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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탈북 선원 북송 사건에 대한 법적 고찰 및 재발 방지 방안 마련 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이를 듣는 국민의힘 의원들 모습.
 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탈북 선원 북송 사건에 대한 법적 고찰 및 재발 방지 방안 마련 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이를 듣는 국민의힘 의원들 모습.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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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가 서해공무원 피격사건에 이어 탈북어민 북송사건까지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지난 12일 통일부는 2019년 11월 발생한 '탈북어민 북송사건' 당시 판문점에서 해당 선원들 북송 장면 사진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이어 18일엔 당시 동영상까지 추가로 공개했다. 관련해 2019년 당시 김연철 통일부장관은 국회 현안보고에서 "나포한 선원 2명의 진술 결과와 북한 반응 등이 모두 일치해, 범죄 행위에 의심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들이 해군에게서 도주하며 NLL을 넘나든 나포 상황을 공개, 애초에 귀순의사가 없었다고도 밝혔다. 사건의 내용과 수사방법, 결론까지 명확했다. 문제는 당시 정부 발표에 대한 신뢰여부이다.

그런데 이번 정부는 전 정부를 믿지 않기로 작정한 듯하다. 모든 것을 의심하고 반박하고 있기 때문이다(관련 기사: 북송된 어민 '무고'하다는 국힘... "16명 살해? 일방적 주장" http://omn.kr/1zu06 ). 새 정부가 이렇게까지 이전 정부를 부정하는 것은 전례가 없어 보일 정도다. 

의심은 의심을 낳고 부정은 부정을 낳게 마련이다. 윤 정부는 매번, 매 사안에 정부의 모든 입장과 정보를 다 공개할 수 있는가? 특히 안보와 외교에 대한 부분은, 어떤 정부의 경우라도 민간에 전부를 공개하기 어려운 부분이 분명히 존재한다. 정권은 언젠가 교체되기 마련인데 너무 '오늘만 사는' 것은 아닌가.

윤석열 정부 지지율이 급격하게 떨어지니, 이전 정부에 대한 종북몰이를 통해 반전을 노린다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 대통령 발언은 연일 논란이 되고 정부 인사에 대한 국민의 불만도 높다. 국회는 원구성도 못하고 있으며 치솟는 물가와 경제 위기에 대해 대통령이 "고물가를 잡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고금리 정책을 쓰는 마당에 생긴 문제들이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어쩔 수 없다"고 할 만큼 심각한 상황이다. 해결하기 어려운 이슈가 산적하니 다른 이슈로 덮으려는 것인가.

특히 한국의 보수정부는 역사적으로 반공, 종북 이슈를 사용해 왔던 선례가 있지 않는가. 의심은 더욱 짙어질 수밖에 없다. 

매번 국면전환용으로 쓰여온 북한 딱지

박정희 대통령은 1972년 유신체제 성립 후 국민의 불만을 억누르기 위해 북한발 위기를 조작했다. 민청학련 사건과 인민혁명당 사건이 대표적이다. 북한 사주를 받아 국가전복을 노렸다는 이유로 사형까지 집행된 인혁당 사건은, 그러나 실은 조작된 것이었고 39년이 지난 2013년 전원 무죄를 선고받았다.

전두환 대통령은 신군부에 대한 반대를 억누르기 위해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을 조작했다. 1987년 11월, 13대 대선 보름 전 일어난 KAL기(대한항공 858편) 폭파 사건은, 대선 하루 전날 폭파범 김현희씨 압송장면을 대대적으로 중계해 노태우 대통령 당선을 돕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87년 민주화 이후, 고문을 통한 용공 조작사건은 사라지게 되었다. 또한 1980년대 말, 공산권국가의 붕괴와 남북 격차 확대로 더 이상 북한과 연계된 국가전복 음모는 위협도 되지 않으며 설득력도 없어져 버렸다. 노태우 정부부터 노무현 정부까지, 남북관계는 조금씩 나아졌으나 2008년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 이후 교류는 얼어붙어버렸다.

이 즈음부터인가 북한에 우호적인, 또는 단지 적대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종북' 딱지를 붙이며 정치 공세를 하는 일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예전같이 감옥에 가두지는 못해도, 휘발성과 폭발력이 있는 소재이기에 국면전환용으로 쓰이곤 했다. 일례로 2013년 11월, MB정부 당시 국정원 대선 및 정치개입 트윗글 120만개가 기소되자 국민 여론이 들끓었다. 당시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이 이를 규탄하는 시국미사를 진행했는데, 여기서 나온 박창신 원로신부의 NLL 발언이 이후 사제단을 '종북'으로 몰며 논점을 흐리게 만드는 데 이용됐다.

한국의 '종북몰이'가 다시 돌아온 데엔 배경이 있다. 사라졌다고 생각했던 북한과 공산국가 중국의 위협이 다시금 커진 탓이다. 그간 북한은 명실상부 핵보유국이 되었고, 대륙간 탄도미사일까지 갖추었다. 더구나 한국 바로 옆의 중국은 분명한 경제‧정치적 위협이 될 수 있다. 중국은 경제적으론 자본주의를 받아들였지만, 공산당 독재의 정치 체제를 유지하며 강력한 주민 통제력을 선보이고 있다. 

