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은행 지점장 출신인 ㄱ(창원)씨가 최근 자녀를 사칭한 메신저 피싱' 피해 사례를 공개했다.
 은행 지점장 출신인 ㄱ(창원)씨가 최근 자녀를 사칭한 메신저 피싱" 피해 사례를 공개했다.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은행 지점장 출신인 ㄱ(70, 경남 창원)씨는 지난 26일 저녁 모르는 번호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아빠 저 통화하다 폰 떨어뜨렸는데 통화가 안 되니깐 문자 보시면 여기로 문자 줘요."

업무를 보다가 메시지를 확인한 ㄱ씨는 아들과 문자로 대화를 시작했다. 평소에도 아들과 자주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아 왔던 탓에 전화를 걸어 '메신저 피싱' 여부를 확인할 생각은 못 했다.

'아들'이라고 밝힌 상대는 문자 메시지로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달라고 부탁했다. '원격앱'이었다. 상대는 이 앱으로 ㄱ씨에게 '휴대전화기 관련 보험금을 수령해야 한다'면서 주민등록번호, 은행 계좌번호와 비밀번호 등을 물었다.

ㄱ씨는 아무런 의심 없이 보안이 필요한 개인 정보를 모두 전달했다. 이후 상대는 "아빠 보험처리 이제 다 했어요. 5일 안에 보험금 지불한다네요"라며 그를 안심시켰다. 

마지막으로 "메시지가 많아서 핸드폰 속도 엄청 느려 다 삭제해줬어"라는 말까지 했다. ㄱ씨의 휴대전화에 남겨져 있는 메시지를 '원격'으로 상대가 다 지워버린 것이다.

ㄱ씨는 자신의 은행 계좌에 있던 돈 1200여만 원이 빠져나간 사실을 다음 날인 27일에야 알았다. 그제야 그는 '메신저 피싱'을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은행 지점장 출신인 ㄱ(창원)씨가 최근 자녀를 사칭한 메신저 피싱' 피해 사례를 공개했다.
 은행 지점장 출신인 ㄱ(창원)씨가 최근 자녀를 사칭한 메신저 피싱" 피해 사례를 공개했다.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정보 빼내 똑같은 수법 사기... "각별한 주의 당부"

오마이뉴스 취재에 따르면, 메신저 피싱 범인이었던 상대는 이밖에도 ㄱ씨의 휴대전화기에 저장돼 있던 정보(전화번호)를 모두 빼갔다. 그런 뒤 ㄱ씨의 휴대전화기에 저장돼 있던 사람들 가운데 일부에게 같은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ㄱ씨는 "조카가 같은 문자메시지"를 받았다고 했다.

이후 그는 자신의 은행계좌의 거래가 일시 정지되는 피해를 입었고, 휴대전화기도 새로 사야 했다.

ㄱ씨는 28일 마산동부경찰서에 사기 피해를 신고했다. 그는 "보이스 피싱이며 메신저 피싱이라고 해서 설마설마했다. 은행 지점장 출신인데도 당했다"며 "주변에 이런 문자메시지를 받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고 하는데, 각별한 주의를 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마산동부경찰서는 ㄱ씨로부터 피해 내역 자료를 제출 받는 대로 수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마산동부경찰서 사이버범죄수사팀 관계자는 "메신저 피싱 피해 신고가 많다. 대개 나이 드신 분들을 상대로 자녀를 사칭해 '휴대전화기가 고장이 나 연락이 안 된다, 보험금 신청을 해야 하니까 개인정보를 알려달라'고 하는 수법이다"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범인들은) 원격앱을 설치하도록 해서 돈을 빼간다. 은행 계좌에서 '대포 계좌'로 넘어갔다가 현금 인출돼 환전을 통해 세탁되는 과정을 거친다. 해외에 범죄조직이 있는 형태다"라며 "피해를 당하지 않으려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고, 의심되면 곧바로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태그:#메신저 피싱, #전화금융사기, #마산동부경찰서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