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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크라마토르스크 기차역 미사일 공격 피해를 보도하는 AP통신 갈무리.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크라마토르스크 기차역 미사일 공격 피해를 보도하는 AP통신 갈무리.
ⓒ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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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한 기차역이 미사일 공격을 받아 3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다.

우크라이나 정부와 국영철도회사 발표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오전 10시 30분께 도네츠크주 북부 도시 크라마토르스크 기차역에 미사일이 떨어져 현재까지 52명이 사망하고 300여 명이 다쳤다. 

부상자들을 치료하고 있는 기차역 인근 병원의 한 의료진은 "팔다리가 없고 목숨이 위태로운 환자가 많다"라며 위급한 상황을 전했다. 

파블로 키릴렌코 도네츠크 주지사는 "사망자에는 어린이 5명이 포함되어 있으며, 부상자 중 다수는 상태가 위독해 앞으로 사망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기차역에 있던 사람들 대다수는 러시아의 전면적인 돈바스 공격이 임박했다며 당장 이 지역을 떠나라는 정부의 긴급 대피 요청을 듣고 피란을 떠나려던 여성과 어린이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공격은 의도적으로 민간인을 겨냥한 것이며, 사람들이 이 지역을 떠나지 못하도록 만들려는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악에는 한계 없어... 러시아 처벌해야"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가 이날 공격에 대량살상무기인 '집속탄'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집속탄은 하나의 폭탄 안에 수백 개에 달하는 소형 폭탄들이 들어있어 많은 인명을 살상할 수 있는 무기다. 

인명 피해가 워낙 커서 지난 2008년 100여 개 나라가 집속탄 사용 금지에 동의했으나, 러시아는 참여하지 않았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군은 우리에게 맞설 힘과 용기가 없어 민간인을 공격하고 있다"라며 "그들이 저지르는 '악'에는 한계가 없으며, 이를 처벌하지 않으면 그들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한 당시 기차역 주변에는 우크라이나군이 없었다면서 러시아가 무차별적으로 민간인을 공격한다고 주장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도 "이번 공격은 고의적인 학살"이라며 "러시아는 당시 기차역이 피란을 떠나려는 민간인들로 가득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라고 밝혔다. 

러시아 "우크라의 자작극... 자국민을 '인간 방패' 삼아"

서방 국가들은 즉각 규탄에 나섰다. 이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 중이던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 대표는 "이 부당한 전쟁을 피하려는 민간인의 탈출로를 막고, 인간적 고통을 주려는 시도"라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에 "우크라이나 기차역 공격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려는 민간인을 공격한 것"라면서 "러시아가 저지른 또 다른 끔찍한 잔혹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가 조국을 지킬 수 있도록 안보 지원과 무기 수송을 계속할 것"이라며 "동맹과 함께 이번 공격을 조사하려는 노력을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기차역에 있던 사람들이 가진 무기는 유모차, 곰 인형, 여행 가방뿐이었다"라며 "크라마토르스크, 부차, 마리우폴, 하르키우에서 희생된 사람들을 기억하며 우크라이나에서 정의가 실현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라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이번 일이 우크라이나 정부가 벌인 '자작극'이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 정부가 주민들의 피란을 막고 자국군의 주둔지 방어를 위한 '인간 방패'로 삼고 있다"라고 반발했다.

또한 기차역 인근에서 발견된 '토치카-U(Tochka-U) 전술 단거리 탄도 미사일'은 러시아군이 사용하지 않는 것이며, 우크라이나군 미사일 부대가 발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AP, CNN 등 주요 서방 언론은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 내 친러 분리주의 세력이 과거 토치카-U 미사일을 사용한 적이 있다고 반박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이번 기차역 공격은 러시아의 소행"이라며 "그들은 이를 수행하기 위해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사용했다는 것이 우리의 평가"라고 밝혔다.

태그:#우크라이나,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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