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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조가 핀 강에서 수상레저 활동을 하고 있다. 대구 달성군 구지읍 낙동강변에 마련된 낙동강레포츠벨리에서 녹조 핀 낙동강에서 카약을 타고 있다. 위험천만한 일이다. 2017년 7월의 모습. 지난해 이곳 바로 인근인 도동서원 앞 낙동강 물에서 982ppb의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 미국의 수상레저 활동 금지 준은 8ppb이다.
 녹조가 핀 강에서 수상레저 활동을 하고 있다. 대구 달성군 구지읍 낙동강변에 마련된 낙동강레포츠벨리에서 녹조 핀 낙동강에서 카약을 타고 있다. 위험천만한 일이다. 2017년 7월의 모습. 지난해 이곳 바로 인근인 도동서원 앞 낙동강 물에서 982ppb의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 미국의 수상레저 활동 금지 준은 8ppb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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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시가 상주보와 낙단보 수상레저센터에서 체험활동을 운영할 것이라 밝히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상주시는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5월 1일부터 상주보와 낙단보의 수상레저시설을 이용해서 수상레저 스포츠 체험교실을 운영하는 데 이어 상주보에서는 수상버스 시험 운행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 소식을 접한 환경단체들은 상주보나 낙단보엔 매년 여름이면 녹조가 창궐하고 녹조에는 청산가리 100배의 독성을 나타내는 마이크로시스틴이란 독성물질이 나온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지난 4일 대구경북지역 환경사회단체들로 구성된 낙동강대구경북네트워크는 상주시의 행보에 대해 우려하며 "위험한 도박을 벌이고 있다"란 내용을 담은 성명을 발표했다. 이 단체는 상주시민과 아이들 그리고 관광객들의 안전을 위해서 상주시가 이같은 수상레저 활동을 전면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낙동강대구경북네트워크는 성명을 통해 "이 사업(상주시 수상레저사업)은 너무 무모하고 위험한 사업이 아닐 수 없다"라며 "낙동강 하면 떠오르는 것이 녹조다. 그럴 정도로 낙동강 녹조 현상은 상하류를 가릴 것 없이 심각하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 녹조 현상은 강물이 녹색으로 변하는 것만으로 끝이 나지 않는다. 그 안에는 기본적으로 발암물질(국제암연구기관(IARC)의 규정)이고 청산가리 100배(일본의 녹조 전문가 다카하시 토루 교수의 증언)의 독성을 나타낸다는 맹독성물질 마이크로시스틴이 들어있다"라고 그 위험성을 전했다. 
 
낙동강에 핀 녹조. 녹조라떼란 말이 유행할 정도로 낙동강 녹조는 매년 여름 극심하다.
 낙동강에 핀 녹조. 녹조라떼란 말이 유행할 정도로 낙동강 녹조는 매년 여름 극심하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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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맹독성물질 마이크로시스틴은 우리 인체의 간, 폐, 신경 그리고 뇌에까지 심각한 영향을 끼치고, 최근에는 생식기에 이상을 일으킨다는 생식독성 문제까지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 위험한 물질이 낙동강에서 창궐하고 있는 것"이라며 "물환경정보시스템을 살펴보면, 마이크로시스틴을 생성하는 유해 남조류 마이크로시스티스의 개체수는 지난해 4월부터 11월까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특히 수상레저 활동을 집중적으로 하는 여름에 이 유해 남조류의 개체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 확인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독극물이 창궐하는 낙단보나 상주보에서 행해지는 수상레저 활동에 대해서 "수상레저 활동을 하다 보면 물이 피부에 닿는 것은 물론이고, 물에 빠져 물을 마실 수도 있다"라며 "최근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녹조가 에어로졸 형태로 퍼져나가고 있다는 충격적인 소식도 들려왔는데, 이에 따르면 여름에는 강가에 서 있는 자체만으로도 녹조 독에 노출될 수 있다는 소리다. 하물며 물에서 물놀이를 하는 경우라면 더 위험할 수밖에 없다"라고 우려했다. 
  
상주시가 낙단보에서 운영하고 있는 수상레저 스포츠 체험교실
 상주시가 낙단보에서 운영하고 있는 수상레저 스포츠 체험교실
ⓒ 상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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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조 피고 실지렁이 나오는 4급수 물에서 수상레저 활동을?

낙동강대구경북네트워크는 "수상레저 활동을 하는 것은 주로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일 텐데, 이들은 특히 녹조 독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라며 "우리 아이들의 안전을 누가 책임질 것인가? 물론 상주시가 이런 위험한 일을 자초했으니 당연히 상주시의 책임"이라고 질타했다.