한국 보수의 역대 '북한' 활용법... 이번 정부는 어떤가
 
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탈북 선원 북송 사건에 대한 법적 고찰 및 재발 방지 방안 마련 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탈북 선원 북송 사건에 대한 법적 고찰 및 재발 방지 방안 마련 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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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보수는 특히, 중국과 북한에 대한 국민의 부정적 이미지를 정치에 이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이례적으로 북송 사진을 공개했을 때도 '안대', '결박' 등 자극적인 표현을 많이 사용했다(관련 기사: 3년전 북송 사진공개 이후, 참혹함 강조한 대통령실 http://omn.kr/1zslh ).

윤 정부의 종북몰이를 단순히 눈돌리기용으로 봐서는 안 된다. 국가 안보와 비전에 대한 큰 싸움의 연장으로 봐야 한다. 남북과 아시아의 평화를 만들 것인가, 아니면 북-중-러, 한-미-일의 분열과 대립을 다시 키울 것인가? 그러나 정권 교체 직후 일견 무리해보일 정도로 사안을 몰아붙이는 것을 보면, 보수 세력은 남북관계를 문 정부 이전으로 되돌리려 작심한 듯 보인다. 하지만 이 싸움은 그리 간단치 않을 것이다.

대한민국은 이제 경제·문화적으로 선진국이 되었다. 그간 한국 보수의 정체성은 경제성장과 '반공'이었으나, 이제는 진보의 복지국가·노동존중도 최소한 말로는 보수 포함 모든 정치세력이 동의하는 상식이 되었다. 우선순위와 진정성에서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남북이 분단된 상황만은 변하지 않았다. 여기에는 분명한 관점과 비전의 차이가 존재한다. 전통적으로 보수는 북한 정부에 적대적이었고, 민주·진보세력은 우호적이었다. 북한 정부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상황을 바꾸기 위해 관계개선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두 존재에게는 두 선택지가 있을 뿐이다.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공존할 방법을 추구할 것인가? 상대방을 무시하거나 없애버릴 것인가?

윤 정부의 대북정책은 뭔가 
 
지난 6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전군 주요지휘관회의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 모습.
 지난 6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전군 주요지휘관회의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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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정부의 대북 적대 발언들, 이전 정부의 남북관계를 파괴하는 듯한 행위는 국내정치를 위한 것이라 생각해왔다. 그럼에도 최근의 행태는 선을 넘은 것으로 보인다. 정말 북한과 전쟁이라도 하자는 것인가? 그게 아니라면, 국내정치를 위해 안보불안을 부추기고 국가를 위험에 빠뜨리는 짓은 그만 멈춰야 한다.

더구나 북한 정권의 갑작스런 붕괴는, 남북 모두에게 재앙적 결과가 될 수도 있다. 미중 갈등 속에서 북한의 지정학적 가치는 더 높아졌다. 북한은 독재 국가이긴 하나, 나름대로 자신들의 안보·이익을 챙겨오기도 했다. 이젠 깨어진 남북 신뢰를 어떻게 재건할 것인가 고민할 때다.

이를 위해선 여야 간 신뢰가 필수인데, 현재는 언론을 동원한 불필요한 난타전이 계속되고 있다. 만약 국민의힘과 윤 정부 말대로 북송 사건이 인권과 헌법정신을 어긴 중대범죄라고 생각한다면, 지금처럼 '말잔치'만 할 게 아니라 제대로 검증 뒤 발표할 일이다. 사전조사도 안 된 상태에서 지레짐작으로 언론플레이를 통해 싸움을 붙이는 행위는, 국론 분열만 낳을 뿐 아니라 그 의도가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일부 정치인들은 이런 논란이 자신들 지지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는지 몰라도, 국민들 다수는 분열과 논쟁이 아닌 품격 있는 정치를 원한다. 눈 앞의 현실을 보라. 민생이, 경제가 힘들다. 제발 정신 좀 차리시라. 

[관련 기사]
3년 지나 뒤집은 판단... 오류 무릅쓰고 문 정부 총공격  http://omn.kr/1zsuz
국정조사·특검 검토" 국민의힘 '탈북 어민 북송' 총공세  http://omn.kr/1zt6v
민주당, 탈북어민 송환 영상 공개에 "국민 감정 자극용" 일침 http://omn.kr/1zv73

덧붙이는 글 | 글쓴이 황순식씨는 현 정의당 경기도당위원장으로, 전 한반도평화특별위 위원장을 역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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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경기도당 위원장. 물리학자를 꿈꾸며 대학에 들어갔으나 철학과 학생운동에 빠져 진보정당 창당에 참여. 20대에 과천시의원 당선, 최연소 시의회 의장 역임 후 시장 도전. 이후 IT스타트업, 신재생에너지 기업 창업. 2020 총선 출마. 2021 정의당 대선후보 경선 참여, 2022 경기도지사 후보 출마. 늘 자의반 타의반 도전하는 삶을 살아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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