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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북강북교육지원청이 지난 6일 이 지역 유치원에 보낸 '컨설팅 장학지원단 위원 위촉' 공문.
 서울 성북강북교육지원청이 지난 6일 이 지역 유치원에 보낸 "컨설팅 장학지원단 위원 위촉" 공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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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 산하 한 교육지원청이 상습 절도와 상습 무단 이석으로 지난해 중징계 처분된 유치원감을 '유치원 복무와 운영' 모범사례를 전파하는 장학위원으로 최근 임명한 것으로 밝혀졌다. "교육청이 학교물품을 절도한 행위로 중징계를 받은 원감에게 특혜를 준 것은 황당한 행정"이란 지적이 유치원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7일, 서울 성북강북교육지원청과 유치원 교사들에 따르면 이 교육지원청은 지난 6일 '유치원 컨설팅 장학지원단 위원'으로 A유치원의 B원감을 비롯해 29명을 임명했다. 이들 가운데엔 원감, 원장은 물론 교수들도 들어가 있다.

장학위원은 일정액의 돈을 받고 유치원을 방문해 유치원 교직원의 복무와 학교회계 운영 등에 대한 모범을 전파하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지도하는 직위다.

그런데 이번에 임명된 장학위원 가운데 B원감은 '유치원회계로 2년에 걸쳐 자신이 구입한 물품 36종 가운데 명화 등 10종을 횡령(절도)하고 26차례에 걸쳐 무단지각, 무단조퇴, 근무지 미복귀 행위를 벌인 사실'이 드러나 지난해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정직 1개월 처분을 받은 인물이다(관련기사 : [단독] 유치원 원감이 '물품 10종' 절도, 중징계 요구·수사의뢰 http://omn.kr/1sl19).
 
B원감이 훔쳐갔다가 유치원에 되돌려 놓은 명화.
 B원감이 훔쳐갔다가 유치원에 되돌려 놓은 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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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교육공무원 징계와 복무 관련 규정은 징계가 말소되지 않은 공무원에게는 포상 등의 혜택에서 제외토록 하고 있다. B원감이 받은 정직 1개월의 말소 시한은 7년이다.

전교조 유치원위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에 "모범을 전파하는 장학위원으로, 징계 처분서에 잉크가 마르지도 않은 B원감을 임명한 행태는 상상을 초월하는 서울 유치원 행정의 난맥상"이라면서 "서울시교육청은 '자기 사람 끌어주고 봐주기'식 행태가 의심되는 이번 성북강북교육지원청의 행위에 대해 엄중히 조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성북강북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우리 교육지원청이 원감들에게 장학위원 참여를 안내했고, 11명의 전임 원감 가운데 B원감을 비롯해 모든 원감이 참여 의사를 나타내 위원으로 위촉한 것"이라면서 "B원감이 징계를 받은 사실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지만 장학위원 임명 관련 규정에 '징계자 배제' 내용이 없어 임명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B원감은 올해 장학위원으로 2개의 사립유치원을 방문해 '행정지원, 교원지원, 저경력교사지원' 영역에 대한 지도와 조언을 맡는 것으로 계획된 상태다.

한편, 해당 교육지원청은 <오마이뉴스>의 1차 취재가 끝난 뒤 전화를 걸어와 "내부 회의를 가졌는데 B원감에 대한 장학위원 위촉은 현장 정서에 어긋나고 도의적으로도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했다"면서 "B원감에 대해서는 장학위원을 해촉할 것"이라고 밝혔다.  

태그:#절도 유치원감, #절도 장학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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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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