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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자료사진)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자료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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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인수위가) 정중하게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원일희 인수위 수석부대변인 "인수위는 상식이 지켜지지 않은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문재인 대통령·윤석열 당선인의 만찬 회동으로 조성됐던 정권이양기의 유화적 분위기가 고작 나흘 만에 사라졌다.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대표를 '임기말 알박기 인사'로 규정했던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1일 청와대의 사과 요구를 거부했다. 오히려 청와대 측이 인수위의 비판을 "감정적으로 해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인수위는 대우조선해양이 외형상 민간기업이긴 하지만 회생을 위해 막대한 세금이 투입됐고 향후에도 새 정부와 긴밀한 소통을 통해 정상화돼야 하는 사실상의 공기업이라면서, 문재인 대통령 동생과 대학동창인 박두선 대표를 선출한 것은 현 정부의 '임기말 알박기 인사'라고 주장했다(관련 기사 : 인수위 "문 대통령 동생 동창이 대우조선해양 대표? 감사원 조사요청" http://omn.kr/1y3c2).

그러나 청와대는 "대우조선해양 사장 자리에 인수위가 눈독을 들이고 있었다는 사실이 놀랍다"면서 강한 불쾌감을 표했다. 정부가 관여하지 않는 민간기업의 인사에 문제를 제기한 배경엔, 인수위 측의 '자기 사람 챙기기'가 깔려 있는 것 아니냐는 질타였다.

특히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1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한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는 민간기업 인사에 전혀 관여한 바가 없는데 마치 (정부가) 관여한 것처럼 전제해 의심하고, '몰염치'라는 극단적인 언어를 써서 사실 모욕적인 브리핑을 (인수위에서) 한 것"이라며 "저는 (인수위가) 정중하게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상화 위해 새 정부 노력 집중될 텐데 경영진 재편 필요"
  
원일희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수석부대변인이 1일 오후 서울 통의동 인수위 브리핑룸에서 현안브리핑을 하고 있다.
 원일희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수석부대변인이 1일 오후 서울 통의동 인수위 브리핑룸에서 현안브리핑을 하고 있다.
ⓒ 인수위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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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수석이 지목한 인수위 브리핑, "(박두선 대표 선출은) 사실상 임명권자가 따로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자초한 비상식적이고 몰염치한 처사" 발언의 당사자인 원일희 인수위 수석부대변인은 1일 브리핑 때도 인수위의 비판이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원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사무실에서 한 현안 브리핑에서 "청와대 측 입장은 들었지만 인수위는 상식이 지켜지지 않은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면서 "청와대 측에서 (인수위의 비판을) 감정적으로 해석하신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국민 세금이 천문학적으로 들어간 부실 공기업 문제는 새 정부가 국민과 함께 해결해야 할 큰 부담이자 책무"라며 "특정 자리에 대한 인사권 다툼으로 문제의 본질이 호도되거나 변질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인수위가 쳐다보는 것은 자리가 아닌 국민"이라며 "특정 자리에 대한 인사권 다툼으로 문제의 본질이 호도되거나 변질돼선 안 된다는 점 다시 한번 밝힌다"고도 강조했다.

즉, 인수위가 대우조선해양 사장 자리를 탐내서 문제를 제기한 게 아니라고 강변한 셈. 그러나 그는 대우조선해양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선 경영진 재편이 필요하단 주장도 함께 폈다.

원 수석부대변인은 "인수위가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업무보고를 받은 것도 아니고 구체적 방안을 논의한 것도 아니다"라면서 "(대우조선해양이) 경영 정상화가 되고 부실을 털어내야 하고 경남과 거제 일대의 사랑받는 기업으로 탈바꿈되도록 새 정부의 모든 노력이 집중될 것인데, 이를 위해 경영진 재편이란 상식이 지켜져야 한다는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고 밝혔다.

민간기업인 대우조선해양이 감사원 감사 대상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 형편이지만, 앞서 밝힌 감사원 감사 요청 방침도 그대로 유지했다. 원 수석부대변인은 "(박두선 대표 선출 문제가) 감사 대상이 되는지 감사원에서 면밀히 검토해주십사 요청할 계획"이라며 "감사원에서 알아서 판단해주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를 통해 대우조선해양 대주주인 산업은행에 책임을 물을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관련 질문에 "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 격인 산업은행은 국책은행이라 금융위가 관리감독기구"라며 "금융위가 두 차례에 걸쳐 유관기관에 대한 인사를 중단해달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인수위 업무보고에서 밝힌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청와대가 적반하장식 반응 보인 것"... "대통령 모욕주기 사과해야"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가 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가 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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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문제를 둘러싼 문재인 청와대와 윤석열 인수위의 갈등은 국회로도 확산 중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하필 문재인 대통령의 동생의 (대학) 동기를, 하필 친정권 인사가 회장으로 있는 산업은행이 영향력을 행사해 (대우조선해양의) 사장에 앉혔다니 그 일련의 과정을 도무지 우연으로 보기 힘들다"면서 인수위에 힘을 실었다.

특히 청와대를 겨냥해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국민들에게 사과해도 모자랄 판에, '인수위가 눈독을 들이고 있었다는 사실이 놀랍다'며 적반하장식 반응을 보였다"면서 "당선인과의 회동에서 새 정부 출범에 적극 협조할 것을 약속해 놓고 뒤에서는 인수위를 공개적으로 모욕 주는 행태를 보이는 청와대에 강한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인수위와 국민의힘은 현직 대통령에 대한 전례 없는 모욕주기에 대해 정중히 사과하라"고 맞받았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대우조선해양 대표의 인사에 청와대가 관여한 바가 없음을 분명히 했음에도, 인수위와 국민의힘은 현직 대통령에 대한 음해를 계속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촉구했다.

특히 그는 "대통령 동생과 특정 대학교의 동기이기 때문에 청와대의 알박기 인사라는 지적은 참으로 허술하고 억지스럽다"며 "근거도 없이 사돈의 팔촌 따지는 식으로 대통령을 결부시키는 것이 '상식이 지켜지는 것'입니까?"라고 지적했다.

또 "인수위의 알박기 운운하는 주장은 인수위가 집권 후 인사문제에만 온통 관심이 집중되어 있다는 방증으로 보일 뿐"이라며 "인수위가 정작 할 일은 안 하고 집권 후 '낙하산' 자리를 찾는데 혈안이 된 듯 한 모습에 국민은 개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태그:#대우조선해양, #윤석열 당선인, #문재인 대통령, #국민의힘, #산업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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