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15차 세계산림총회 개회식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2.5.2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15차 세계산림총회 개회식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2.5.2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문재인 대통령은 2일 "한국은 연대와 협력을 통해 산림 회복을 이루어낸 경험을 바탕으로 숲을 지키고 가꾸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단순한 재정지원을 넘어 개발도상국 국민들이 숲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특히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 기여할 방향 세 가지로 ▲개발도상국의 산림복원을 위한 재정에 기여하고 ▲개도국의 지속가능한 산림자원 활용을 돕고 ▲한국 내에서의 산림 확충에도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15차 세계산림총회 개회식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통해 "숲을 울창하게 지키고 가꾸는 것은 지구 생명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의무"라며 이같이 의지를 표명했다. 

44년만에 한국서 열린 세계산림총회... "숲의 위기는 인간의 위기"

이날 열린 세계산림총회는 산림 분야의 올림픽으로 불리는, 가장 크고 영향력 있는 대표적인 국제회의다.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 주관으로 6년마다 개최되며, 전 세계 산림 관계자들이 모여 기후변화, 생물다양성 감소, 사막화 등 산림·환경 문제를 공유하고 산림을 통한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다. 이번 총회는 아시아·태평양(아태)지역에선 1978년 인도네시아에서 개최된 후 무려 44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열리게 됐다.

우선 문 대통령은 기조연설에서 취동유(Qu Dongyu) 유엔식량농업기구 사무총장과 전 세계의 산림관계자들을 향해 "우리는 코로나를 겪으며 자연과의 공존이 얼마나 중요한지 절실하게 깨닫고 있다"는 말로 개막 축하와 환영 인사를 시작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숲의 위기는 곧 인간의 위기다. 살아있는 온실가스 흡수원이며 물을 보존하는 숲이 줄어들면서 기후 위기가 가속화되고, 자연재해가 급증하며, 야생동물과 인간 간의 접촉이 늘어나 코로나와 같은 신종 감염병 위험이 증가했다"면서 "숲에 의존해 살아가는 수억 명 인구의 생활기반 또한 흔들리고 있다"고 우려를 전했다. 

그러면서 "숲을 울창하게 지키고 가꾸는 것은 지구 생명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의무"라며 "다음 세대를 위해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 "지난해 11월, 141개국 정상들은 영국 글래스고에 모여 2030년까지 산림손실을 막고 숲을 되살리기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이제 구체적인 실천계획을 수립하고 함께 행동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문 대통령은 전 세계 산림관계들에게 익숙한 생활 습관부터 경제·사회 전반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함께 보조를 맞춰 나가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했으며, "숲과 인간이 상생하는 지속가능한 번영의 길로 함께 나아갈 수 있도록 선진국과 개도국이 서로 다른 여건을 이해하며 보다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부담을 나누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쟁으로 산림파괴 경험했던 한국... 중요성 깨달아"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 국민들은 식민 지배와 전쟁으로 인해 산림이 파괴되었던 아픔을 실제로 경험했다"면서 "황폐해진 국토를 바라보며 숲이 우리 삶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았고, 온 국민이 함께 100억 그루 이상의 나무를 심어 산과 들을 다시 푸르게 바꾸어 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로 "유엔식량농업기구로부터 '2차 세계대전 이후 산림녹화에 성공한 유일한 나라'라는 평가도 받게 되었다"고 언급했다. 

그런 후 이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 산림 보호를 위해 '숲을 지키고 가꾸기' 위한 우리의 노력 세 가지를 약속했다. 그 첫 번째로 "개도국의 산림복원을 위한 재정에 기여하겠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한국은 2030년까지 ODA(공적개발원조) 규모를 2배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며, 산림 분야 ODA도 이에 맞춰 확대해 나가겠다"면서 "지난해 '글로벌 산림 재원 서약'에 동참하며 약속했던 6천만 달러 공여도 차질없이 이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번째로는 "개도국의 지속가능한 산림자원 활용을 돕겠다"며 "한국은 베트남 맹그로브 숲 복원사업을 추진하면서 맹그로브 숲의 갯벌을 활용한 친환경 양식 기술을 함께 지원하고 있다"고 예로 들었다. 

이를 통해 "되살아난 나무들은 수상 생물들이 잘 자라날 수 있는 양분을 제공하고 현지 주민들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줄 것"이고, "주민들도 지속적인 소득 창출을 위해 산림보호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앞으로도 단순한 재정지원을 넘어 개도국 국민들이 숲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돕겠다"면서 "생태관광, 휴양림 조성, 혼농임업과 같이 다양한 협력사업 모델을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계획을 설명했다. 

세 번째로 "한국 내에서의 산림 확충에도 최선을 다하겠다"며 "한국은 2050 탄소중립을 위한 자연 기반 해법으로서 산림의 온실가스 흡수량을 2배가량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알렸다. 이어서 "유휴 토지에 나무를 심고 도시 숲을 가꾸며 산림 면적을 넓혀나갈 것"이라며 "특히 나무를 더 많이 심고 가꾸어 수확하는 산림 순환경영이 확대될 수 있도록 경제림 조성부터 인프라 확충까지 종합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민관 파트너십을 통한 산림 확충의 성공사례를 만들어 국제사회와 함께 나누도록 하겠다"면서 "이미 한국의 다양한 기업들이 ESG 경영에 나서며 숲 가꾸기와 산림 분야 기술개발에 참여하고 있고, 해외 산림 보존 사업에 참여하고자 하는 기업도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15차 세계산림총회 개회식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2022.5.2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15차 세계산림총회 개회식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2022.5.2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연설 마지막 부분에서 문 대통령은 경북 봉화에 있는 '종자 금고'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서울에서 약 200킬로미터 떨어진 경상북도 봉화에는 전 세계에 둘밖에 없는 종자 금고, 시드 볼트(Seed vault)가 있다. 자연재해, 핵폭발과 같은 지구 대재앙을 대비해 식물 유전자원을 보존하는 현대판 노아의 방주"라며 "종자 금고의 지하 저장고에는 6만 종의 야생식물 씨앗들만 담겨있는 것이 아니다. 미래 세대를 생각하고 지구를 사랑하는 우리 모두의 마음이 간직되어 있다"고 강조헀다. 

그러면서 "나무와 나무가 어우러져 푸른 숲을 이루듯 숲과 자연을 아끼는 마음이 하나로 모인다면 우리는 지속가능한 녹색 미래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인간이 자연과 공존하는 새로운 시대를 향해 마음과 지혜를 더해 행동의 속도를 높여 나아가자, 제15차 세계산림총회가 그 출발점이 될 것"이라면서 연설을 마쳤다. 

한편, 우리나라 산림청과 FAO 주관으로 열린 이번 제15차 세계산림총회는 이날 개막식을 시작으로 오는 6일까지 5일 동안 개최된다. 

이번 개막식에는 취동위(Qu Dongyu) FAO 사무총장, FAO 홍보대사인 바스마 빈트 알리(Basma Bint Ali) 요르단 공주, 세계산림환경대학생연합 회장 막달레나 요바노비치(Magdalena Jovanovic)가 참석했으며, 아미나 모하메드(Amina J. Mohammed) UN 사무부총장이 화상으로 안토니우 구테레쉬(Antonio Guterres) 유엔 사무총장의 축사를 대신 전달했다. 이들 외에도 각국 산림 관련 장·차관, 재외공관 대사 등을 포함해 산림 유관 기관, 일반인 등 약 2천여 명이 개회식에 참석했다. 

태그:#문재인, #세계산림총회, #기조연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용산 대통령실 마감하고, 서울을 떠나 세종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진실 너머 저편으로...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