이 단체는 또한 "게다가 지난주 대구환경운동연합은 상주보 선착장 강바닥 퇴적토에서 수질 최악의 지표종 실지렁이까지 발견했다. 실지렁이는 수질을 1~4등급으로 나누었을 때 환경부 지정 4급수 지표종이다"라며 "환경부 지침에 의하면 상주보가 4급수로 전락했다는 말이다. 4급수에서 수영을 하면 피부에 병이 생길 정도다. 이런 물에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밀어넣을 수 있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상주보에서 발견된 수질 최악등급 4급수 지표생물 실지렁이. 상주보가  4급수로 전락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상주보에서 발견된 수질 최악등급 4급수 지표생물 실지렁이. 상주보가 4급수로 전락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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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격! 4급수 지표생물 실지렁이 낙동강 경천대서 발견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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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상주시가 책임있는 지자체라면 상주시민 더 나아가 관광객들의 안전을 생각한다면 수상버스를 비롯한 모든 수상레저 활동을 지금이라도 전면 금지시켜야 한다"라며 "그것이 시민과 관광객 그리고 우리 아이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상주시다운 모습일 것이다"라고 레저스포츠 체험 교실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수상레저 활동의 문제에 이어 "올 3월에는 낙동강 물로 농사지은 농작물인 쌀과 배추, 무에서 녹조 독인 마이크로시틴이 검출된 것이 환경단체들에 의해서 폭로됐다. 상주시도 낙동강 물로 농사지은 농작물이 당연히 있을 것이니 이 문제에 전혀 자유로울 수 없다"라며 "우리가 마시는 물과 농사짓는 물 그리고 레저 활동을 하는 물 모두가 위험에 처한 것이다. 이를 어떻게 할 것인가?"라며 4대강 보가 만들어가는 낙동강의 수생태 환경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를 이어갔다.

그러면서 상주시를 향해 "상주시가 지금 당장 주장해야 할 일은 상주보의 수문을 열게 하는 일이다. 수문을 열어 강을 흐르게 하라고 주장해야 한다. 그래야만이 녹조 문제가 해결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상주보 일대에서 벌어지고 있는 수상레저 활동. 녹조 강물이 피부에 접촉할 수 있고, 물에 빠져 직접 물과 접촉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다.
 상주보 일대에서 벌어지고 있는 수상레저 활동. 녹조 강물이 피부에 접촉할 수 있고, 물에 빠져 직접 물과 접촉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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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주장이 비합리적으로 들리지 않는 이유는 낙동강의 녹조 문제가 그만큼 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의 주장대로 우선은 녹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선결 조건이다. 단체들은 "상주시의 결단을 촉구한다. 지금 당장 수상레저 활동을 중단하고 정부를 향해 상주보와 낙단보를 하루빨리 개방하라고 요구하라. 그것이 상주시의 책임있는 행정이다"라고 강조했다. 
 
상주시가 상주보에서 유료 시험 운행하고 있는 수상버스. 에어로졸 형태의 녹조 독이 사람과 접촉할 가능성이 높다.
 상주시가 상주보에서 유료 시험 운행하고 있는 수상버스. 에어로졸 형태의 녹조 독이 사람과 접촉할 가능성이 높다.
ⓒ 상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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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조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는 환경단체들의 주장대로 상주시는 상주보와 낙단보의 수상레저 활동을 전면 금지시키고, 녹조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녹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금강과 영산강의 사례가 증명해주듯이 낙동강을 흐르게 해주면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들의 주장대로 상주시는 앞으로 상주보와 낙단보 개방에 적극 나서야 한다. 그것이 책임있는 행정의 모습인 것이다. 상주시의 결단이 필요해 보인다.
 
상주보에서 벌어지고 있는 위험천만한 수상레저 활동. 녹조기 핀 강물에 접촉할 가능성이 높다.
 상주보에서 벌어지고 있는 위험천만한 수상레저 활동. 녹조기 핀 강물에 접촉할 가능성이 높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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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난 14년 동안 낙동강 현장을 다니면서 4대강사업으로 변화되어 가는 낙동강을 목격해왔습니다. 4대강사업은 낙동강을 녹조가 창궐하는 죽음의 강으로 만들어놓았습니다. 그로 인해 먹는 물과 이 물로 생산된 농산물 그리고 물놀이를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태그:#낙동강, #상주시, #상주보, #수상레저, #녹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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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깎이지 않아야 하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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