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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제20대 대통령선거 개표현황. 마포구 유권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지난 19대 대선(11만7336표)을 뛰어넘는 11만7916표(46.50%)를 몰아줬지만, 승자는 이보다 많은 12만4327표(49.03%)를 얻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였다.
 2022년 제20대 대통령선거 개표현황. 마포구 유권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지난 19대 대선(11만7336표)을 뛰어넘는 11만7916표(46.50%)를 몰아줬지만, 승자는 이보다 많은 12만4327표(49.03%)를 얻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였다.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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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억원대였던 아파트값은 13억원대로 2배 이상 급격하게 치솟았고, 박근혜가 아닌 문재인을 택했던 표심은 이재명이 아닌 윤석열로 향했다. 지난 10년 사이 서울 마포구와 양천구에서 벌어진 일이다. 

<오마이뉴스>는 집값 상승에 따른 투표 성향 변화를 확인하기 위해 2012~2022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통계자료와 KB국민은행의 아파트 매매평균가(아파트, 아파트분양권, 아파트재건축) 데이터를 분석했다. 

마포·양천 지역구의 2012년 18대 대선, 2017년 19대 대선, 2020년 21대 국회의원 선거와 2022년 20대 대선에서의 투표성향 추이, 공인중개사들의 실제 매매 데이터를 기준으로 산출하는 KB부동산 시세 추이를 살펴봤다. 

18대 대선에서 마포구는 문재인 당시(아래부터 생략) 민주통합당 후보에 55.34%(후보자별 득표수 합계 중 해당 후보 투표수 비율)라는 압도적 지지를 보냈다. 득표수는 13만3849표에 달했다. 반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44.20%(10만6921표)에 그쳤다. 양천구에서도 문 후보는 51.92%(15만4539표)로 절반이 넘는 지지를 받았고, 박 후보는 47.69%(14만1933표)에 머물렀다. 

문재인에 쏠렸던 마포·양천 표심, 5년 후 뒤바뀌어  

5년 뒤인 지난 2017년 19대 대선에서는 이런 경향이 더욱 극명하게 드러났다. 마포구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45.79%(11만7336표)를 몰아줬다. 보수 진영으로 분류됐던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각각 4만6000여표, 1만9000여표를 얻는 데 그쳤다. 두 후보의 득표율을 합하더라도 25.60%로, 문 후보의 절반 수준이었다. 양천구 역시 문 후보에는 43.18%(13만3853표), 홍 후보와 유 후보에는 27.03%(8만3801표)를 줬다. 

3년 이후인 지난 2020년 치러진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진보 진영을 향한 마포·양천 지역의 표심은 그대로 이어졌다. 마포갑은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55.99%를 투표한 반면, 강승규 미래통합당 후보에는 42.95%를 줬고, 마포을의 경우에도 정청래(민주) 53.75%, 김성동(미래) 36.78%를 기록했다. 
 
서울 마포구 아파트 매매평균가(아파트, 아파트분양권, 아파트재건축) 추이. 2012년 1월 5억1238만원(실거래건수 412건)에서 올해 1월 13억4301만원(121건)으로 급상승했다.
 서울 마포구 아파트 매매평균가(아파트, 아파트분양권, 아파트재건축) 추이. 2012년 1월 5억1238만원(실거래건수 412건)에서 올해 1월 13억4301만원(121건)으로 급상승했다.
ⓒ KB국민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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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양천갑에서도 황희(민주) 후보는 51.85%를 득표했지만, 송한섭(미래) 후보는 44.96%에 머물렀다. 양천을 역시 이용선(민주) 후보는 57.53%, 손영택(미래) 후보는 41.28%를 득표하면서 같은 양상이 나타났다.

투표 성향은 비슷하게 유지됐지만, 마포·양천 지역의 집값은 서서히 올라갔다. 마포구 아파트 매매평균가는 2012년 1월 기준 5억1238만원(실거래건수 412건)에서 2020년 1월 9억9949만원(1309건)으로 8년 새 2배 가까이 뛰었다. 양천구의 경우에도 같은 기간 5억9995만원(583건)에서 10억996만원(1496건)으로 4억1001만원 상승했다. 

8년 동안 4억 오른 아파트, 2년 만에 3억 넘게 또 올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선대위 해단식에서 이준석 당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영세 선대본부장, 윤 당선인, 이준석 당대표, 김기현 원내대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선대위 해단식에서 이준석 당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영세 선대본부장, 윤 당선인, 이준석 당대표, 김기현 원내대표.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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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고했던 진보 지지세는 올해 20대 대선을 기점으로 맥없이 무너졌다. 마포구 유권자는 지난 19대 대선(11만7336표)을 뛰어넘는 11만7916표(46.50%)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몰아줬지만, 그보다 많은 12만4327표(49.03%)를 얻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이 지역 승자였다. 양천구의 경우에도 이 후보는 13만8586표(46.39%)를 얻었고, 윤 후보는 14만9780표(50.13%)를 득표했다. 

그동안 이 지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주요한 변화 중에 하나가 집값 폭등이다. 마포구 아파트 매매평균가는 2020년 1월 9억9949만원(1309건)에서 올해 1월 13억4301만원(121건)으로 급상승했고, 양천구도 같은 기간 10억996만원(1496건)에서 13억5712만원(161건)으로 크게 올랐다. 

지난 2012년부터 2020년까지 8년 동안 4억원가량 상승한 아파트값이 올해까지 단 2년 만에 약 3억4000만원이나 오른 것이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복합적인 요인이 있겠지만, 부동산 문제가 (표심 변화에) 영향을 미친 것은 맞다"며 "우선 세입자 비율이 (자가 소유자 비율보다) 더 높고, 자가 소유자에게도 세금 인상 등이 스트레스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집값이 올라 (해당 지역) 사람들이 보수 성향으로 바뀌었다기보다는, 경제적 스트레스가 많아지면서 현 정부를 심판하겠다는 심리가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2022년 대통령 선거 개표 결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서울지역 구별 득표율을 공동주택 공시지가가 높을수록 높게 나타났다. x축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구별 득표율이며, y축은 서울지역 구별 공동주택 공시지가(2016~2021) 증감률이다. 
 

태그:#대선, #집값, #부동산, #아파트, #윤석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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