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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문신사중앙회와 타투유니온이 31일 헌재 결정 후 헌재 앞에서 '참담함을 금할 길 없다'며 입장 발표 회견을 진행했다.
 대한문신사중앙회와 타투유니온이 31일 헌재 결정 후 헌재 앞에서 "참담함을 금할 길 없다"며 입장 발표 회견을 진행했다.
ⓒ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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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담함을 금할 길이 없다."

임보란 대한문신사중앙회 이사장은 31일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 처벌 조항' 관련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들은 뒤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만난 기자들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이 자리에서 임씨는 "시대가 바뀌어 우리나라는 선진국이 됐지만 법관들은 여전히 당신들 판단으로 이 세상이 통제돼야 한다고 믿는 것 같다"면서 "차라리 부당하고 잘못된 법 적용에 대해 싸우다 죽을 것"이라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함께 기자들 앞에 선 여러 문신사들(타투이스트들)도 같이 울었다.

이날 헌법재판소는 "의사 면허를 취득하지 않은 비의료인이 문신 시술을 하면 처벌하도록 한 법 조항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의료인이 아닌 사람이 문신 시술을 할 수 있도록 자격제도 등을 도입할지는 (헌재가 아닌) 입법부가 결정할 사항"이라며 거리를 뒀다. 앞서 2106년에도 헌법재판소는 같은 법안에 대해 찬성7, 반대2 의견으로 합헌 판단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대한문신사중앙회와 타투유니온 등 관련 단체들은 2016년 헌재의 결정 이후에도 문신을 의료행위로 규정한 의료법 27조 1항 등이 위헌이라며 수차례 헌법소원을 냈다. 

의료법 27조 1항은 의사 면허가 없는 비의료인은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무기 또는 2년 이상의 징역형과 100만 원 이상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도 함께 선고될 수 있다.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역시 의사가 아닌 사람이 의료행위를 하는 경우 처벌하도록 한다.

2016년 비교 5대4로 변화...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다만 이날 헌재의 판단은 지난 2016년에 비해 반대 의견을 내는 재판관 수가 2명 더 늘어나는 등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의 미세한 변화가 감지됐다.  

반대(위헌) 의견을 낸 이석태·이영진·김기영·이미선 재판관은 "문신 시술은 치료를 목적으로 한 행위가 아닌 만큼, 다른 무면허 의료행위와는 구분돼야 한다"며 "위생적인 시술 환경, 도구 위생관리, 염료 규제 등을 통해서도 문신 시술의 안전성을 보장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문신 시술은 안전성뿐 아니라 창의적이거나 아름다운 표현력도 필요하다"면서 "오로지 안전성만을 강조해 의료인에게만 문신 시술을 허용한다면, 증가하는 수요를 제대로 충족하지 못해 오히려 불법적이고 위험한 시술을 조장할 우려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대한문신사중앙회와 타투유니온이 31일 헌재 결정 후 헌재 앞에서 '참담함을 금할 길 없다'며 입장 발표 회견을 진행했다. 타투유니온 지회장 김도윤씨.
 대한문신사중앙회와 타투유니온이 31일 헌재 결정 후 헌재 앞에서 "참담함을 금할 길 없다"며 입장 발표 회견을 진행했다. 타투유니온 지회장 김도윤씨.
ⓒ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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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타투유니온지회 지회장이자 세계적인 타투이스트로 평가받는 김도윤씨는 "5대 4든 6대 3이든 최종 결론은 달라지는 것이 없기 때문에 한두 사람이 더 손을 들었다고 해서 헌법재판관들이 가지고 있는 식견이 발전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사법부는 여전히 1992년에 머물러 있는 상태"라고 불편한 심경을 감추지 않았다. 

그럴 것이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만 유일하게 의료인이 아닌 이가 타투를 하면 불법으로 취급받고 있다. 이로 인해 미대생들이 자신의 재능을 살려 타투이스트의 길을 걷고자 하면 바로 범법죄가 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 2019년 여름 세계적인 영화배우 브래드 피트의 요청으로 미국으로 건너가 그의 몸에 타투를 새긴 김도윤씨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해 12월 서울북부지법은 김씨에 대해 의료법 위반 혐의로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2019년 12월 서울 종로구에 있는 자신의 작업실에서 연예인에게 타투 시술을 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놓치지 말아야 할 사실은 지난 2015년 12월, 박근혜 정권 당시 고용노동부는 창조경제 실현 및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한 '신직업 추진 현황 및 육성계획'에서 타투이스트를 정부가 육성 및 지원할 '신직업' 중 하나로 선정한 바 있다는 점이다. 이후로 전 세계적인 타투이스트들이 꾸준히 나타났지만 '비료인의 타투시술은 불법'이라는 낙인은 지워지지 않았다.

현재 국회에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관련 법안을 발의해놓은 상태다. 하지만 관련법 모두 국회 소관부처인 보건복지위원회에 상정되거나 회부됐을 뿐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주된 이유는 의료계의 반대 때문이다. 의료계는 문신시술이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 위생과도 연관돼 있는 만큼, 비의료인에 의한 문신시술이 합법화될 경우 부작용이나 감염, 응급상황 등이 우려된다는 이유를 대고 있다. 

한편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16일 비의료인 문신시술자를 처벌하도록 한 법제도를 개선하라며 국회에 입법 노력을 촉구한 바 있다. 대한문신사중앙회는 오는 5월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관련법 마련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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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팀 취재기자. 오늘도 애국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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