"라고 주장했다.

피해자를 대하는 군 검사의 수사 방식에 대한 비판은 국회에서도 나온 바 있다.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피해자 보호할 군 검사들이 공범 아니냐"며 "편향적인 압박 수사는 물론 2차 가해자와 분리 조치요구도 묵살 당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군 안팎으로 사법이 반쪽으로만 작동하고 있다"고 짚었다.

한편, 가해자인 A준위는 피해자에게 수차례 성폭력을 가한 사실을 인정한 상황이다.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안마'를 빌미로 발과 어깨를 만지기도 했다. 피해자에게 "남자친구와 헤어졌으면 좋겠다", "장난이라도 좋으니 사랑한다는 말을 듣고 싶다", "나랑 결혼을 못하니 대신 내 아들과 결혼해 며느리로서 보고 싶다"는 등의 성희롱 성 발언도 했다.

피해사실을 알린 뒤에는 2차 가해가 날아왔다. 해당 사실을 전달 받은 동료 원사는 가해자에게 피해자의 고발 예정 사실을 그대로 전달, 2차 가해에 기름을 부었다. 가해자는 이후 "합의를 안 받아들인다면 죽을 수밖에 없다", "내가 죽어 언론, 주위 사람 모두 알면 너도 힘들어질까봐 걱정 된다" 등 27회에 달하는 메시지를 피해자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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