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맥이 콧구멍'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의 유래가 된 맹맥이는 귀제비를 일컫는다. 귀제비의 방언이 맹맥이다.
귀제비의 둥지는 제비와는 다르게 입구를 좁게 만들어 놓는다. 제비에 비해 좁게 만들어 놓은 둥지 입구를 보고 맹맥이 콧구멍이라는 말이 생겨난 것으로 보인다. 얼핏보면 입구가 콧구멍처럼 보이기도 했다.
지난 5일 충남 공주의 한 체육관에서 '콧구멍'을 수리하는 귀제비를 만났다. 새롭게 번식을 시작하기 위해 이전에 입구를 수리하고 있었다. 보통 새들은 1년에 2~3차례 번식을 시도한다. 인근에 있는 다른 둥지의 경우는 번식을 거의 마친 것으로 보면, 아마 2차 번식을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귀제비 한 쌍은 부지런히 진흙을 날아 입구를 수리하고 있었다. 진흙을 물고 와서 우선 둥지 안에 들어가고 둥지에서 머리만 내놓고 입구를 수리하는 모습이 매우 특이했다. 지금도 그렇게 크지 않은 입구였는데 추가로 더 좋게 입구를 만들고 있는 것이었다.
부지런한 귀제비를 위해 둥지 받침대를 설치해 놓은 모습은 흐뭇했다. 제비 둥지가 만들어지면 바닥에 똥이 쌓이기 때문에 싫어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둥지 받침대를 설치한 것이다. 해당 장소는 과거 둥지를 털어내는 방식으로 귀제비를 쫒아낸 경험이 있던 곳인데, 지난해 필자는 강력하게 둥지를 훼손하지 말라며 항의했다. 이에 응답한 관계자에 감사하다.
제비도 개체수가 급격히 줄고 있지만, 제비보다 귀제비는 더 보기가 힘들어졌다. 번식을 위해 애쓰는 귀제비 한 쌍에 참 감사했다. 둥지를 부지런히 만든 귀제비는 곧 번식을 시작할 것이다. 무사히 번식을 마치고 강남(양쯔강 이남)으로 이동하여 월동을 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