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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국가의 명령에 따랐을 뿐이더라는 울부짖는 석훈과 친구의 죽음을 무력하게 지켜봐야 했던 시민군 영태, 달콤한 신혼과 세상에 나오지도 못한 아이를 빼앗겨버린 숙희, 그리고 민중의 삶을 묵묵히 살아가며 청춘들의 아픔을 보듬는 민중의 어머니 윤임."

1980년 5월 광주 이야기다. 시위에 참여했던 대학생 영태는 계엄군의 잔인한 폭력에 친구를 잃고 그 자신도 장애를 갖게 되며, 그때의 충격으로 영태는 학교도 집으로도 돌아가진 못한 채 공사판을 전전하며 광주로부터 도망치듯 살아간다.

그렇게 9년이 지난 1989년, 영태는 공사장의 작업반장인 석훈을 만나고, 어딘가 어두운 얼굴로 사람들과 잘 섞이지 못한 채 겉도는 영태를 친동생처럼 챙기는 석훈에게 서서히 마음을 열어간다.

주류에서 비켜난 사람들의 살아가는 세상, 그리고 여기서도 들리는 광주학살의 진상규명의 함성소리, 공사장 근처 작은 식당 오늘도 분주하다. 습관처럼 테이블을 정리하는 표정을 잃어버린 숙희와 그런 그녀를 애잔하게 바라보는 윤임.

잊어야 살 수 있는데 잊을 수 없는 그 총소리와 핏빛 신음소리, 늘 악몽을 꾸는 숙희, 영태를 만나 상처를 보듬고 조금씩 웃는다. 그러나 "광주학살 진상규명하라"라는 대학생들 시위와 전두환‧노태우의 사형선고가 잊어야 살아갈 수 있었던 그날의 광주로, 그 학살의 길 위로 숙희, 영태, 석훈, 윤임을 조금씩 끌고 들어간다.

이들의 이야기가 영화 <쏴!쏴!쏴!쏴!탕>(감독 김재한, 제작 상남영화제작소)으로 만들어져 개봉한다. 이 영화는 경남 창원과 광주의 제작 지원으로 경남의 영화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망월동 묘역과 창원진해 경화동을 중심으로 촬영되었다.

망월묘역 첫 촬영 당시 광주항쟁 유가족들이 보조역으로 출연했다. 그 당시 청소년이었던 김덕형이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제작사는 "전직 대통령이자 내란죄로 사형선고를 받았던 전두환씨의 '선택적 치매'로 인한 기억력 부재와 골프를 치는 그 모습에 감독은 경악했다"며 "어느 한 순간도 학살당한 광주영령에 대한죄책함이 없는 한없이 당당한 그를 보면서 본 영화를 '전두환 헌정 영화'로 규정짓고 제작 준비를 했다"고 밝혔다.

또 제작사는 "그 시절 2~30대를 보낸 지금의 오육십대들을 위한 영화이기도 한다. 민중가요를 부르며 어깨를 걸며 최루탄 터지는 도로 한복판에 누워 '광주학살 책임자 규명'을 요구하던 그 청춘들을 위로하고 싶었다"고 했다.

이 영화는 백서빈, 김설희, 김범석, 윤가현이 출연하고, 46분 분량의 뮤지컬‧드라마다. 이 영화는 오는 17일 오후 7시 창원마산 시네아트 리좀에서 시사회를 열고, 18일 개봉한다.

영화는 서울 인디스페이스, 더숲 아트시네마, 부산 모퉁이극장, 목포 시네마라운지MM, 창원 시네아트 리좀, 경기도 하남미사WC, 인천 미림극장에서 상영된다. 

김재한 감독은 "영화는 발포책임자는 여전히 찾을 수 없지만 총구를 겨눴던 계엄군과 총탄에 쓰러졌던 광주시민들의 지울 수 없는 아픔은 지금도 현재 진행중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영화 <쏴!쏴!쏴!쏴!탕>.
 영화 <쏴!쏴!쏴!쏴!탕>.
ⓒ 상남영화제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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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5.18, #상남영화제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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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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