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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권이 탄생하고 내각이 구성되면 항상 청문회로 시끄럽기 마련이다. 장관 내정자들은 청문회에서 크고 작은 논란이 있기 마련이었고, 이로 인해 자진 사퇴를 하기도, 낙마를 하기도, 혹은 정권에 부담을 주며 임명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번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사례도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듯합니다. 상황이 조금 바뀐 것을 제외하면 말이죠.

장관 내정자가 된 사람들 중에 큰 과실이 있었던 사람들이 많았기에, 어느 정도 작은 과실은 그냥 넘어가는 분위기였습니다. 특히 위장 전입 같은 경우에는 거의 범죄가 아닌 것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이 저질렀으며, 다운 계약서로 낙마한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죠. 장관 후보자가 되면서 큰 과실이 드러난 사람도 대부분 사퇴를 하면 덮어지는 분위기였습니다. 

그가 저지른 범죄 행위가 드러나거나 강한 의혹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문제 삼는 경우는 없었죠. 제가 기억하는 한 사퇴 후에도 계속적으로 조사를 하고 처벌을 한 경우는 조국 사태가 유일합니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대강당에서 최근 제기된 자녀 관련 의혹 등을 해명하고 있다. 2022.4.17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대강당에서 최근 제기된 자녀 관련 의혹 등을 해명하고 있다. 2022.4.17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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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영 장관 후보자의 '아빠 찬스' 논란에서 드러나는 의혹만 본다면, 조국 사태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아 보입니다. 물론 이 모든 논란이 사실이 아니어서 억울한 수도 있겠지만, 정황만 볼 때는 강력한 의심이 가는 것이 당연합니다. "부정의 팩트가 있어야 한다"고 윤 당선자는 말했지만, 탈탈 터는 조국 수사처럼 검찰이 할지도 의문입니다. 수사권을 가진 검찰이 제대로 수사를 안 하는 상태에서 팩트를 운운한다면 그것 또한 논란을 확산시킬 뿐입니다.

청문회를 볼 때마다 "부정을 저지르지 않는 능력자"가 이렇게 없나 하는 생각이 항상 듭니다. 이를 거꾸로 생각하면 부정을 저질러서 일반인과 다른 위치에 오른 사람이 많기 때문에 능력 있고 깨끗한 사람이 높은 위치에 오르지 못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큰 일을 하다 보면 그 정도 실수는 할 수 있지"가 아니고 "큰 힘에는 더 큰 책임"이 있다가 맞습니다.

요즘 공정을 외치는 사람들을 MZ세대라고 몰아가며 어른의 복잡한 사정을 모르는 아이들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사실 공정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며, 사회를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한 가치입니다. 

이번 정호영 후보자가 논란을 뚫고 인선이 되거나, 물러나는 것은 중요치 않아 보입니다. 중요한 것은 그 후입니다. 장관이 되거나 낙마를 한 후에도 치열한 검증을 거치지 않고 흐지부지 넘긴다면, 이 사회는 여전히 "부정을 저지르지 않는 능력자"를 찾아보기 힘든 사회일 것이며, 깨끗한 사람이 바보인 사회가 유지될 것입니다. 

태그:##청문회, ##정호영, ##아빠찬스, ##공정,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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