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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길 4월 풍경
 산책길 4월 풍경
ⓒ 이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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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이 가고 있다. 햇살과 향긋한 봄바람과 새소리가 오늘 산책길 친구가 되어 준다. 이 찬란한 4월의 봄을 그냥 보내기가 아쉬워 매일 산책을 하며 4월의 봄을 보내고 있다. 4월의 시간은 빠르게 간다. 하룻밤을 지나고 바라본 풍경은 또 다른 모습으로 나를 놀라게 한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연둣빛 세상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나무마다 보송보송한 새잎이 올라와 연둣빛 환상의 세계를 보여준다. 4월을 잔인한 달이라고 누가 말을 한 것 같아 의아해서 인터넷에 들어가 찾아보았다. 영국의 시인이며 평론가인 엘리엇이 쓴 서사시 황무지에 나오는 시 구절에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한 것이 회자된 것이라 한다. 그러나 나는 그 말에 동의하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다. 4월의 아름다움을 퇴색시키는 것 같아서 그렇다. 

군산의 월명공원은 봄의 향연이 펼쳐지는 자연의 천국이다. 1년 4계가 아름답지 않을 때가 없다. 나는 그 중에서도 벚꽃이 필 때부터 지금인 4월을 제일 좋아한다. 멀리 여행을 가지 않아도 아쉬움이 없이 계절을 보낼 수 있어 여간 반가운 것이 아니다. 나이 든 우리에게는 일상을 살아가는 데 충분한 호사를 누리는 곳이다.

나태주 시를 음미하며 걷는다. "풀꽃-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풀 한 포기도, 돌 틈에 피어난 야생화 한송이도 모두가 귀하지 않은 생명이 없다. 무심코 걸으면 보이지 않는 것들도 자세히 보아야 보인다. 나는 산길을 걸을 때 온통 정신을 집중한다. 나무와 꽃과 이름 모를 풀까지도 바라보고 말을 걸며 걷는다. 
 
월명공원에서 만난 야생화
▲ 괴불 주머니 월명공원에서 만난 야생화
ⓒ 이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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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길, 관심을 가지고 보면 예쁜 야생화가 숲 속과 길 옆에서 말을 걸어온다. 일 년 중 가장 예쁜 모습을 나는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어 저장한다. 이름 모를 새소리조차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세상만사 다 잊어버리고 자연이 내어주는 풍경과 새소리에 마음을 빼앗기고 만다. 

세상이 아무리 요란해도 자연은 본연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아름다움을 선물한다. 일 년 중 가장 찬란한 4월의 봄, 그 봄에게 위로를 받으며 살아간다. 삶이 힘들어도 봄은 우리에게 기쁨이다. 4월의 봄이 가고 있다. 
 
4월의 시    
                  이해인 

꽃 무더기 세상을 엽니다
고개를 조금만 돌려도

세상은 오만가지 
색색의 고운 꽃들이
자기가 제일인양
활짝 들 피었습니다

정말 
아름다운 봄날입니다

새삼스레
두 눈으로 볼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고

고운 향기 느낄 수 있어 감격이며 
꽃들 가득한
4월의 길목에
살아 있음이 감동입니다

(중략)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기자의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태그:#4월의 봄,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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