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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9월 1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 기자실에서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 이복현 부장검사가 이른바 '삼성 불법승계 의혹'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0년 9월 1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 기자실에서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 이복현 부장검사가 이른바 "삼성 불법승계 의혹"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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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최초다. 이번에 사상 첫 검찰 출신 수장이 탄생한 곳은 금융감독원이다.

이복현 전 부장검사는 7일 신임 금융감독원장에 내정됐다. 이 내정자는 박민식 국가보훈처장, 강수진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에 이어 사상 첫 검찰 출신 수장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특히 이 내정자가 금감원장에 오른 것은 검찰에서 나온 지 불과 2주 만의 일이다.

이재용 부회장을 법정에 세운 이복현 내정자

이복현 금감원장 내정자는 지난 2003년 검사생활을 시작했고 20년 동안 검사로 일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나 한동훈 법무부장관과 마찬가지로 '특수통 검사'로 이름을 알렸다.

이복현 내정자의 이름이 널리 알려진 것은 그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법정에 세운 일 때문이다.

그가 이끌었던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경제범죄형사부는 2020년 9월 삼성 경영권 불법 승계의혹 사건 수사를 마무리하면서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해 삼성그룹 핵심 관련자 11명을 재판에 넘겼다(이재용, 결국 기소... "치밀한 프로젝트-G 추진" 경영권 불법 승계 혐의 http://omn.kr/1orl4).

삼성이 조직적으로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부정거래행위 및 주가조작행위 등을 저질렀고, 이는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를 위한 일이었다는 게 검찰 수사팀의 판단이었다.

2020년 6월 검찰 수사심의위원회가 내린 '이재용 부회장 수사중단·불기소 권고'를 뒤집은 것이었는데, 이 때문에 이복현 내정자는 큰 주목을 받았다. 이 사건의 1심 재판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이 내정자는 검찰에서 나올 때까지 재판에 참여해 공소유지 업무를 이어갔다.

지난해 김오수 검찰총장이 검찰 공판부 강화를 추진해 수사검사의 직관(공소유지업무 참여)이 제한되자, 이복현 내정자는 검찰 내부게시판에 글을 올려 "총장께서 사안이 복잡한 사건에 관하여 수사를 한 검사가 공판에 관여하는 것이 '인권침해'라고 생각하시는 것인지"라며 김 총장을 비판한 바 있다.

이재용 부회장의 유죄 입증을 위해 직관도 마다않던 이복현 내정자(당시 서울북부지방검찰청 형사2부장검사)는 지난 4월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한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국면에서 검사 일을 그만두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검찰 내부 게시판에 쓴 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일국의 사법제도를 통째로 바꾸어놓을 만한 정책 시도에 대하여, 대통령제 국가의 수반인 대통령께서 입장이 없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관련 기사 : '이재용 기소' 이복현 검사 사직... 대통령·당선인에 입장 요구 http://omn.kr/1ybxt).

이 내정자는 5월 23일자 검찰 인사에서 의원면직됐고, 불과 보름 만에 금감원장 내정자로 영전했다.  

일각에서는 그가 이재용 부회장 유죄 입증이라는 검사로서의 책임을 완수하지 못했다는 비판이나, 그의 검수완박 비판이 영전하는 데 징검다리로 사용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이재용 부회장 1심 재판은 1년 9월째 거의 매주 열리고 있다. 재판부는 2023년 1월 13일 공판기일까지 일정을 잡아놓았다.

태그:#이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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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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